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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뗄라 Jun 18. 2020

#26 저도 처음이에요, 더뎌도 기다려주세요!

#26 문화예술행정, 어디까지 왔나

결국 퇴사한 무용과 출신 마케터, 이제는 자치구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담당하는 막내 사원, 그리고 내 마음대로 끄적이는 문화예술과 무용.


2020년 1월, 세상에 듣도 보도 못한 질병이 발병되었다. 그건 바로 '코로나 19'.


처음엔 그저 지나갈 줄만 알았다. 아니 신경쓸 겨를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2019년도 사업을 마무리하는 때였기에..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2019년 막바지부터 부려부랴 준비한 사업은 아직 발도 못떼었다. 발을 못떼었다기 보단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 중인 거겠지만.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던 모든 문화예술, 인문 강의는 온라인으로 전면 전환되고, 함께 모여 문화예술을 즐기는 자리는 사라져 각 가정에 배달해주는 키트로 바뀌었다.


'오늘이 지나면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이 순간 모든 담당자들은 알 것이다. 우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손 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닌 또 다르게 문화예술을 전달해야 하는 것을!


사실 우리도 쉽지 않다. 음 적어도 나는 쉽지 않다.

온라인으로 접어들면서 저작권부터 각종 행정적 처리의 변경까지. 실무가 늘어나면 더 늘어났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얼마 전, 다른 기관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나 알아 보기 위해 여기 저기 전화한 적이 있다.

그 때, 한 기관에서 "많이 힘드시죠? 저희도 참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라고 내게 말했었다.

우리는 서로 일면식도 없었으나, 같은 주제의 대화로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사업을 미루고 미루다 이제는 더 일정을 잡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러, 한 발만 뒤로 더 물러서면 탁 하고 떨어질 낭떠러지였지만 우리는 서로의 손과 옷자락을 붙잡으며 매달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러한 새로운 변화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분명 일각에서는 지금 이 시국에 팔자 좋게 문화예술 타령이냐 하겠지만, 우리들의 노력으로 잠시나마 정말 리얼 이 시국에서 국민들이, 주민들이 미소를 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그 미소들은 또 예술가들에게 힘이 된다.


어느 날, 실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렇게 손 놓고 있다가 연말에 보고 및 평가를 할 때, 너희 뭐하고 있었니?" 라고 물으면 우린 뭐라고 대답할 것이냐고. 맞다. 내 돈이 아니고 국민들의 돈이니, 분명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근데 나는 그 순간 '평가' 보다는 '국민'이 더 귀에 들려왔다.


맞아. 내 돈 아냐. 받은 것을 돌려주면 돼!


국민에게 나와 우리는 전과 별반 다르지 않게 고스란히 문화예술을 전달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예술가도 살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아, 쓰다 보니 또 생각났는데..

한 동문이 이번 추경예산 중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이 있다는 것을 반대한다고 쓴 글을 본 적이 있다. 같은 국민이라면 당연히(?) 받을 권리라고 본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또 반발이 심할 것 같은데)


국내 예술가를 지원하는 데 700억.

그리 큰 돈이 아니다. 쪼개고 또 쪼개고 쪼개서 나누기 때문에, 오히려 수혜를 못받는 자들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가 그들을 지원하는 이유는 헌법에 의거하거 문화융성함이다. 또 그 성과는 투입 대비 산출이 명확하게, 크게 나타나고 있

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정부라고 하기엔 거창하고

적어도 담당 행정가들은 이 길이 처음이지만 앞으로 전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끔 '너희는 좋겠다. 놀고 있어서.' 라고 하지만, 평소보다 더 힘들게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것을 꼭 이야기하고 싶다.


음, 오프에서는 이야기 하지 않지만.. 입이 더 아파서,, 그렇다고 듣지도 않아주니,, 온라인에서나마 이야기 한다.


- 2020년 6월, 두서 없이

* 필자의 개인적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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