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는
원하는 대학에 갈 줄 알았다.
20대에는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줄 알았고,
30대에는
소울메이트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와 함께
오순도순 살 줄 알았다.
그렇게
인생은 정해진 순서대로
흘러갈 줄 알았다.
돌이켜보니
단 하나도
계획대로 흘러간 것은 없었다.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주어진 길 위에서
최선을 다해 걸어왔고,
그 결과
내가 정확히 바라던 모습은 아닐지라도
나름 이뤄낸 것들이 생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점점
더 조여왔다.
불안했고,
공허했다.
이것들이 정말
내가 원했던 것인지,
아니면
그저
원해야 한다고 배워온 것인지.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잘 살아 보이기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머릿속에서는
익숙한 목소리들이 먼저 튀어나왔다.
실패하면 어떡해.
너무 늦은 거 아니야.
남들은 다 이렇게 사는데
너만 왜 그래.
그 목소리들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마치 내 생각인 것처럼 들렸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건 한 번도 내가 선택한 적 없는 기준들이었다.
그제야 알았다.
나는 내 인생을 살고 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기준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는 걸.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이상하게도
조금은
숨이 쉬어졌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 기준들에서
벗어나
걸음을 떼었다.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방향이었다.
그때,
한 친구가 말했다.
“키즈모델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나이야.”
그 말은
나를 붙잡고 있던 것들을
단번에 끊어내주진 않았지만
적어도
더 이상 그 안에
갇혀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걸
알게 해줬다.
생각해보니
아직 인생의 절반도 살지 않았다.
그런데도
스스로를
이미 늦었다고
단정 짓고 있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제는
나를 붙잡고 있던 것들에서
조금씩
벗어나보기로.
내 목소리를 듣기로.
내가 원하는 것을
하나씩
선택해보기로.
그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이해되지 않을 수도,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이제
나를 선택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