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인 <인도 영화의 거장들: S.S. 라자몰리>. 제목 그대로 <RRR>과 <바후발리> 등으로 인도를 넘어 전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이 된 S.S 라자몰리를 밀착 취재하는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 내에서의 완성도나 특이점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평범하지만, 넷플릭스에 많은 작품들이 공개되어 있어 넷플릭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유저들 중 인도영화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S.S. 라자몰리'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테니 그 연장선상에서 '최근의 인도 블록버스터'의 단면을 살펴보거나 그 히트작들을 만든 감독의 면모를 살펴보기 좋은 작품이라 소개해보고자 한다. 말 그대로 S.S. 라자몰리 감독을 위한 다큐멘터리이니만큼, 그의 작품을 한 편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별다른 의미 없는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요즘의 인도 영화 시장은 '톨리우드'의 강세로 통칭되는데, 이 '톨리우드'는 텔루구(인도 동남부의 몇 개 주에 걸쳐 사용되는 언어)+할리우드의 합성어로 말하자면 텔루구어로 제작된 영화 전반을 말한다. S.S. 라자몰리가 데뷔 직후 최초로 활동하던 시장도 바로 이 텔루구어 시장이다. 흔히 '발리우드'라 일컬어지는 힌디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텔루구어 영화 시장은 근 몇 년 사이 인도 내에서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RRR>의 '나투나투' 송으로 아카데미 반열에 오르게 된 S.S. 라자몰리는 이 텔루구어 영화 시장의 주역인 동시에 텔루구어를 세계에 널리 알리게 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인도 영화의 거장들: S.S. 라자몰리>에서 라자몰리의 인터뷰를 좇으며 그 족적의 일부를 찾을 수 있는데, 그가 어린 시절부터 영향을 받았던 영화부터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영화 감독의 꿈을 키웠던 영화의 이름들, 말하자면 텔루구의 고전영화들의 이름이 계속해서 언급되기 때문에, 텔루구어 영화 시장 전반 혹은 텔루구어 고전 영화의 한 자취를 이해하기 좋다. 또 다른 재미는 영화광으로서의 라자몰리, 혹은 치밀하고 세밀한 감독으로의 라자몰리를 조망한다는 것. 예전에 <세 얼간이>가 국내에서 히트했을 때 존경하는 영화감독 혹은 지향하는 영화감독으로 <세 얼간이>의 감독인 라지쿠마르 히라니를 꼽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떻게보면 라자몰리도 그때와 같은 인기를 한국에서 차근차근 쌓아가다 지금 정점에 이르렀다 할 수 있는데, 인도 시장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넘나들며 '인도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감독에 대한 애정 혹은 감독의 작업 방식 등을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기도 하다.
물론 밋밋한 구성으로 인해 비판받아 마땅한 점은 분명히 있다. 말하자면 '다큐멘터리'라기보다 라자몰리 블루레이 내에 수록된 밀착 인터뷰, 혹은 코멘터리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라자몰리의 영화 전반에 대한 다층적인 비판과 비평적 지점의 설명, 혹은 라자몰리 세계관에 대한 비평적인 관점을 철저하게 제외한 라자몰리의 팬들을 위한 영상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짚고 넘어가야 하는 까닭은, 인도 영화의 현 주소를 라자몰리라는 이름을 말미암아 조망해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평소 라자몰리의 영화를 비롯해 인도 영화 전반의 콘텐츠 부족 현상에 갈증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을 위한 다큐멘터리가 될 것임 또한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