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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뉴월의 뉸슬 Oct 23. 2021

달콤끈적한 사랑에 앓다죽을 퀴어 영화 추천 5작


1.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


2시간 12분

이탈리아 근교의 어느 가족 별장,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17살 소년 엘리오. 24살 청년 올리버가 엘리오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찾아오면서 그들의 특별한 여름이 시작된다.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마이클 스털버그


★★★★★


"여름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영화." 햇살 가득 청량한 사랑을 꾹꾹 눌러 담은 영상미가 일품이다. 초반의 지루함만 살짝 참으면 n차 관람을 하게 만든다. 쨍한 초록색의 향연+첫사랑의 풋풋함=콜마넴. 티모시 샬라메와 아미 해머의 간질거리는 키스신이 죽어있던 연애 세포를 멱살 잡고 끌어낸다. 이 영화를 아직까지도 안 봤다면 반.드.시 보는 걸 추천한다. 나처럼 뒤늦게 빠져 콜마넴 2기 외치지 말고...흑흑



2. 킬 유어 달링(2013)


1시간 46분

컬럼비아 대학의 앨런 긴즈버그와 잭 케루악, 윌리엄 버로우즈. 뉴 비전이라는 새로운 문학 운동을 펼치던 그들은 자신들의 뮤즈 루시엔이 얽힌 충격적 사건을 마주치게 된다.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데인 드한, 벤 포스터


★★★★★


너무 재밌어서 영화가 끝나지 않았으면 했던 작품...이었지만 감독이 똥을 싸버려서 "두 번은 못 보는 비운의 영화". 소아성애자 스토커한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이지만 작중 연인 사이로 묘사해 성범죄자를 옹호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작품이다. '실화'를 왜곡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그래도 데인 드한의 퇴폐미가 다했다.. 몸으로 섹수하는 게 아니라 눈빛과 분위기로 섹슈해 나의 심장을 찢고 태우고 아주 그냥 산산조각 내버린다. 아.. 나 남자들이 엉망진창으로 질척거리며 사랑하는 거 좋아했네...;;


<토탈 이클립스> (1시간 46분) 도 두 시인들의 사랑을 다룬 영화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초절정 리즈를 담아 매 순간마다 눈 호강하게 된다. 천재들의 동경 아닌 사랑 <킬 유어 달링>이 재밌었으면 한번 보시길!


3.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


2시간 59분

문학을 좋아하는 고등학생 아델이 파란 머리의 대학생 엠마를 만나 이전에는 몰랐던 뜨거운 감정을 느끼면서, 아델의 삶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

출연: 아델 엑사르쇼폴로스, 레아 세이두, 살림 케치오체


××★★★


솔직히 네임드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끝까지 시청하지 않았을 영화다. 섹스 씬이 너무 많고 (거의 2/3 가량이 배드씬이다) 수위가 상당히 높아서 19금이 아니라 39금으로 해야 할 정도. 수위가 센 베드씬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추천한다. 그럼에도 제목을 은유하는 파란색의 따뜻한 영상미가 아름다웠다. 많은 사람들이 왜 퀴어 영화의 대표작이라고 말하는지 궁금하다면 한 번쯤은 보는 걸 권한다.



'여성 퀴어 영화'에 흥미를 느꼈다면,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영화 <캐롤> (1시간 58분)도 추천한다.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날, 따뜻한 모닥불 앞에서 뜨는 모직물의 솜 냄새를 물씬 느낄 수 있다.


4. 해피투게더(1997)


2시간 25분

홍콩 출신의 두 남자 아휘와 보영은 이기적인 보영의 성격 탓에 이별과 재회를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친 아휘에게 대만 청년 장이 다가와 위로를 건넨다


감독: 왕가위

출연: 양조위, 장국영, 장첸


×★★★★


"8090년대 홍콩의 날것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필름 영상의 정석, 아름다운 미쟝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영화. 나도 저런 곳에서 내일을 생각지 않고 취하면서 살아보고 싶단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양조위와 장국영 배우의 티키타카가 재밌고 비주얼 합이 끝장난다. 홍콩 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5. 아가씨(2016)


2시간 25분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엄격한 이모부와 살아가던 귀족 아가씨 히데코에게 새 하녀 숙희가 찾아온다. 고독한 나날을 보내던 히데코는 순박해 보이는 숙희에게 의지하기 시작한다.


감독: 박찬욱

출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 퀴어 영화. 박찬욱 감독 특유의 어두컴컴하지만 세련된 색감이 잘 표현됐다. 앞서 소개한 퀴어 영화들과 달리 "주인과 하녀"라는 상하관계에서 출발한다. 산뜻한 반전까지 더해져 영화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 신분제도를 넘어선 사랑과 스릴감 넘치는 금지된 만남은 퀴어판 [마님과 돌쇠]를 떠올린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퀴어 영화를 더 보고 싶다면, <왕의 남자> (2시간)와 <불한당:나쁜놈들의 세상> (2시간)을 추천한다. 영화 <아가씨>가 "일제강점기 시대"를 잘 표현해냈다면 <왕의 남자>는 "조선 전기", <불한당:나쁜놈들의 세상> 은 "현대적 배경"으로, 시대적 미쟝센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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