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싫었던 사회 초년생의 패기
"출근하기 싫어."
2020년, 신년의 시작부터 내뱉은
사회 초년생의 치기 어린 외침이었다.
야심 차게 시작했던 첫 회사 모 대기업은
팀이 없어져 폭풍 앞 갈대 마냥 흔들렸고,
그것에 질려 도망치듯 이직한 두 번째 회사는
반 강제적인 제너럴리스트의 길을 걸으며 개고생을 했다.
(쥐꼬리만한 월급은 물론 서비스 :D)
총 합해봤자 1년 남짓 된 경력의 20대 중반 애송이에게는
아직 열정이 넘쳤고 반항심도 강했고 성장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돈을 벌고 싶었다.
당연하지 않은가, 직장인에게 돈 만한 보상이 어디 있다고.
"계속 이렇게 살아야 돼?"
선택지는 총 세 가지가 있다.
1. 꾹 참고 지금 회사를 다닌다.
2. 열정과 성장을 꿈꿀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는다.
3. 프리랜서로 전환한다.
첫 선택은 2번이었다.
지금 회사에 너무 지친 상태였고
프리랜서는 아직 입지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기에 무리였다.
애송이치고 꽤 현실적인 생각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스타트업.
당시의 나에게 스타트업의 이미지는 젖과 꿀이 흐르는 미지의 땅이었다.
스톡옵션도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나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니!
스타트업에 완전히 매료된 나는 수많은 서류 준비와 면접을 거친 결과,
해외 무역 관련 모 스타트업에 당당히 입사하게 되었다.
원하는 직무, 성공적인 연봉 협상,
분위기가 좋은 실무진들까지.
이보다 완벽할 수 있는 회사 나와보라 그래.
열정과 기대감을 가득 품고 도착한
나의 세 번째 회사에서 첫 출근.
첫 출근부터 나의 희망은
알차게 부서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