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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테나 Nov 04. 2022

이륙부터 착륙까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

악천후라도 ILS가 있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KE631편 사고

예년에 비해 국가적으로 국방, 외교, 경제, 사회적으로 이태원 참사와 같은 큰 사건사고가 정부의 무책임한

관리 감독으로 잦은 가운데, 지난 10월23일 18시35분 운항 및 객실승무원 11명과 승객 162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KE631편 A330-300(HL7525) 여객기가 필리핀 막탄세부국제공항에 도착 예정시간인 22시를 넘긴 23시7분 착륙 중에 활주로를 벗어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체 손상 정도로 보면 10년 전 아시아나항공 214편 사고를 떠오르게 하는 이번 사고는 다향히 인명피해는 없지만, 동체 전면 하단과 엔진이 크게 파손될 정도로 큰 사고로 현재 조사 중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사고 정황은 우천으로 마찰계수가 낮아진 활주로에 2번의 고어라운드를 거쳐 3번째 착륙과정 중에 총 길이 3,310m인 활주로를 지나 착륙유도등, 로컬라이저 등과 충돌하면서 노즈기어, 동체, 엔진 등은 완전히 파손되었고, 사고 직후 승객과 승무원들은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했다는 정도이다.

동남아시아 인기 여행지인 필리핀 세부에 취항 중인 국적항공사는 진에어, 대한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이 매주 총 21편을 운항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인기 여행지 필리핀 세부의 관문인 막탄세부국제공항은 이번과 같은 기상 상황에서 야간에 ILS가 아닌 비정밀접근으로 착륙하기에는 어려운 공항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로서 동일한 기상을 가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태국 수완나품 국제공항 등에서 이번과 비슷한 사고가 없는 이유는 ILS가 24시간 살아 있기 때문이다.


공중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거나 기체는 전파되어도 기적적으로 인명 피해가 극소수에 그쳤던 KE007편, KE858편, OZ214편 사고처럼 전세계의 이목을 끄는 큰 사고 외에 인명 피해가 없는 사고는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관심과 뉴스에서 잊혀지고 사라진다.


안전운항이 핵심가치인 항공사에게 우리 항공사를 믿고 탑승한 승객이 목적지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안전하고 편안한 비행이 우선적으로 중요하고, 이를 위해 운항과 객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책임지고 있는 승무원과 기체도 중요하다.

누구보다 출발부터 목적지에 도착해 엔진을 끄기 전까지 해당 비행편의 모든 것을 책임을 지고 있는 기장은 매달 60시간 내외의 비행 중에 승객과 승무원 동료들의 안전과 혹시라도 이번처럼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 유무를 떠나 가장 주목 받는 존재이기도 하다.

사고 당일 KE631편의 항적을 보면 막탄세부국제공항 상공에 도착해 기상악화로 내리지 못하고 1시간 동안 선회한 흔적을 볼 수 있다. 20년 비행경력을 가진 고참 기장은 기상조건, 기체 상태, 잔여 연료 등을 고려해 착륙과 회항의 기로에서 이륙부터 착륙 전 과정에 걸쳐 운항통제를 담당하는 서울 본사 비행종합통제센터와 교신 후 결정이 착륙이었을 것이다.


사고 원인으로 착륙장치 이상과 같은 확인 되지 않은 얘기들과 기체 파손 정도에 비해 단 1명의 인명피해도 없게 비상탈출조치를 취한 객실승무원에 대한 불만도 뉴스에서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운항과 객실승무원들이 감당해야 할 무게를 생각하면 이들에 대한 질책과 칭찬은 사고 조사 결과 나오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지금쯤이면 활주로를 이탈하게 된 이유는 이미 파악하고 확인 단계 중에 있을 이번 사고에 대해 현직 운항승무원들의 공통적인 지적은 조종사 과실 유무를 떠나 악천후로 인한 시정 저하가 원인을 제공했고 ILS가 있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라는 것이다.

10월23일 KE641편에 이어 30일에는 인천공항을 떠나 호주 시드니를 향해 이륙한 KE401편 A330 300(HL7702) 여객기가 엔진이상으로 회항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회항 직후 동일 기종 대체기를 신속하게 투입해 승객들을 시드니로 출발시킨 대한항공은 지난 2일 국토교통부장관이 소집한 항공안전 비상대책 점검회의에서 운항승무원 훈련과 심사, 기체 정비와 운항체계에 대해 특별 점검과 20년 전후로 운용한 A330-300, A330-200, B777-200ER 12대는 퇴역시키고 B787-9과

B787-10 20대를 도입해 교체한다고 밝혔다.

연이은 사고로 A330-300에 문제가 많은 것처럼 비쳐지고 있으나, A330 패밀리는 1995년부터 전세계 항공사들이 상업운항을 시작한 이래, 지금도 여객 수요가 많은 국내선 단거리노선부터 B777, B747, A350 같은 대형기종을 투입하기는 부담스러운 여객 수요가 적은 중장거리노선까지 커버하는 만능선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군용기로 개조된 다목적공중급유기 A330MRTT는 우리 공군과 유럽 각국 공군에서 운용되고 있다.

국적항공사의 A330 패밀리 보유 현황을 보면 40대가 넘는 기체를 운용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에 티웨이항공이 올해 상반기 A330-300 3대를 도입해 인천~울란바토르, 싱가포르에 이어 오는 12월23일부터

인천~시드니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며, 양양국제공항을 허브로 하는 플라이강원도 A330-200과 A330-200F를 도입할 예정이다.


끝으로 객실승무원은 기내식을 주고 면세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출발부터 도착까지 기내 안전을 책임지며 비상 시에 우리를 살려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먼저 알아주기를 바라며, 평상시에는 탁상공론으로 일관하다 사고가 나자 전면에 나서 호들갑을 떠는 국토교통부 장관을 보면서 이태원 참사를 대하는 그 누군가와 다를바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사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플라이트레이더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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