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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헤르쯔 Nov 14. 2022

지옥이 내게 왔다.

헤르쯔 시집

지옥이 내게 왔다


걸을래? 도망칠래?


나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


도망칠래...


잘 도망친 줄 알았는데..

지옥이 또 내 앞에 나타났다


들어올래? 도망칠래?


도망친다고!!


또 후다닥 도망친다..


이번엔 못 찾겠지 했는데..

지옥이 또 내 앞에 나타났다


그만하고 포기하지 않을래?


싫어! 꺼져!!! 

온갖 욕설을 내뱉고 나는 또 도망친다


이번엔 절대 절대 못 찾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순간 지옥이 내 곁에와 앉아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엉엉.. 큰소리로 울었다..


그때 지옥이 나를 감싸 안으며 토닥거린다.

괜찮아.. 나는 너를 잡아먹지 않아

용기를 내봐.. 그리고 이 안으로 들어와


어쩔 수 없이 엉엉 울며

지옥으로 끌려 들어간다..


깜깜한 어둠 무섭다

차가운 공기 아프다

쾌쾌한 냄새 괴롭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 모든 걸 포기해 버렸다


그래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꽃을 줄게


난 그렇게 지옥에게 꽃을 건넸다


지옥이 말했다

예쁘네 고마워


나는 웃었다.

지옥이 따라 웃었다.


다른 날 나는 지옥에게 내가 꼭꼭 숨겨온

작은 빛 내가 가진 마지막 빛을 달아주었다.


지옥이 말했다.

따뜻하다 고마워


나는 웃었다.

그렇게 말하는 지옥이 너무 웃겨 깔깔 웃었다.

지옥도 따라 깔깔 웃었다.


꽃과 빛이 어둠 속에서 하나 둘 나타났다.


뭐 하는 거야? 네가 한 거야?

너는 지옥인데.. 이걸 네가 한 거야?


지옥은 아무 말을 안 했다.


깜깜한 어둠 속을 걷는데 이제는 넘어지지 않는다.

나는 익숙해진 이곳이 이제 두렵지가 않다.


계속해 걷다 보니 깜깜한 그 어둠은

내가 눈을 감고 바라본 세상이었다.

눈을 뜨고 마주하니 그곳은 빛으로 가득했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아 보았다.

내가있는 그곳이 얼마나 밝은지 눈을 감아도

나는 빛으로 둘러쌓여 있었다.


지옥이 내게 다가와 나의 어깨를 톡톡친다

나는 지옥이 있는 그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깜깜했던 지옥은 밝고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잘했어..

고마워...


그렇게 지옥은 빛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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