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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이지 May 30. 2024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prologue


회사를 다니다 보면 원하지 않은 상황을 자주 경험하는 것 같아요.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한 창구일 뿐인데 좋은 사람들과 친해지고 일에 진심이 되어버린 탓일까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4년 동안 열심히 다닌 회사를 퇴사하는 건 한순간이었어요. 퇴사가 그렇게나 쉬운 줄 상상도 못 했는데, 막상 퇴사를 지르고 난 후의 상황은 일사천리였습니다. 인수인계도 잘했고 오랫동안 한 공간에서 하나의 목표로 달린 사람들과 웃으며 마지막 인사도 나눴어요. 아쉽지는 않았고 속 시원했어요. 앞서 굉장히 축약해 버린 '원하지 않은 상황'을 경험한 덕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든 부러워할 백수가 되었습니다. 백수가 되어 눈에 띄게 바뀐 건 휴대폰을 하루종일 방해금지모드로 설정해 둔 것과 늦어진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입니다. 공백기간의 이유를 공부로 말하기 위해 자격증에 응시했고 그 외의 시간엔 친구들과 놀고 가족들과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온전히 쉬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다 종종 '취직'과 '돈'이 목덜미 가까이 시퍼런 채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어떤 감정이 찾아오는지, 나는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엔 잊기 전에 자주 적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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