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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히 Aug 13. 2020

15 덴마크에 온 지 여섯 달, 나의 워홀은 지금부터

맞겠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1년이다. 오늘로 덴마크에 온 지 188일이 됐다.

365일 - 188일 = 177일. 남은 날보다 지나온 날이 더 많다.


지나온 날만 계산해봤지 남은 날을 계산해보진 않았는데, 소름.


뭐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마음 가짐이, 이젠 뭐라도 하고 가야 되지 않겠냐는 다짐으로 바뀐 지 오래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즐겨보자며 시작한 도전이 또 마음에 짐을 남긴다. 마음에 짐이 생겨 괴로워하고 있던 찰나, 지랄 맞은 성격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기회가 또 손을 내민다. 잡아야만 한다. 그래야 내가 나를 덜 괴롭힐 수 있다.


덴마크에 오기 전부터 기다렸던, 7월부터 재개한다는 덴마크어 무료 수업을 듣게 됐다. 지난주, 보증금을 입금하라는 메일을 받고, 어제 인터뷰 보러 오라는 답변을 받고 다녀왔다. 지난 6월 어학원에 처음 문의한 뒤 7월 한 달을 내리 쉬는 어학원 방학이 끝나기 만을 기다린 끝에 얻은 값진 결과였다. 그리고 오늘, 내일부터 수업이 시작된다는 메일을 받았다. 기다림의 시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길었기에 어제 인터뷰를 보고 내일 수업을 시작한다는 게 얼떨떨하지만, 결론은 뭐라도 할 게 생겼다.


어제 다녀온 어학원. 토익 공부할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이 세상 어학원은 다 비슷한 느낌 같고 그렇다


보증금은 2000 크로네다. 한화로 약 36만 원. 모듈을 통과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한다. 여전히 내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변수가 따르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손에 잡히는 목표가 생겨 얼마나 기쁜지. 그 첫 번째 목표는 보증금을 돌려받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 이제 목표가 목표를 낳을 일만 기다리면 된다. 항상 그래 왔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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