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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현 Sep 09. 2023

6| 시니어 세대를 위한 포용적인 디자인

[리뷰]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05호 - 시니어 편 (1)

본 연재는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단행본 및 뉴스레터를 읽고 든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는 리뷰 콘텐츠입니다. MSV시리즈는 '디자인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미션으로 현장 취재, 통계,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신체, 감각, 인지 활동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궁극적으로 포용력을 지닌 사회가 만들어지길 꿈꿉니다. 연재글은 MSV 임팩트 메이커스 2기 활동으로 소정의 활동비를 받고 작성하였습니다.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05- 시니어 편


요즘 시니어 세대에게 관심이 많아졌다. 지방의 소도시로 이주한 뒤 나의 라이프사이클이 어쩐지 시니어 세대와 비슷해졌다는 느낌을 받았고 (친구들에게 우스갯소리로 '할머니의 삶'을 미리 살아보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머지않아 나에게도 다가올 생애주기이기에 더욱 궁금하고 잘 맞이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무척 반가웠던 MSV 매거진 05호의 주제 '시니어'. 책 한 권에 걸쳐 시니어라는 주제를 깊게 파고든 매거진은 처음이다.



삶의 마지막을 위한 가장 평범한 공간


치매환자를 위한 돌봄 공동체 호그벡 마을. 이 마을의 공동설립자인 일로이 반 할의 인터뷰가 수록되었다. 인터뷰 제목을 무척 잘 뽑았다. 인터뷰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나면 삶의 마지막을 위한 가장 평범한 공간 그 자체가 바로 호그벡 마을인 걸 알 수 있다. 호그벡 마을은 치매 환자를 위한 요양시설인데 평범한 마을의 모습으로 공간을 설계하고 디자인했다. 



차가운 병동이 아닌, 저녁밥 짓는 냄새가 나고
아늑한 벽난로가 있는 가장 평범한 공간을 구현했다.
건강 상태와 상관없이, 누구나 그동안 살아온 환경과
가장 비슷한 곳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흰 가운을 입은 의료진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복도가 아니라,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요양시설이라니? 일로이 반 할은 치매 환자를 위한 삶의 질이 아니라,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만이 제공되는 전통적인 돌봄 시설의 설계에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가장 평범한 생활공간을 출발점 삼아 호그벡 마을을 디자인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요양시설이지만 환자들은 가장 나답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늘은 개인 공간에서 혼자 시간을 보낼지, 공용 거실에서 친구를 만날지, 그날그날의 기분과 본인의 성격 그리고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일반적인 요양시설에서는 꿈꿀 수 없는 일이다. 


24시간 대기하는 전문간병인이 있지만, 호그벡 마을에서는 정말 필요한 순간에만 개입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환자를 지나치게 연약한 존재로만 본다면 감옥 같은 시설에 가두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법만을 골몰할 텐데, 환자를 한 명의 사람으로 보고 삶의 질을 고민한다면 돌봄의 방법도 달라질 것이다. 그런 고민을 담아  탄생한 돌봄 마을 호그벡은 현관문을 열면 거리로 나갈 수 있고, 마을 광장에는 분수대가 있어서 친구들과 사교할 수 있고, 집 안에는 평범한 주방과 식탁이 있어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준비할 수 있는 모습이다. 



누가 환자인지, 가족인지, 직원인지 모르겠네요.
환자들이 그만큼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겠죠.



연령과 국적을 초월한 공유 주거, 스웨덴 셀보아파트
연령과 국적을 초월한 공유 주거, 스웨덴 셀보아파트



호그벡 마을이 요양시설의 디자인 측면에서 돌봄 공동체를 시도했다면, 또 다른 인터뷰 사례인 스웨덴 셀보아파트는 운영의 측면에서 돌봄 공동체를 이루었다. 다양한 연령, 여러 국적의 입주민을 하나의 공동주택으로 초대하여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를 돌볼 수 있도록 울타리를 만든 것. 셀보아파트에는 스웨덴의 고령인구, 스웨덴에 도착한 난민 청년, 그리고 스웨덴의 청년 세 개의 그룹이 한 지붕 밑에서 가족이 되어 살아간다. 셀보에 입주하는 모든 사람들은 계약서를 작성할 때 '이웃과의 교제 2시간 의무화 조항'에 서약한다. 이러한 장치가 스웨덴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난민 청년들의 보호자로 만들고, 사회가 보호해야 할 약자가 아닌 사회에 지혜를 나눠주는 멘토로 만들었다.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05- 시니어 편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05- 시니어 편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05- 시니어 편



그 밖에도 시니어이자 장애인인 경우 맞닥뜨리게 되는 삶의 문제, 시니어에게 필요한 기술디자인과 정책, 고령자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는 디자인, 그리고 상업적인 관점에서 시니어 시장에 대한 전망까지. 시니어 세대를 깊고 뾰족하게 들여다본 MSV 매거진 05편 추천추천.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05- 시니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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