작은 생각이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다
어제는 이전 부서에서 함께 근무했던 후배와 식사를 했다. 같이 근무할 땐 마음도 잘 통하고 친하게 지났는데 부서가 달라지니 얼굴 보기 힘들었다.
자주 갔던 중국집에서 음식을 시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후배는 지금 승진의 중요한 시기인데 요즘 적체가 심각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나도 그 시기를 다 지나와서 그런지 공감이 많이 되었다.
승진이 뭐라고. 해야 할 땐 마음도 조급하고 힘든데 막상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린다. 그 마음을 공감하며 내가 아는 한에서 도움 되는 말을 해주었다.
물론 나 역시 자유로울 순 없다. 그런데 마음이 자꾸 흐릿해지는지 모르겠다. 그저 다 귀찮고 어디 1년쯤 쉬었으면 좋겠다. 미련하게 여태껏 휴직 한번 하지 않았다. 그땐 그게 성실한 거라 믿었다.
마침 후배가 육아휴직을 두고 아내와 조율 중이라고 했다. 요즘 건강도 좋지 못한 후배의 모습에 뜻대로 되길 바란다 말했다. 그건 마치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쉬고 싶다.'
나에게 그런 기회가 올까 떠올려 보았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생활비, 아이들 학원비, 대출이자 등등 언젠가 자유롭겠지 하지만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의문인 것들이 발목을 잡았다.
그래보았자 10년이다. 이젠 현재보단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그 생각은 머리를 더 아프게 만든다. 퇴직 후 다른 무언가를 꿈꾸지만 그 또한 물음표 가득이다.
나룻배를 타고 흘러가는 물 위에 흘러가고 있다. 그러다 '철썩'하고 커다란 물결이 바닥을 치고 흔들리면 그제야 방향이 맞는지 앞을 내다본다.
불 꺼진 사무실에 전원 스위치를 누르며 자장면이 나룻배까지 이어진 상황이 어이없어 피식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