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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꽃 Aug 02. 2021

우루스의 배기음을 통해 들은 것

당신의 즐거움에는 한계가 있는가?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주차타워에서 차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주차타워에 올리지 않는 고급차들을 구경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돌연 평화롭던 대기의 평화를 깨뜨리는 소리가 울린다. 차에 대해 아무런 지식과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존재 자체만으로도 눈과 귀를 사로잡을 자태의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얼굴을 비춘다. 

서울에 아무리 외제차가 많다고 한들 역시는 역시인걸까, 우리의 차가 타워에서 나오고 차를 건네받는 동안 발렛으로 주차를 하며 들려오는 야수의 소리. 애써 신경 안쓰는 척 차를 타고 빠져나가는 동안 들려오는 엔진 소리에 엔진 사운드 디자이너의 작품에 빠진 듯 내적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루스의 주차가 끝나자 옆의 외제차들이 상대적으로 별 것 아닌 것처럼 되어버리는 그림이 꽤나 어색하다.

공도에 올라 이동하며 곰곰이 그 장면과 상황을 씹어보니 

결국,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 


모든 필드에는 내가 가진 것보다 우위의 것이 있을 수 있다는 점. 평생을 상위로 살아오던 지방의 학생들이 서울소재의 대학 또는 의대나 카이스트 등의 더욱 큰 필드로 가서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이들이 생기는 것들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게임에서 유저가 이탈하게 되는 시점이 어느 시점인가 하면, 1 2 3 순의 클래스를 가진 채널이 있다고 쳤을 때. 각자의 채널에는 그 유저와 비슷한 수준의 유저가 있는 것이고, 하위 채널의 상위 랭커가 상위 채널로 유입되는 경우 하위 수준이 되면서 게임에 흥미를 잃어버린다고 한다. 내가 속한 그룹이나 환경에서 최상의 선택이 다른 그룹에서는 최하가 될 수 있다는 점.


결국, 이러한 이유들로 


마음이 나의 유일한 친구이자 적


이라는 것이 성립하게 되는 게 아닐까? 아무리 좋은 차도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금 모든 최고의 차들이 10년 뒤에도 최고의 차일 수 없을 것이라는 걸 당연히 예상할 수 있다. 그 찬란하던 체어맨과, 어떻게 지내냐는 물음에 답했다는 그렌저의 현 시대의 위상을 보라. 그러니 한계가 있는 가치에 내 목표나 이상을 투영하거나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곧 내 발로 괴로움에 고리에 빠지게 되는 길 일 테다. 그렇기에 각자 위치에서 후회하지 않을 최상을 것을 선택하면 되는 게 아닐까? 영혼을 끌어올 필요도 없고, 다른 이의 것을 부러워할 이유도 없으니 말이다.


이것을 곧 직업적으로나 삶의 대부분의 필드에도 적용한다면,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10년 뒤에도 최고의 전문가가 된다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서 있는 그 위치에서 나태하고 게으르지 않고 할 수 있는 정도를 꾸준히 해서 성장해나가는 것. 요가를 하듯 매일 한 마디만큼만 더 성장하는 게 즐겁게 살아가는 법이 아닐까?


당신의 무한한 가치는 어디에 두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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