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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영 Jun 15. 2023

AI 프로젝트 기획, 제안, 수주까지의 여정 - 上편

Lesson Learned Points & 감정

올해 5월 초에 퇴사하고 프리랜서로써 올해 하반기에 집중하고자 했던 것에 몰입하느라 브런치를 정확하게 1달 동안 방치를 해놨었습니다. AI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제가 세워둔 저의 건강과 루틴들을 부수며 주말 반납은 물론 4~6시간 자면서 일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웠던 교훈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번 글, 시리즈에서 얻을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B2B 사업은 어떻게 시작되며 수행과 수주 이전까지의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무슨 생각하면서 살게 되는지

- 제안서 발표자료 작성 시 어떤 도움이 있으면 좋은지, 여기서 허들은 무엇인지

- 발표 시 심리적인 요소, 마인드 잡기

- 제안 발표 시 질의응답은 어떤 것을 하느냐?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5/3 사업 제안

- 6개월 자연어처리 관련 Project Manager를 해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원래 저는 하반기에 기업교육을 하면서 벌려놓은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 그냥 NLP 프로젝트 늘 먹던 것을 하면 무조건 거절을 했을 텐데 이번 내용은 제가 많이 해보지 않은 검색 분야였고 이 사업을 잘 이끈다면 장기적으로 저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검색이라는 것이지, 여러 분야를 동시에 하기 때문에 무사히 프로젝트를 끝낸다면 단기간에 많은 경험치를 얻을 것 같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 곰곰이 생각해 보고 제안한 사업을 받아들였고 하반기에 하려고 했던 교육들은 전부 취소하였습니다. 금전적인 관점으로는 보험 장치 없이 그냥 Risk Taking 하는 미친 짓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이 사업이 떨어지면 다시 제가 여러 일들을 찾아서 발로 뛰어다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손익비는 좋지 않지만, 장기적인 손익비는 뛰어나다고 판단하여 베팅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5/19 고객과의 첫 미팅


- 첫 미팅 때에는 문제 진단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과거에 했던 업체가 있었는데 여기에 대한 Painpoint들이 존재하는 것을 인지하였고, 이 부분들을 제대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또한 ChatGPT가 뜨거운 감자이다 보니, 내년에 Large Language Model들을 활용한 사업을 하고 싶어 했고 니즈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고객사가 이 부분을 어떻게 활용하면 효용이 있을지, 예시와 한계점 위주로 준비해서 나갔습니다.

- 현재 AI, 자연어처리 Sector에서는 Large Language Model을 경량화와 자체적인 구축에 대한 니즈가 상당합니다. openai가 general 한 언어모델을 열었다면 다른 기업들은 각자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Domain-Specific 한 모델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 아는 지식현실적인 부분(데이터, 학습환경과 운영환경, 선행이 되어야 할 컴퓨팅 파워)들 위주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 무엇보다도 같이 하고 싶다는 열정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고객과 라포(rapport) 형성하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5/23 제안서 작성을 위한 R&R 분배

- 5/23일에 RFP(Request For Proposal)가 나오고, 제안서 제출 마감일(6/7)이 나왔습니다.(2주 동안 작성) RFP의 요구사항들은 기능, 보안, 데이터, 성능, 테스트, 품질 등 다양한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약 70여 개 존재하였습니다.

- 제안서 제출 분량은 가히 끔찍하였습니다. A4 기준 100장 이내(가로가 아닌 세로 형태), 발표자료 30장 내외, 요약본 30장 이내였습니다. 써본 경험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많이 쓰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제안서를 쓰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너무나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쓰고 싶지 않네요.

- RFP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을 일단 제안서 목차를 구성하여 파트를 나눠서 작성하였고 10일 동안 다 쓰고 나머지 기간에는 발표자료에 All-In 하기로 하였습니다.




5/24 ~ 6/1 제안서 작성


- 처음 쓰는 제안서는 아니었지만 제안서를 잘 쓰냐고 물어보면 절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프로젝트를 수행, 리딩하고 개발하는 것을 좋아했지, AI 컨설팅을 하면서 제일 싫어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의 논리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지능이 높아지는 기회)이며 저는 벼랑 끝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 (입찰 경쟁사를 알 방법은 없습니다만 만약에 안다면) 경쟁사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나 또는 우리가 가진 기술이나 확률적인 우위, edge가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이를 강점으로 살리는 부분은 필수입니다. 여기서 제일 큰 줄기의 스토리구성을 하였습니다.

- 그 후, top-down으로 채점표와 RFP에 있는 요구사항을 빠짐없이 모든 내용들을 기입하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 작성하다가 막히는 부분이나 모르는 부분, 창의력이 필요한 부분들이나 이런 부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지? 정말 고객사의 end user가 사용하는 게 좋은지? 등등 고객에게 문의하였습니다. 첫 미팅 때 이미지를 잘 쌓아두니 편하게 많은 정보를 제공받았습니다.

- 제안서와 발표자료는 절대 정답이 없는 영역입니다. 정량적인 부분보다 정성적인 부분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피드백을 받으면 받을수록 내용은 추가가 되어야 할 것 같고 작성하는 인원들의 피로도는 계속 더해져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이 이번 제안에서 다른 경쟁사에 비해 필살기나 강점이 된다는 보장이 있다면 추가를 검토하는 것이 맞지만 부합하지 않는다면 칼같이 쳐내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의 여러 인지 편향 중 "매몰비용의 오류"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전에 시간이나 재화를 투자하여 더더욱 특정 행동에 개입하는 편향에 빠지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6/2 ~ 6/6 발표자료 작성, 6/7일 제안서 제출

- 처음에 발표자료를 작성할 때, 제안서에 있는 내용들 요약부터 하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핵심 내용들을 옮겨 붙이다 보니 텍스트들이 많고 전혀 읽히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공사를 해야겠구나, 제안서와 발표자료는 완전 다른 게임이구나를 다시 한번 인지하였습니다.

- 발표자료들을 만들면서 내가 20분 동안 떠들었을 때 심사위원들이 잘 들어줄까? 이 부분을 계속 생각하면서 작성했습니다. 그렇게 작성하다 보니 점점 간결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하지만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작성하고 있던 인원 4명은 계속 보던 내용들이라 시야가 닫혀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야가 닫히니 뇌가 고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스토리 점검 그리고 그에 맞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확실히 처음 보는 사람이 피드백을 해주니 신선한 요소들이 생겨났고 강점을 어디에 더 두어야 할지 깨달았습니다. 집단 지성의 위대함을 한번 더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장표를 더 만들게 되어서 피로도는 당연히 올랐다.)

- 제안서를 다 썼지만 발표자료에 추가되는 부분들이나 수정된 부분은 제안서에 연동하는 작업을 동료가 해주었습니다. 제안서와 발표자료끼리 싱크가 맞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은 고객사와 유사한 성격의 기업에 다니고 있는 지인에게 알았는데요. 싱크가 안 맞으면 어떻게든 트집을 잡거나 감점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 제안서 제출 하루 전날에 완성하고 현충일 날 알코올 주입하였습니다.


작성 다하고 쪽갈비랑 전집가서 소주



제안서와 발표자료를 쓰면서 느낀 부분

- RFP는 저와 기술영업 1명, 동료 1명, UI/UX 1명과 함께 총 4명이 메인으로 해서 작성하였습니다. 제가 프리랜서를 하다 보니 벌려놓은 일들이 있어서 다른 일들을 하면서 RFP를 작성하는 것에 집중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다른 일을 같이 하는 인원들에게도 미안하고, 같이 작성하는 인원들에게 미안한 감정과 많은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 여기서 저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는 마음을 버렸습니다. 오히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와 선택과 집중이 더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과거에 번아웃을 여러 번 겪었었는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 빠르게 지친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달았습니다. 정말 에너지를 쏟아야 할 곳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맞는지 빠른 판단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발표 연습 과정, 발표, 질의응답 그리고 이 글의 결말은 2편에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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