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과거, 반짝이는 영광을 크락션 소리로 가득 찬 먼지 쌓인 카이로에서
뮤지엄으로 가는 길, 혼자 여행자의 시선으로는 안타까움 밖에 보이지 않는다.
뮤지엄 앞은 타흐리르 광장으로 카이로 트래픽의 단면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카이로 관광의 핵심인 장소임에도 거기서 3분만 밖으로 걸어가면 니하오가 바로 날라오기 때문.
2019년 4월 새로 신설된다는 뮤지엄은 기자/ 피라미드가 있는 곳에 지어진다고 하니 더 나은 환경을 기대 해 본다.
뮤지엄에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이집트 전반에 있는 무질서 속의 질서가 이곳도 비켜나갈 수는 없었다.
티켓부스는 3개가 있다. 1. 아랍인용 2. 외국인용 3. 가이드용. 아랍어를 할 줄 안다고 해서 아랍인용에서 티켓 구매를 할 수는 없다. 이런 비효율적인 티켓 부스부터 이곳이 이집트임을 다시 확인한다.
가이드가 없이 입장한다면, 어디로 가야할지, 정말 가야 할 곳을 잃어버린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유럽, 북미의 뮤지엄과 다르게 박물관 지도를 준다거나 방문객을 위한 배려같은 디테일은 바라선 안되기 때문.
welcome to Egypt
나는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맛있는 것 부터 먹자 주의다. 다른 것으로 배를 채워서는 맛있는 음식을 정말 맛 있게 못 먹을 수도 있으니까.
바로 2층의 미라 전시실로 향했다.
그래도 이집트의 역사 지리 미라와 파라오에 관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공부를 한 덕분인지
오랜만에 박물관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났다.
파피루스를 보며 "아 저건 무슨 신이고 무엇을 담당하며 어떤 행동을 하는 것 이구나" 정도
그렇게 미라 전시실 입장, 사진 촬영 불가장소
BC 1100,1397,1479 년도의 미라들 보이는 부분은 머리와 발 정도이지만
이것은 해골이 아니다, 수분이 쫙 빠진 사람 자체. 잇몸과 치아상태, 귀의 모양
정말 신성한 과정을 통해 미라가 된 과거의 파라오들은 할리우드에서 괴물이 되었고 이집트 문명의 과학의 산실을 오락거리로 만들어버렸다. 그 덕에 분명 이집트의 관광 수익도 늘었겠지만.
하지만 그 모습을 보니 몇 천년이 된 거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게 정말 숨만 불어지고 살이 차면 움직일 수 있을 것만 같은 모습이니 분명 좋은 소재가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각 장기는 장기 전용 항아리에 담아지고 그 껍데기만이 남아서
파라오들의 미라를 보니, 동물 미라가 보고싶어졌다. 바로 물어서 이동
가까워질수로 짙어지는 페인트와 먼지냄새
전시하고있는 함 위에서 패인트칠을 하고 다른 오픈되어있는 유물들은 안중에도 없다.
사실 이곳은 관리가 정말 되지않고있다. 모든 석상이고 자시고 손 때가 다 묻어있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만지지 않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느낌을 주는 정도.
보는 사람들도 전시를 하는 이곳도 수준이 비슷한 느낌.
오직 투탕카문의 것들만 관리를 좀 하는 느낌 사진 찍지 말래도 다 휴대폰으로 찍는 것만 보아도 딱이다.
정말 많은 전시실이 있지만 대부분이 사람이 텅텅 빈 장소들.
투탕카문에만 몰려진 덕에 나는 정말 박물관의 에너지를 잔뜩 받으며 혼자 즐길 수 있었다.
이집트학을 전공하거나 좋은 박물관을 즐기던 사람이라면 불쾌감을 정말 느끼기 쉬울 것 같은 이집트 뮤지엄.
마스크를 써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던 공기의 상태
날개마다 먼지가 쩌든 선풍기들을 틀어 둔 전시실들
유물이고 전시고 뭐고 페인트칠을 촥촥 하는 인부들
석상들을 마구 만지며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
가이드조차도 만지고 플래시를 켜며 대리석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보여주니 말 다 했다
나를 보며 손가락질하는 꼬맹이들까지
이곳은 연간 프랑스 파리보다 2배 많은 관광객이 오지만
그럴 자격이라곤 없어보이는 장소였으며
과거의 반짝이는 영광으로 먹고사는 먼지에 덮힌 현재의 이집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