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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웅 May 06. 2022

브랜드를 키우는 브랜드 무신사 이야기

동대문에서 무신사까지의 나의 패션 일지

내가 스스로 옷을 사기 위해 처음으로 혼자 쇼핑을  곳은 동대문이었다. 동대문은 옷을 보러  사람들과 옷을 떼러  소매상들, 그리고 옷을 파는 사람들이 뒤섞여 북적북적하고 정신없는 분위기였다. 한편으로는 볼거리가 가득해서 흥미롭게 느껴졌지만  한편으로 나는 치열한 흥정이 오가는 그곳에서 느긋하게 원하는 옷을 고를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정신없는 동대문을 겪고 나서 나는 ‘핫붐’이라는, 캐주얼과 댄디한 패션의 옷이 많은 중소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게 되었다. 당시는 유명 패션 브랜드의 온라인 전환이 미비했고 ‘핫붐’같은 중소 온라인 쇼핑몰이 우후죽순 생기는 시기였다. 백화점에는 깔끔하고 정제된 옷들이 많은 반면, 온라인 쇼핑몰에는 실험적이고 폭넓은 스타일의 옷들이 많았다. 다양한 색상의 와펜이 덕지덕지 붙어 있거나 피스메이커, 투쟁, 체 게바라의 그래픽이 새겨진 옷을 샀던 기억이 난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옷을 살 때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요즘처럼 각 쇼핑몰에서 제품에 대한 착용 이미지가 충분하게 제공되지 않았었고 실측 사이즈 정보는 기준이 제각각이었다. 이런 이유로 택배로 옷이 도착했을 때 굉장히 긴장하며 박스 포장을 뜯을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 쇼핑을 하면 3개 중 1개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옷들은 대체로 나와 잘 어울리지 않았다.


회사 생활을 시작한 후 나는 점차 온라인으로 옷을 사지 않게 되었다. 학생일 때 사용했던 온라인 쇼핑몰의 옷 스타일은 캠퍼스에는 어울렸지만 오피스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이후로 난 직장인에게 어울리는 옷을 사기 위해 아웃렛에 자주 방문하게 되었다.

 

(여주 신세계 프리미엄 아웃렛)

 

아웃렛은 직장인에게 최적화된 쇼핑몰이다. 회사에 입고 나가기 좋은 패션 브랜드가 나열되어 있다. 무료 주차를 할 수 있고, 중간에 맛있는 음식과 커피를 즐기면서, 다양한 브랜드의 옷을 입어 보며 쇼핑할 수 있다. 나는 자주 방문하던 아웃렛에 있는 ‘시리즈’라는 브랜드에서 아메리칸 빈티지 패션을 구입했고 ‘클럽 모나코’에서는 깔끔한 오피스 룩을 구입했다. 분기에 한 번 정도 ‘DKNY’에서 특별한 날을 위한 옷을 구입했다. 아웃렛은 규격화된 쇼핑을 하기 좋은 곳이었다. 하지만 곧 아웃렛 쇼핑은 무료하게 느껴졌다. 아웃렛에 입점한 브랜드는 3년 전에도 있었고, 5년 전에도 있었고, 10년이 넘은 브랜드도 많다. 매 시즌 신상품이 나오지만, 늘 회사에 입고 출근해야 할 것 같은, 무난한 상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옷들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웃렛에서의 쇼핑의 기쁨은 내 소득 수준에 따라 조금 더 비싼 브랜드로 확장하는 기쁨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나의 개성을 발산하기 위한 옷들이 필요했다.

 

나는 다시 온라인 쇼핑으로 돌아오기로 마음먹었다. 패션의 독립은 새로운 경험에서 온다. 새로운 패션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경험은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오직 내가 선택한 패션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온라인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양한 시도를 하기 위한 온라인 쇼핑몰 선택하는 데  있어 몇 가지 기준을 두었다.

 

첫째, 대부분의 브랜드를 제한 없이 판매하는 오픈 마켓이 아닌 곳

둘째, 자신만의 문화를 보여 주는 개성 있는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곳

셋째, 성별, 연령별 구분보다 스타일 위주로 패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곳

 

내가 이 세 가지의 기준을 생각했을 때 하나의 플랫폼이 떠올랐다. 이제부터 나를 새로운 패션의 영역으로 이끌어 준 무신사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무신사라는 바다에서 나만의 패션 취향 탐색하기

나는 이전에도 무신사를 종종 이용해 왔었다. 그런데 내가 본격적으로 호감을 가졌던 이유는 어느 날 무신사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나서였다. 나는 자신이 하는 일과 사랑에 빠진 사람의 인터뷰를 좋아하는데 스트릿 패션에 진심인 대표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다. 요즘은 무신사 하면 유아인의 “무신사랑해”가 더 유명하지만 본래 무신사는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로 유명한 곳이었다. 2000년대 초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무신사는 현재 국내의 독립 패션 브랜드를 키우며 사람들의 패션 취향을 넓히는 유니콘 플랫폼으로 성장해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은 마치 바다와 같아서 서비스 화면에 온갖 상품과 콘텐츠가 흐르고 있다. 그렇다 보니 무턱대고 메인 화면의 추천에 손가락을 맡기게 되면 몇 시간 동안 온갖 패션을 섭렵하다 결국 비어 있는 장바구니를 보고 허탈해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그래서 나는 옷을 고르기 전에 내가 원하는 주제와 품목을 먼저 정하는 편이다. 무신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온라인 쇼핑을 시작하기 전에도 나름대로 테마를 정했다.

 

첫째, 지금까지 시도하지 못했지만 평소 경험하고 싶었던 새로운 스타일일 것

둘째, 재택근무와 출근할 때 모두 입을 수 있는 편안한 뉴노멀 오피스룩일 것

 

먼저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원하는 상품을 탐색하고 눈에 띄는 상품마다 하트를 눌러 나만의 관심 목록을 만든다.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들은 대체로 본연의 색깔이 있거나, 브랜드 자체의 개성이 뚜렷하다. 따라서 눈에 드는 상품이 하나 있다면 해당 브랜드 페이지로 넘어가 그 브랜드의 다른 상품들을 살펴본다. 처음 본 상품보다 더욱 마음에 드는 상품들이 즐비한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나씩 마음에 드는 브랜드를 선정하면 지루하지 않은 쇼핑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옷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2022년 4월 무신사에서 구매한 옷과 상품)

 

무신사의 기분 좋은 경험은 편집과 추천에서 온다.

몇 년 전에 무신사에 접속했을 때 나는 방대한 패션 콘텐츠가 쏟아지는 것이 무신사의 단점이라고 생각했었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 나는 종종 방향을 잃었고, 결국 내 취향이 아닌 남의 취향을 참고하기 위해 무신사 랭킹으로 향하는 경험을 하게 되어 불편했었다.

 

하지만 무신사의 모습은 계속 달라졌다. 마치 엎어진 10,000 피스의 퍼즐이 하나씩 맞추어지듯 제각각이었던 메인 화면의 카테고리가 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메인은 나를 위한 개인화 추천으로 최적화되었고 코디, 매거진, tv 등 다양한 패션 콘텐츠는 상단의 메뉴 바로 정리되어 콘텐츠 디깅에 편리해졌다.

 

최근에 내가 느낀 무신사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추천 시스템이다. 사실 나는 각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추천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성의 없는 추천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경험한 무신사의 추천 시스템은 강력했다. 처음에는 유독 무신사의 추천 시스템이 강력한 이유에 대해 아마도 고도화된 기술적인 요소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무신사의 추천 시스템 기술이 빛을 볼 수 있었던 요인은 무신사에 추천해도 좋은 브랜드와 상품이 충분히 많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코오롱, 신세계 등 패션 패밀리가 모여 있는 쇼핑몰은 제한적인 브랜드 내에서 추천하기 때문에 연결 구매의 매력이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무신사에는 아주 많은 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단순한 유사 스타일을 넘어 해당 스타일이 확장된 디자인의 상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하나의 추천 스타일이 마음에 꼭 들면, 그와 비슷한 스타일까지 더해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난 무신사에서 나만의 패션을 위한 세련된 항해를 할 수 있었다.

 

무신사가 온라인 쇼핑의 실패 확률을 줄이는 방법

내가 무신사를 신뢰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원하는 상품의 다양한 착용 이미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종합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페이지를 예로 들면 대체로 실물 옷 사진 몇 장과 실측 정보만 덜렁 있다. 하지만 무신사에서는 3단계의 이미지 정보를 제시한다.

1단계에서는 모델 착용 이미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브랜드에서 제공한 모델 착용 샷만으로는 다양한 체형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어렵다. 2단계에서는 해당 브랜드의 직원이나 패션 인플루언서의 스냅 이미지를 제공한다. 에디터가 해당 상품을 활용해 연출한 코디 이미지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3단계에서는 실사용자의 다양한 이미지 후기에서 그 옷을 선택한 사람들의 착용 사이즈와 전체적인 스타일을 볼 수 있다. 3단계의 핵심은 리뷰 필터 기능인데 성별 체형별 리뷰를 정렬해 주기 때문에 리뷰를 확인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무신사에서 제공하는 세 가지 시각 정보를 통해 우리는 인터넷 쇼핑몰의 실패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을 하고 나의 체형에 맞지 않는 경우, 반품하거나 교환해야 하는 기회 비용이 크고 번거롭다. 무신사는 이러한 다양한 이미지 콘텐츠를 보여 주면서 사용자가 상품이 자신과 잘 맞을지 디테일한 추측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이는 실패 확률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진다. 나는 최근 1개월 동안 무신사에서 총 10개의 상품을 사고 1개의 상품을 환불했으며 1개의 상품을 교환했다. 상품에 대한 충분한 시각 정보가 제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10개 중 8개의 상품은 만족할 수 있었다.

 

무신사에는 어떤 브랜드가 있을까?

무신사에는 어떤 브랜드가 입점해 있을까? 오직 내 기준에서 좋은 브랜드를 골라 봤다. 최근에 만난 새로운 브랜드인 ‘도프제이슨’, ‘마르디 메크르디’와 이전부터 알고 있던 브랜드 ‘어나더 오피스’, ‘프리즘웍스’의 이야기다.

 

퇴근 후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줄 가죽의 ‘도프제이슨’

꼭 시도해 보고 싶었던 나의 패션 로망 중 하나가 가죽 재킷이었다. 특별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가죽 재킷을 훌륭하게 디자인하는 곳은 드물었고 어쩌다 발견한 마음에 드는 가죽 재킷 디자인은 일반인이 소화하기 어려웠다. 물론 ‘올세인츠’ 같은 컨템포러리 브랜드에서 운 좋게 마음에 드는 가죽 재킷을 만날 때도 있었지만 100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 가격표를 보고 옷을 내려놓고는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무신사의 매거진에서 ‘도프제이슨’의 가죽 재킷이 눈에 딱 들어왔다. 상품평을 보니 구매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구매 고객 대부분의 체형을 만족시키고 있다. ‘도프제이슨’의 재킷은 팔이 기형적으로 길지 않았고 몸에 너무 밀착되거나 옭아매지 않는 편안한 디자인이었다. 더군다나 나는 최근 가급적이면 천연 가죽 사용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도프제이슨’은 비건 가죽 재킷도 구비하고 있었다.

‘도프제이슨’은 2016년 론칭한 브랜드로 가죽을 다루는 일을 했던 대표가 만든 브랜드다. 기존의 가죽 재킷이 낡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였다면 ‘도프제이슨’은 가죽에 세련미를 더했다. 국내 고객의 체형에 맞고 디자인 밸런스가 좋은 가죽 재킷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도프제이슨’의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저녁 6시부터 8시 사이에 입었으면 좋겠다.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난 시간, 조금 더 자기 자신만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시간대에 함께하고 싶다.”

 

 

편안함 속에 화려한 존재감 여성 컨템포러리 ‘마르디 메크르디’

강남역으로 출퇴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종류의 옷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최근 유독 눈에 띄는 같은 스웨트 셔츠를 입은 사람을 여럿 보았다. 스웨트 셔츠에는 밝게 피어난 꽃이 그려져 있었는데 알고 보니 ‘마르크 메크르디’라는 브랜드의 옷이었다. 아무 장식도 없고 아무 그림도 없는 미니멀리즘이 시장을 휩쓸고 난 후 나는 무늬가 프린팅된 옷을 입는 것이 도무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외부 활동이 축소되자 화려함과는 더욱 멀어지는 듯했다. 그런데 나는 왜인지 ‘마르크 메크르디’의 화려하고 활동적인 프린팅에 금세 시선을 빼앗겼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꽃무늬가 들어간 큰 사이즈의 스웨트 셔츠를 주문하게 되었다.

 

‘불어로 화요일과 수요일을 뜻하는 ‘마르디 메크르디’는 가벼운 장난을 좋아하는 두 대표가 함께 만든 브랜드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플라워 심볼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본래 플라워 심볼은 시즌 한정 디자인이었는데 스웨트 셔츠와 티셔츠가 큰 인기를 끌며 브랜드의 주요 아이덴티티가 되었다. 나는 ‘마르디 메크르디’가 국내 브랜드이지만 외국 느낌이 더 짙다고 느껴졌다. 이 브랜드의 모델이 대부분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진 것일 수도 있겠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이국적인 판타지를 만들었고 사람들은 이 판타지를 신선한 디자인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존재감을 과감하고 화려하게 표출하는 매력이 있으면서도 지나치거나 과하지 않다. 그동안 우리가 우울하게 팬데믹 기간을 보냈기에 화려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에 더 마음이 끌렸을까. 해외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묻어난 것일까. ‘마르디 메크르디’의 2021년 매출은

160억이었고, 2022년은 500억 매출을 바라볼 정도로 큰 성장을 이루고 있다.

 

* 최근 무신사 파트너스의 투자를 받은 ‘마르디 메크르디’는 무신사와 협업하여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이미 백화점 팝업스토어도 오픈하였으며, 온라인몰도 운영 중에 있다.)

 

 

내가 있는 곳이 바로 오피스 ‘어나더 오피스’

재택근무가 있는 날에는 서재로 출근을 한다. 회사로 출근할 때보다는 편안하면서도 어느 정도 긴장을 줄 수 있는 멋진 작업복을 꿈꾼다. 3년 전 서재를 처음 만들고 앉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어나더 오피스’에서 출시한 라이터 셔츠를 보고 한눈에 반해 구매한 적이 있다. 무심한 듯 편안한 셔츠에 잉크가 묻어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것 같은 라이터 셔츠를 나는 오랫동안 애용했다. ‘어나더 오피스’의 품질은 두말할 나위가 없이 꼼꼼하다. 장식이 거의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이지만 옷의 형태는 ‘어나더 오피스’만의 개성이 녹아들어 있다. 나는 이 브랜드에서 주로 셔츠와 티셔츠를 사는 편이다. 옷의 통이 넉넉한데 펑퍼짐하지 않고 몸의 실루엣을 따라오기 때문에 입는 사람마다 느낌이 달라진다. 누구나 동일한 옷을 입을 수 있어도 입는 순간 나만의 옷의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서재와 같은 일상적인 나만의 공간에서 함께하기 좋은 패션이다. 단점이 있다면 상품이 시즌별 에디션으로 나오는 곳이라 품절이 잦다. 내 사이즈에 맞는 에디션 상품을 내가 원할 때 구매하는 게 어려워 최근에는 거의 구매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올해 겨울에는 ‘어나더 오피스’의 대표작인 발마칸 코트를 도전해 보고 싶다.

 

빈티지를 입어도 깔끔할 수 있다. ‘프리즘웍스’

회사 사무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친한 동료와 마주쳤다. 그 순간 서로의 옷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같은 브랜드에서 만든 같은 디자인의 다른 색 옷을 입고 있었다. 멋쩍은 듯 웃고 있었지만 기쁨도 슬픔도 아닌 당황스러움에서 오는 실소였다. 우리 둘은 모두 ‘프리즘웍스’에서 옷을 구매한다. ‘프리즘웍스’에서 내놓은 ‘바버’ 스타일의 헌팅필드 재킷을 나는 지난  3년간 정말 자주 입었다. 당시 나는 카키색을 구매했고 친구는 군청색을 구매했다. 그런데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서로의 색깔을 더 마음에 들어 하다가 결국 상의 후에 바꿔서 입게 되었다. 이처럼 ‘프리즘웍스’는 나와 같은 세대의 친구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장르였다.

‘프리즘웍스’의 아메카지 룩과 바버 스타일의 밀리터리 룩은 어떻게 보면 너무 새로운 장르라 부담스러워야 정상이다. 하지만 막상 입어 보면 디자인이 나를 잡아먹지 않고 오히려 내가 이런 룩도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다른 시공간의 남성 스타일을 통해 강렬한 인상과 세련됨을 추구하는 것이다. 나는 ‘프리즘웍스’의 옷을 원래 좋아했지만 그들의 이미지에 방점을 찍은 모델이 나타났으니 바로 김칠두 시니어 모델의 등장이다. 사자 갈기 같은 머리 스타일에 멋진 수염을 가진 그는 ‘프리즘웍스’의 옷을 완벽하게 특별한 분위기로  소화한다. 특히 그가 보여 준 발마칸 화보는 개인적으로 정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홀린 듯 ‘프리즘웍스’의 발마칸을 구매했다.

 

브랜드를 키우는 브랜드 무신사

방금 소개한 브랜드를 포함해 ‘커버낫’, ‘쿠어’, ‘라퍼지스토어’ 등 많은 브랜드가 무신사에 머물며 좋은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국내 유명 브랜드가 무신사와 계속 함께하는 이유는 무신사가 좋은 브랜드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셀러의 기능을 수행하며 프로모션을 대신해 주는 평범한 마켓에 그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무신사는 스스로 브랜드의 가장 큰 조력자로서 그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어떻게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것일까?

 

패션은 공급자가 수요를 예측하여 대량으로 상품을 먼저 생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브랜드 담당자의 인건비는 예외로 두고 순수 아웃소싱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만 어림짐작해 보아도 최소 5,000만원 이상 단위의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소규모 제작자들은 제품을 손쉽게 개발하기 어렵고 브랜드를 형성해 나가기 쉽지 않다. 이처럼 진입 비용이 크고 그에 따른 실패 리스크도 큰 시장에서는 좋은 창작자와 브랜드가 나오기 어렵다. 무신사는 이 위험 요소를 브랜드들에게 떠맡기지 않고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기로 한다.

 

무신사는 동반 성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생산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들이 안정적인 판매 운영을 하거나 제품의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품 제작에 필요한 생산 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초기 브랜드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그들의 존재를 증명해 줄 좋은 상품을 출시하여 생산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까지 무신사가 브랜드들에 지원한 생산 자금은 약 1,100억 원 수준인데, 이는 2021년 기준 무신사 한 해 영업이익의 약 두배 규모의 금액이다.

 

잘 만드는 것만큼 잘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상품은 노출되어야 비로소 고객이라는 불씨를 만날 수 있다. 무신사는 브랜드가 애써 만든 상품이 많은 사용자에게 닿을 수 있도록 ‘브랜딩’을 지원한다. 어떤 판매 플랫폼보다 콘텐츠가 많은 편이지만, 무신사의 콘텐츠는 판매를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고객과 마주할 수 있도록 한다. 무신사 매거진과 화려한 룩북은 최신 트렌드의 지표를 보여 주는 역할을 하며 다양한 브랜드들의 상품을 노출한다. 뿐만 아니라 신선하고 재밌는 숏폼 영상으로 시선을 끄는 숏 티비, 개성 넘치는 일반인의 스타일을 볼 수 있는 스냅 등. 다양한 인플루언서를 통해서도 무신사의 입점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무신사에는 브랜드의 성장에 투자하는 ‘무신사 파트너스’가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진 브랜드 혹은 선호도는 높으나 자금이 부족해 스케일업이 어려운 브랜드에 투자하여 브랜드의 성장을 돕는 투자 전문 회사다. 무신사 파트너스의 소규모 브랜드에 대한 투자 지분율은 10~20% 사이로 경영권을 침해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하고, 생산, 법무, 마케팅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지원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하나의 브랜드가 자신만의 개성을 확립하고 고객에게 사랑받는 사이클을 만들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이 헌신을 브랜드 담당자들이 온전히 감당했다면 지금은 성공과 실패를 함께 나눌 수 있는 플랫폼과 함께 준비하는 것이다. 무신사가 추구하는 동반 성장의 철학 속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성장하는 플랫폼이 되려면 다양한 상품들이 경쟁해야 하고 베스트셀러가 순환되어야 한다. 무신사가 크게 성장한 이유는 베스트셀러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 브랜드들이 꾸준히 나오기 때문이다. 트렌드는 계속 변하는데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변화가 없다면 사람들은 정체된 서비스에서 떠난다. 그런 이유로 무신사는 브랜드가 좋은 상품을 론칭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베스트셀러가 탄생하면 트렌드를 주도하고 플랫폼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무신사가 브랜드에 다양한 지원을 하는 이유는 브랜드가 곧 무신사의 생명력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취향이 공존하는 무신사

옥스포드 셔츠로 유명한 ‘다이아몬드 레이라’의 경우 남성 타깃의 브랜드이지만 실제로는 고객 10명 중 3명은 여성 고객이다. 이들에게 ‘다이아몬드 레이라’는 남자 옷이 아닌 오버핏 옥스포드 셔츠로 알려진 브랜드이다. 여성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에서 넉넉한 사이즈를 찾는 남성도 있고, 무신사 키즈에서 옷을 구매하는 성인도 있다. 무신사는 각 상품별로 성별 연령별 구매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상품의 타겟과는 일치하지 않는 데이터가 눈에 띌 때가 많다. 패션 취향은 정답이 없다. 누구나 새로운 취향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그들의 선택에 나도 힘을 얻어 새로운 스타일을 잔뜩 시도할 수 있었다. 이처럼 무신사는 장르가 다른 패션의 크로스오버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다이아몬드 레이라의 셔츠 / 해당 상품의 구매 비중)

 

무신사는 이제 국내에서 주목받는 국내 브랜드가 가장 많은 패션몰로 성장하고 있다. 쏟아지는 콘텐츠와 다양한 캠페인에서 무신사만의 역동성이 느껴진다. 그래서 패션의 새로움과 흥미로움을 찾고 싶은 날이면 무신사를 방문한다. 무신사가 지금과 같이 다양한 브랜드들이 머무르고, 고객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해 주는 플랫폼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그 속에서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즐겁게 나만의 패션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본 체험기는 소정의 쇼핑 지원금을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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