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진광 Mar 14. 2019

"1년 안에 월 200만 원 못 벌면 취업할게요"(2)

 "1년 안에 월 200만 원 못 벌면 취업할게요"의 두 번째 이야기

제 첫 글이 다음(Daum) 사이트에 노출되면서 조회 수 8,000명을 넘겼습니다!


작가 신청에서 두 번 탈락 후 반복된 수정 과정을 통해 결국 선정이 된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이렇게 많은 분이 읽고 관심을 가져주시니 감사함에 하루가 행복했습니다. 이 글은 전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제 글을 다 쓰고 브런치로 옮기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써야 하는데, 막상 쓰고 나니 담담하네?' 저도 처음엔 제 이야기를 작성하면 대단히 극적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막상 글을 작성하다 보니 꼭 엄청난 발판을 디뎌야만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객관적으로 깨달았습니다.


제 작은 성공 이야기는 2019년 3월 현재 순항 중입니다.


읽는 분들께선 '이렇게 별 일없이 갑자기 잘됐다고?'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렇다고 극적인 요소를 첨부해서 자극적으로 쓰는 것보다 솔직하게 쓰는 게 더 현실적이며 원래 제 성격에 더 맞는 것 같아 그냥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려고 합니다.


아래는 지난 시간 1월부터 12월까지의 일했던 날들을 그래프로 만들어봤습니다. 그래프만 보면 드라마틱합니다.



□ 1월에서 3월 _ 원래 처음엔 이렇게 안 되는 거 맞지?


시작할 땐 큰 포부를 가지고 시작은 했는데 거짓말처럼 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원래 처음엔 이렇게 안 되는 거 맞지?'라고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주위에 물어볼 사람이 없었고 이렇게 온전하게 몰방하는데 일이 없다는 사실에 당황했습니다.


그럴 때면 '원래 초기엔 그런 거야~ 괜찮아'라며 스스로를 다독이 간간히 일당도 나가며 이것저것 준비했습니다.


시공 재료 실험도 하고, 조금 미숙했던 부분은 깔끔하게 실력을 올렸죠, 홍보가 부족한 것 같아 트럭에 랩핑을 하고 아파트를 돌아다니기도 했고 명함, 블로그, 카카오 플러스 친구 등등 열심히 홍보했습니다. (자세한 과정은 에피소드 식으로 추후 조금 더 풀어써 보겠습니다.)


 □ 4월에서 7월 _ 상담 잘하고 싶다...!


세 달간 일이 없다 보니 열정적인 홍보 없이는 절대 운영이 될 것 같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미리 모아둔 몇 달간의 생활비를 쪼개고 또 쪼개 사용하며 일당을 나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홍보에 매달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전화가 와도 일을 따내질 못했습니다.

CS, 서비스업에서 일해본 경험도 없는지라 엉성한 상담 실력의 밑천을 다 드러내고야 말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고객님께선 신뢰가 안 가셨는지 짧은 대답과 함께 급하게 전화를 끊으셨고, 어떤 고객님은 '장사꾼 같지 않고 순순한 것 같아 신뢰가 간다.'라고 하시며 '생각 후 연락해주시겠다.'라고 해주셨습니다. 어쨌든 둘 다 예약이 안 되긴 했었네요.


상담하는 것도 기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동생과 상황극을 수십 번을 반복했는데도 전화가 오니 긴장돼서 조리 있게 말을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첫 번째 일을 땄는데, 상담을 잘해서 성립된 것이 아닌 내일 당장 작업해야 하는 급한 고객님이 업체를 찾다 찾다 저한테도 전화를 주신 것입니다.


과정이야 어떻든 첫 일을 하는데 얼마나 설레던지 저녁부터 잠을 못 이루고 다음 날 아침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첫 일을 시작했습니다.


인증샷도 찍고 행복했습니다. 짐이 들어와 있던 곳을 청소하고 새집증후군 예방 시공을 하는 난도 높은 현장이었음에도 한순간의 힘듦을 느끼지도 못했을 정도였죠


그리고 받게 된 첫 수익은 제게 '이제부터 잘 될 건가 보다'라는 착각을 심어 줬습니다. 그 후 4월부터 7월까지 쭈욱 일을 거의 하지 못했고 역시 착각은 착각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었죠

일이 없는 날, 딸의 방에 실내 페인팅 선물


8월에서 12월 _ 노크 없이 찾아온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됐나요?"예고 없이 찾아온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됐나요?"

1월부터 7월까지 얼마나 일이 없었으면, 저와 제 동생 둘의 수익을 합해도 약 150만 원이 안됐습니다.


제 동생은 '형은 가정이 있으니 생활비에 보태, 난 부모님하고 같이 사니까 돈 쓸 곳이 없어'라며 자신의 수익 전부를 제게 주었고 그렇게 고마운 돈을 받고도 여전히 생활비로는 모자란 제 삶을 바라보며 점차 무기력해 짐을 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막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의 한 고객님이 시공을 받으시고 '젊은 사람들이 참 열심히 잘한다며'며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카페에 글을 써 주셨는데, 입주자 카페 내의 글이라 제가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얼마나 잘 써주셨던지 하루아침 사이 전화가 상당히 많이 왔습니다. '카페 글 보고 전화한다'라는 문의가 많았기 때문에 카페 글이 큰 홍보가 된다는 확신을 할 수 있었습니다.


 확신 이후 최선을 다해 작업하고 나올 때면 항상 조금 더 신경 써 드렸던 부분을 설명하고 '만족하셨으면 후기 부탁드립니다'라는 인사성 멘트를 남겼습니다.


고객님께 굳이 저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주시길 바라는 수동적인 방식에서 인정받기 위한 능동적 노력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또 다른 고객님이 글을 써 주셨습니다.


EBS 방송작가셨던 고객님의 화려한 두 번째 후기 글로 인해 작업을 하지 못할 정도로 문의가 계속 왔습니다. 이제는 저의 상담이 미숙했던 점은 큰 걸림돌이 되지 못했습니다. 솔직한 고객님들의 후기글이 제 부족한 상담 실력을 커버해줬기 때문입니다.


그 후로부터 안정선을 타고 있으며 현재, 작지만 첫 목표를 이룬 지금의 브랜드 운영을 동생에게 맡기고 저는 또 새로운 브랜드를 막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제 사업자도 나누고, 장비도 추가로 더 구입하는 등 여러 가지를 진행하고 있죠.



이번에도 같은 방법으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새로운 브랜드가 또 작은 성공을 이룬다면 좋은 방식으로 잘 운영을 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일 수 있을 것이고 혹여나 실패하더라도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할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입주 시장 시공업의 성공 여부는 '입소문'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오전 9시부터 일을 시작해서 새벽 2시에 겨우 몸을 누일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열심히만 하면 알아서 잘될 줄 알았는데 생각 같지 않은 현실에 진심이 통하지 않는 답답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의지를 다잡고 신념을 지키며 성실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결국 고객님께 인정받는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몸소 확인했습니다.


사실 기회가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20대 두 형제가 청소·시공을 한다는 사실이 특별한 요소로 자리 잡았단 점, 또 열심히 잘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시고 힘을 실어 주시는 고객님들이 계셨던 점 또 침묵으로부터 7개월을 버텼던 점들의 노력에 근거해 뜻밖에 찾아온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변 동종업계의 사장님들보다 훨씬 빠르게 성공 가도에 올라섰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또 이 분야에서 열심히 한다는 전제하 오래 버티면 언젠가는 공통으로 꼭 인정받는 날이 온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까지 운영하신 분들이 오래 버텨서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인정받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 일을 하면서 오래 계신 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처음 가족들과 스스로 약속했던 월 200만 원 수입에 대해선 8월부터 2019년 3월 현재까지 그 이상의 수입을 얻고 있으니 첫 번째 목표는 이뤘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자신감을 갖고 본격적으로 취업 IN보단 창업 IN으로서 나아갈 예정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1년 안에 월 200만 원 못 벌면 취업할게요"(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