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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진광 Mar 12. 2019

"1년 안에 월 200만 원 못 벌면 취업할게요"(1)

직장생활 건너뛰고 창업부터... 당연했던 부모님의 걱정

2018년 2월 누구도 쉽게 취업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졸업과 동시에 창업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순이익으로는 큰돈은 아니더라도 일 외벌이로 세가족 생활비 정돈 벌며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죠...!


제 직업은 입주 시장을 누비며 청소와 시공을 하는 '시공 기술자'입니다.




이제는 (비공식) 의무교육인 대학 생활을 마치고 취업 없이 입주 시장 시공업 창업을 한 배진광이라고 합니다.


디자인 스튜디오를 이끌며 멋진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던가 큰 회사들을 이끄는 사람들은  "OOO 대표 OOO입니다."라고도 하던데, 저는 친구들이 장난삼아 부르는 배 사장도 어울리지 않습니다.ㅎㅎ


□ 대학 나오고, 그런 일 왜 해??


저의 인생은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이슈가 너무 많은데 이번 주제에 어울리는 것 중에는 대학교 1학년 때 아빠가 됐다는 사실, 그로 인해 대학을 10년이나 다녔다는 것, 게다가 공대로 입학해 미대로 졸업했던...! 그러한 대학 생활을 마치고 바로 창업을 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공부하고 공대생이 미대 복수전공을 하면서까지 여러 가지를 배웠는데 결국 청소야?라는 생각을 처음엔 저 스스로에게 묻곤 했습니다.

10년 간의 대학을 마치는 디자인과 졸업전시회 中


대학 재학 중 친구들과 대화 해보면 "최소 연봉 2,800만 원이고 적어도 3,000은 받아야지~"라고 생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럼 전 "난 가릴 처지가 못 돼 무조건 취업해야 해"라고 했죠


위 말을 했던 친구들도 대학 졸업이 임박할 때쯤 되니, 과거 3 이 되면 갑자기 전국 모든 대학의 정보를 알게 되는 신비한 능력을 다시 한번 얻게 됩니다.


그것은 생전 처음 들어보지 못했던 숨은 보석 같은 회사를 찾는 일이고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는 것이죠, 물론 대기업에도 들어가는 친구들도 있고요, 어쨌든 저는 그렇게 준비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졸업할 때쯤 되니 저도 비슷한 능력이 생길 줄 알았는데, 저는 예외더군요 생활비를 계산해 보니 답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월 실수령액 200만 원도 안 되면, 세 가족을 어떻게 먹여 살리지


저는 대학을 10년이나 다녔는데요 학교 복학하고 다니다가 생활비가 떨어지면 1년간 1년 생활비를 벌어서 다시 대학에 복학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아내는 저 대신 일을 꾸준히 했고 속눈썹 샾, 커피 강사, 옷 판매원, 계약직 사무직, 빵집 알바 등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 아내의 고생을 알면서도 저는 공부를 해야지 더 성공한다고 생각 하고 눈칫밥 먹어가며 공부를 했습니다. 제 나름대로도 미안한 감정 있었기에 아내에게 약속하길 "내가 10년을 공부한 만큼 대학 졸업하면 대학에 보내주겠다" 고 약속했습니다.


이제 대학을 졸업해야 할 때인데, 10년간의 공부는 그리 엄청난 열매를 맺지 못했다는걸 확인했내심 실망에 빠졌지만, 아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 딸은 이제 10살이고, 아내까지 대학에 들어가게 하려면 최소 월 250만 원 이상은 벌어야 할 텐데 절대 제가 그 돈을 초봉으로 받지 못할 것 같았기에 초조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깊이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여태 했던 일이 그런 일이라서 그런 것 밖에 생각이 안 나


학교 휴학 후 생활비를 벌 떼면 항상 '가장 단기간에 아무 기술 없는 사람이 가장 많이 돈 버는 곳!' 속칭 노가다를 찾아다니며 일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중 '보기에는 멋지지 않을지라도 돈이 된다는 입주 시장'에 대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노가다 중에서도 가장 최하급의 일인 데모도(보조공)로 대부분 일했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자신 있었던 기술이 있었는데 청소와 페인트였습니다. 이 두 가지를 무기로 무작정 제 친동생과 시작했습니다.


디자인과 동기에게 부탁해 캐릭터를 만들고 글자는 아버지의 글씨체를 본 따 만든 배브라더스 로고


 이제 그만 해야 하지 않을까?


바 경험 중 사무실 청소, 극장 청소를 1년 정도 쉬지 않고 했습니다. 1년 이란 시간이 짧다면 짧은 건데 그 힘든 일을 1년간 한다는 것도 길다면 긴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동생과 일을 시작하고 나니 느낀 것이 '누군가의 밑에서 주는 일만 하는 것과 내가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해야 하는 것'은 현실에서 느끼는 체감이 천지 차이였습니다.


명함도 돌리고, 블로그도 쓰고 줄눈, 페인팅, 욕실코팅 등 시공 연습도 하고 아무 일이 없어도 8시에 일어나 자정까지 일했습니다. 문제는 돈이 되는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소문을 들어보면 어떤 사장님은 순이익으로 월 1,000만 원을 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도대체가 이게 실제로 가능한지 허세로 가득한 말인지 구별이 안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계산적 차이가 존재했습니다.)


저는 18년 1월에 시작해서 7월까지 월 1번~ 많아야 월 10번 일이 들어오고 나머지는 문의전화 없는 조용한 전화기만 물끄러미 바라보며 홍보와 연습을 했습니다. 생활비도 다 떨어져 가고 부모님도 이제 그만하라고 하시고, 맘처럼 노력만큼 안되니 동생과도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중간중간 부모님께서 이제 취업을 해야 한다고 말씀 하시면 "12월까지 200만원도 못 벌면 취업할게요"라고 말을 했었는데요 7개월간 수익이 없다 보니 제 마음속에 아주 조금 패배감이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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