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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영 Feb 03. 2024

31. 슬퍼할 때 슬퍼하라

애도는 각자만의 시간이 걸린다

“애도는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경험하는 것이다”

                    <사별을 경험한 아동, 청소년 상담하기 中, 브랜다 멜런>   

  

슬픔은 질병이 아니며 애도(Mourning)에 정해진 과정은 없다. 사람은 저마다 나름의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다. 30분 울어야 할 일은 그만큼 울어야 눈물이 그치는 법이다. 20분 울었다고 눈물이 그쳐질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자기의 ‘회복탄력성’에 맡기면 된다. 회복의 핵심은 외부에 있지 않고 자기신뢰에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내담자가 충분히 슬퍼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애도상담을 하는 것은 오히려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어 가히 폭력에 가깝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슬퍼할 때 슬퍼할만큼 슬퍼하라”말이 맞다.      


“그렇다면 ‘애도상담’은 어떻게 하면 될까? ”

“노래를 따라하듯이 공감하라. 그냥 밥먹고, 울고, 얘기하라.”     


Kubler-Ross(1960)의 애도의 이론을 기억하는가? 부인, 성냄, 죄책감, 우울, 고통, 수용에 다다르게 된다는 결론이다. 작년 미국 ADEC에서 Kubler-Ross의 애도이론에 죽음의 ‘두려움’를 다루지 않았다, 애도가 반드시 단계를 거쳐서 회복되지는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비판을 하는 경향이 농후했다고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마치 예측하지 못하는 쓰나미처럼 마구마구 밀려오는 슬픔이 어찌 세련되게 단계단계별로 온단 말인가!      


비탄(grief)이란 어떤 감정일까? 상실이나 사별에 대한 반응으로 슬픔, 분노, 죄의식, 혼단 등의 감정으로 슬프게 탄식하는 것을 말한다. 


Worden(1991)은 죽음을 직면하고, 애도작업을 하고, 적응하면 새로운 관계를 재정립할 것을 애도과업으로 말한다.


Bowlby는 애착분리로 상실을 설명한다. 정신적 충격, 그리움, 분노, 혼란, 절망, 회복, 고통지속화 된다고 말한다. 


Neimeyer(2006)는 상실을 통해 새로운 의미구조를 견고함으로 성장을 꾀할 수 있다는 상실에 대한 의미재구성 모델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밖에도 수많은 상실이론들이 있다. 그만큼 슬픔을 혼자 견디기 어렵다는 반증이다. 자존감이 낮고, 평상시 스트레스를 잘 대처하지 못하고 의존성이 높고, 강한척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일수록 슬픔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 특히 어릴 때 부모를 잃은 경험을 한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그 어떤 애도보다도 함께 해주는 한 존재가 그들에게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그냥 손을 잡아주고 함께 울어주는 것 말이다. 

울다가 또 웃다가 서서히 일상으로 적응해나가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애도상담 역시 무조건적 수용, 공감, 경청, 비밀보장 등의 기법은 다른 여느 상담과 다른 점이 없다. 

아무리 내담자의 필요에 의해 상담자가 돕는다고 하지만 어차피 우리 모두는 아프고 슬프고 어려운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순례자가 아닐까 싶다. 비가 오면 함께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고, 햇볕이 비추면 함께 광합성을 할 뿐이다. 그리고 도움되지 않는 말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인간에게있어 애도는 고인과의 추억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맥락에서 그림책 「오소리의 이별 선물」 일독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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