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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di Apr 02. 2023

Shout out to ‘나를 위한 퇴사’

도피가 아닌 앞을 향한 통로

✅ 인터뷰이 '젤리조바'
· 인싸들의 인싸, 인플루언서들의 인플루언서
· B+급 감성을 트렌디하게 표현하는데 탁월함
· 마케터 및 디지털 크리에이터, 페스티벌/파티 러버
· 최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A사에서 약 1년 6개월 근무 후 퇴사 


✅ 누구에게 Shout out 하나요?
· 항상 사직서를 안주머니에 품고 있는 분
· 노는 게 제일 좋고, 노는 일로 마케터가 필요한 분
· 본인의 특장점을 회사에서 감추고 있거나 위축된 분 


✏️ 인터뷰 소회
지극히 외향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도 환경에 따라 극-내향인이 되기도 하네요. 사회생활에 물론 인내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건강과 온전함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우리의 과감한 선택은 종종 뒤를 향한 도피가 아닌 앞을 향한 유일한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1. 온전히 나부터 보살피기 

*매슬로이의 욕구 단계 이론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이가 발표한 이론입니다. 인간은 하위 단계의 욕구를 충족했을 때 다음 욕구의 충족도 바라게 되며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의 욕구를 이루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하위에 있는 생리적 욕구는 허기를 채우고, 충분한 잠을 자는 것 등을 포함해서 ‘생명을 유지하려는’ 욕구라고 합니다. 어찌 보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도 해당이 되겠죠. 



젤리조바는 최근 근무한 A사에서 스트레스로 인해 가장 하위의 욕구를 충족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결과 회사에 퇴사를 통보했죠.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지속되는 스트레스에서 본인을 지탱하기 위한 과감한 결정이었습니다. 


당시 A사는 코로나로 냉각된 21년도의 채용 시장을 뚫고 입사한 회사였습니다. 안정적이고 충분한 네임밸류를 갖췄고 조건도 괜찮았던 회사였어요. ‘마케터 프리랜서’로서 고충과 어려움이 많았던 시기에 입사 기회를 얻은 만큼 정말 최적의 회사였죠.


진취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함이 장점인 마케터였지만, 아쉽게도 해당 역량을 발휘하기엔 조직 상황이나 제품/분야의 특성이 적합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 건강기능식품 제품 및 A사 조직 분위기상 B+ 감성을 활용한 소구는 수용이 어려웠습니다. 

상대적으로 심의 과정과 절차가 까탈스러운 산업 특성이 있었습니다. 추상적인 표현을 쓰더라도 그 표현의 근거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등 제약이 있었기에 B+ 감성은 어울리지 않았죠.

제품의 주요 소비자층은 5060 세대였고 자녀나 젊은 층을 타깃 한 전략 계획마저 없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젤리조바에게 특화된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마케팅 역량보다 기존 TV, 라디오 등 매체 활용이 더욱 효용성이 높았죠.


▶ 마케팅 외 여러 잡무도 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겪게 된 갈등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상사의 경비 처리라거나 전문성이 필요한 회계 지식을 필요로 하는 업무, 매번 점심 메뉴를 결정해야 하는 등 정말 잡무였죠. 사실 잡무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종종 실수가 나올 때면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사수의 날 선 말이 그를 위축시켰죠. “제가 꼰대긴 한데..”라고 인트로를 시작하던 사수를 벗어나기는 어려우니까요.

똑같은 의미의 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르게 표현되듯, 나름의 격려와 존경심을 심어준 다른 상사와 달리 사수의 대화 스타일은 젤리조바의 동기 부여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페스티벌/파티 러버이자 ‘인싸들의 인싸’ 젤리조바는 본인의 특장점을 어필하는 것보다 우선 조직에 본인을 맞춰보고자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동기 부여나 자존심을 깎는 주변 상황은 바뀌지 않았죠. 누적된 스트레스는 매슬로이의 욕구 단계 중 가장 하위 단계 ‘생리적 욕구(건강)’에 악영향을 끼쳤고 회사 밖 일상생활에도 방해가 되었어요. 먼저 온전히 본인을 보살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사에 더 많은 노오-력을 하자니 이미 지쳤고, 현 상황을 오랜 시간 유지하면 본인의 색깔은 더욱 옅어질 것이란 생각도 퇴사라는 대담한 선택에 불을 지폈습니다.


✏️ 저도 젤리조바와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의 특장점을 갖춘 채 오랜 기간 조용하고 위축된 채 회사 생활을 이어간 적 있었거든요. 누군가가 저를 괴롭힌 경우는 아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예민했거나 성숙하지 않았던 것인가 생각도 들지만, 당시엔 꽤 괴로웠습니다. 제가 잘하던 일이 아닌 업무를 맡게 되며 완결성은 떨어지고, 주변 눈치를 보고 위축되었죠. 그때 의지할 수 있던 동료나 길잡이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컸던 것 같네요.

지금이야 이렇게 툭 터놓을 수 있을 이야기지만, 당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받아들이기엔 스트레스가 컸고 오랜 시간이 걸렸죠.

*본래 마케터였던 제가 회사의 인수합병 이후, 저의 의사는 고려되지 않은 채 직무가 사업기획자로 변경되어 채용되었을 때 일입니다. 






2. 유쾌하고 대담한 일을 해왔는데 말이죠. 


A사가 아닌 영역에서 젤리조바는 꽤 유쾌한 일을 많이 해냈습니다. 


칵테일 동아리의 학회장을 지냈고, 하루 1,800명의 방문자가 방문하는 블로그도 운영했어요. 단순히 유입량만 고려한 포스팅이 아닌 본인만의 B+ 감성과 블로그 품질도 잘 유지했답니다.


또한, 본인만의 친화력과 똘끼(?)는 페스티벌이나 파티 분위기를 톡톡히 주도하며, 많은 이들과 즐거움을 나누며 “인싸들의 인싸, 인플루언서들의 인플루언서” 포지션도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죠. 


본인의 생일 파티도 직접 기획하여 많은 이들에게 특유의 유쾌함으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정말 재밌는 것은 제가 그 파티를 다녀온 후 디제이를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 관련 글: 디제잉 클래스 수강)


위 글을 읽고 마냥 “잘 놀기만 했네”라고 치부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를 모를 때의 생각입니다.


코로나 시기에 마케터 프리랜서이자 취준생으로서 정말 말도 안 되고, 날 것의 경험도 있었어요. 블로그를 통한 수익 창출도 침체된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고 있었고요. 그 외에 A사 입사 전 젤리조바가 겪은 일부 경험은 썩 유쾌하진 않았습니다. 


▶ 지원서를 가리지 않고 넣다가 ‘주식 리딩’ 업체까지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어울리진 않지만, 해당 업체에서 브랜딩/마케팅을 하겠다고 그를 채용했거든요.

잘 갖춘 사무실과 ‘주식’이란 소재로 잘 포장된 회사였지만 왠지 모를 불편, 불안감 때문에 1개월 만에 벗어났다고 합니다.

나름 본인이 고안하여 ‘월별 테마주 달력’을 만들었는데, SNS에서 그 달력이 바이럴 되는 것을 발견하고 뿌듯했다고 하네요. (정작 본인은 출력 전 퇴사해서 없다고 합니다.)


▶ 광고 대행사 면접도 봤어요. 어느 한 대행사는 직원들 의자를 듀오백으로 바꿔줬다, 해외여행도 보내줬다 등 열렬히 구애한 것과 달리 계약 직전 ‘6개월간 최저임금 계약’ 등을 내밀어 권유를 거절했죠.

이때 정말 많은 현타가 찾아왔고 차가운 현실을 직시했다고 해요.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내임밸류 있고, 조건도 충분한 A사의 입사 기회는 고민할 여지가 적었죠.


하지만 앞서 얘기한 배경으로 1년 6개월의 시간 끝 A사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지금까지 거쳐 온 경험과 많은 고민을 다시금 등에 업고 내린 결정이죠. 

✏️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하죠.

‘퇴사’라는 선택이 그저 꺾인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적어도 최선을 다해 버텼으며 본인을 돌보기 위한 마음에 더 주목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3. 도피가 아닌 앞을 향한 통로 


젤리조바의 일부 지인들은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다, 경기도 안 좋으니 더 버텨봐라, 그만두려면 계획부터 있어야지” 등 답했다고 합니다. 충분히 합리적일 수 있고 걱정을 담은 조언이었죠.


젤리조바도 본인이 퇴사하게 되면 마치 현 상황에서 도망치는 것밖에 되지 않을까 우려했습니다.


그럼에도 선택했습니다. 매슬로이의 이론 중 가장 최상위에 있는 ‘자아실현의 욕구’를 꿈꾸기 위해 본인부터 챙기기로. 비록 퇴사 통보를 하게 되었지만 주머니에 담아 갈 만한 이야기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비록 어려운 과정이 있었지만 내임밸류 좋은 A사의 근무 경험을 얻었네요.

본인이 잘하는/못하는 영역, 성취감 또는 스트레스를 얻게 되는 경우를 잘 알게 되었어요.

심의가 까탈스러운 제품의 ‘카피라이터’로서 극한의 근거 논리를 만드는 경험도 해봤어요.

본인의 ‘마케터’로서의 열정은 본인을 아주 넓은 곳까지 데려다주는 사실을 알았어요.

결과적으로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한 대담한 선택을 했습니다.



젤리조바는 ‘퇴사’ 이후 한동안 신경 쓰지 못한 본인의 건강과 블로그를 챙기고, 본인만의 B+ 감성이 들어간 이모티콘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분명 그 외에도 유쾌한 일을 많이 만들어 낼 거예요. 

✏️ 그의 선택에 응원 담은 박수를 보내며 “퇴사 중 진-짜 잘한 퇴사”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본 이야기를 유의미하게 읽으셨다면 댓글로 그를 응원해 주세요.

젤리조바의 퇴사 이후의 행보는 인터뷰를 한 3월 18일로부터 ‘93일’ 이후인 2023년 6월 18일에 확인하여 본 글의 댓글에 남기겠습니다.



인터뷰이 '젤리조바'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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