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의 극한 Ⅳ, 천국과 지옥(Circle Limit Ⅳ ‘Heaven and Hell’), 1960, 모리츠 에셔
무엇이 먼저 보이시나요? 천사? 악마?
이 작품은 모리츠 에셔라는 화가이자 판화가의 판화작품 <원의 극한 Ⅳ, 천국과 지옥>입니다. 천사를 먼저 보았다고 좋은 사람도 아니고, 악마를 먼저 보았다고 나쁜 사람도 아니겠죠. 천사와 악마, 천국과 지옥이라는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소는 대립관계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기도 해요. 무엇이 먼저 보이든 천사와 악마는 원 안에 공존하고 있어요. 다만 무엇을 중심으로 보는지에 따라서 천국이 되기도 하고, 지옥이 되기도 합니다.
제 글을 읽으시면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무겁다, 아프다, 답답하다,
정감 간다, 따뜻하다, 즐겁다 …
브런치 생활 5개월간, 42편의 글을 발행했습니다. 널리 읽히기 위해 쓴 글이라기보다, 답답함을 글로 덜어 내고자 썼어요. 제가 경험한 이혼소송 과정, 소 취하 후 일상 복귀 노력이 주 내용이었고요. 주제가 그렇다 보니 글에서 흐르는 기운이 무겁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담아서 따뜻하거나 정감 가거나 즐거운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천국과 지옥>작품처럼 제 글에도 어둠과 밝음이(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공존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시기에 따라 밝음은 점멸할 듯 깜빡거리고 새카만 어둠만 깊어 보였을 수도 있고,짙어 보이는 어둠 속에서도 찌릿하는 밝음이 힘 있게 보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 5개월간, 평생 해온 이야기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글로 쏟아 냈어요. 글로 쓰고 나서후련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했고요. 실제 저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과 소통하는 경험,자유롭고 즐거웠습니다.
혼자만의 고민을 글로 쓰고공감도 받고, 위로와 조언을 받기도 했어요. 이제는글쓰기와 소통으로 제 마음의 시급한 답답함을 많이 덜어냈기에, 많이 무겁다고 생각되는 글, 많이 부끄럽다고 생각되는 글 13편을 발행 취소했어요.
발행 취소를 했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이 대부분이실 거예요. 혹,발행 취소한 글을 기억하시고 다시 찾으셨는데, 그 글이 없으면 저에게 묻기도 애매하실 것 같아서글을 남깁니다.
발행 상태의글에도이혼소송 관련 내용은 아직담겨있어요. 하지만 소 취하후부부상담이나 책, 노래, 영화 등을 통해 조금 더 나은 삶을 향하기 위한 마음을 담은글은그대로두었어요.
이혼소송은 저에게 큰 사건이었고, 여전히 일상 복귀 노력 중이기에 그 부분을 완전히 도려내고 글을 쓰려면 할 얘기가 없을 것 같아요, 아직은요.
(새 글 발행하면 몇 분씩 구독해지를 하시기에, 이 글 발행 이후 224명 보다 적은 수의 구독자가 계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꾸벅)
약 150일가량의 브런치 생활,
몇 가지 숫자와앞으로의 글쓰기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는 약 286,000이에요. '김밥 글 <남편에게 미안할 때 저는 김밥을 쌉니다>' 조회수가 135,000이고요. 이 글로 많은 분들께 제 브런치가 소개되었고, 구독도 해주셨어요. ‘김밥 글’은 다른 제 글에 비해 재미도 있고 무겁지 않아요. 그런 느낌처럼 조금은 밝고 좋은 에너지가 있는 글을 쓰고 싶은데, 제 실체에 가까운 무거운(?) 글이 더 많이써지네요. 김밥 글 이후로는 소위 말하는 조회수 잭팟이나 구독자 수의 급증은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구독자 수나 조회수 상승을 목표로 글을 쓰지는 않을 거예요. 그럴 능력도 안되고요. 지금처럼 제 마음에 닿는 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거나 적어도 상처는 되지 않는 글을 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