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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츠닥터 이상훈 Sep 25. 2018

아시안게임 선수촌과 국가대표팀

국가대표 선수들의 주치의, 어깨박사 이상훈의 아시안게임 리얼스토리

무사히 자카르타 선수촌에 입성하였다.

언뜻  보기에 외관은 나빠 보이지 않았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선수촌 숙소

멋진 아파트의 외형을 보고, 의외로 선수촌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아파트 내부로 들어가자..나와.. 우리 선수들은 모두 충격에 휩쌓였다.



침대는 싱글 베드  표준 사이즈보다 훨씬 작았고 ..   담요를 감싸는 면시트조차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

거친 담요 표면이 바로 몸에 닿는  만큼 다양한 피부질환이 생길 가능성도 있어보였다..


게다가 새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벽에 금이 가 있었고 벽 틈으로 도마뱀이 출몰하기도 하였다.


샤워실은 도저히 정상 체형의 한국인이 씻기 힘들정도로 비좁았다.


선수촌의 상황은 역대 국제 경기들을 통틀어서 최악이었다


여기서 20일 넘게 버틸 수 있을까...

선수들의 컨디션은 어떻게 유지시키지..

앞이 까마득해졌다.


그러나 아무리 여건이 힘들어도 의무실을 일단 작동시키 위해서는 여러 준비가 필요했다.


방 3개를 연결해서 의무실, 주사실, 물리치료실로 사용하기로 조직위원회와 협의하였고,


의무팀을 이끌고, 의무실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서 의무실로 배정된 방에 가서 잠긴 방문을 열었다....

근데 키를 꼽고 문을 여는 도중..  방키가 부러져버렸다.. 키 자체가 부식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끝 부분은 문의 자물쇠에 꽃혀 있는 상태로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선수촌 상황 때문에 화가 나 있던 상태에서 키까지 부러지자 폭발 직전이 되었다..

관리실에 가서 당장 의무실 문 고치지 않으면 진짜 화내겠다고 항의했다.

다행히 주최측은 빠르게 이를 해결해 주었다.


밤새 노력한 덕에..  아늑한 의무실 공간을 세팅할 수 있었고 새벽 두 시까지 의무팀이 다같이 기계들과 약을 분류해서 정돈된 의무실을 준비시킬 수 있었다.


어느덧  밤이 깊어 새벽 세 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내일도 빡빡한 스케쥴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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