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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현 Sep 10. 2023

7| 이동에 제약을 경험하는 사람들

[리뷰]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창간호 - 이동 편 (1)

본 연재는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단행본 및 뉴스레터를 읽고 든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는 리뷰 글입니다. MSV시리즈는 '디자인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미션으로 현장 취재, 통계,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신체, 감각, 인지 활동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궁극적으로 디자인을 통해 포용력을 지닌 사회가 만들어지길 꿈꿉니다. 이 글은 MSV 임팩트 메이커스 2기 활동으로 소정의 활동비를 받고 작성하였습니다.


MSV 소셜임팩트 매거진 창간호의 제호는 이동 Mobility이다. 아래는 창간호의 소개글.


창간호 <이동 Mobility>은
이동에 제약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받은 인사이트와 인터뷰
그리고 교통약자의 이동 접근성 향상을 위한
흥미로운 해외 사례들을 모아 놓았습니다.
초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국내 교통약자가 전체 인구의 사분의 일인 이 시점에
우리 모두가 준비해 나가야 할 제품, 공간, 서비스를 모색합니다.



MSV 소셜임팩트 매거진 창간호 - 이동 편



매거진을 읽다 보면 창간호가 다루는 주제를 통해 매거진이 품은 문제의식이랄까, 호기심이랄까 그런 것을 엿볼 수 있는데, 이동 Mobility 즉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 누구라도 어디든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사회라면 그 사회야말로 포용적인 사회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을 던진 것 같았다. 그리고 소개글에서 국내 교통약자가 전체 인구의 1/4이라는 멘트를 보고 어? 정말 그런가? 싶었는데. 이동권 문제를 가진 사람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아동·임산부 등 우리 누구나 지나쳐온 혹은 앞으로 맞이할 생애주기에 속한 이들이라고 매거진은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지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 한다는 점을 짚어낸 것이 좋았다.

 


이동에 제약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주된 이슈


이동에 제약을 가진 사람들이 겪는 구체적인 문제를 카테고리로 분류한 페이지. 실내에서 겪는 이슈와 실외에서 겪는 이슈를 구분하고 각 장소마다 어떤 어려움이나 곤란함, 혹은 필요한 장치가 있는지 적어두었다. 휠체어 이용자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 집 밖에서 겪는 어려움이 많다는 사실을 TV나 인터넷을 통해 자주 접하다 보니까 알고 있었는데 실내에서도 일상생활을 할 때 부딪히는 장애물이 많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다. 막연하게 그들을 위한 가구나 가전, 실내동선이 있겠거니 생각했던 나의 무심함도 깨달았다.



이동에 제약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유형과 통계



그저 이동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이라고만 말하면 사람들은 각기 서로 다른 대상을 떠올리게 되니까 매거진이 관찰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를 먼저 정리하고 이야기를 시작하겠다는 다짐이 느껴진 페이지. 여러 유형 가운데 일시적이거나 주변 환경적 요인으로 이동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포함한 점이 좋았다. 여행 캐리어 같은 큰 짐을 수반하는 여행자, 택배상자를 양손으로 날라야 하는 노동자, 어린아이를 한 팔로 안고 이동해야 하는 영유아 동반자. 우리는 누구든지 언제든지 이동의 제약을 느낄 수 있고 그런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이 주제를 누구나 관심 가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알려준 지면.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인한 지체장애를 겪는 인터뷰이의 생활가전 사용 방법



다음으로 이어지는 챕터는 류머티스 관절염, 그리고 척수손상으로 지체장애를 겪는 두 인터뷰이와 나눈 대화, 그리고 그들이 실내에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어떤 보조도구를 사용하는지 관찰한 기록으로 구성된다. 좌식생활을 하는 인터뷰이는 리모컨 부자이다. 선풍기를 조작하는 리모컨, 현관문을 열고 잠그는 리모컨, 심지어 모기장을 열고 닫는 리모컨도 있다. 몸을 빠르게 움직여 이곳저곳을 이동할 수 없고, 좌식생활을 하면서 집 안에서도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이 많아 리모컨 사용은 필수라고.


세탁기에 옷감을 넣고 빨래가 다 된 옷감을 꺼내서 말릴 때 사용하는 나무막대도 참신했다. 냉장고는 앉아서 손에 닿는 부분만 사용할 수 있기에 음식물을 대부분 냉장고 문 근처에 저장한다는 말과, 정수기는 냉·온수 기능이 모두 탑재되어 있지만 온도 조절버튼이 손에 닿지 않아서 전기포트를 따로 사용한다는 대화 부분을 읽고 아 이 책은 대기업 제품개발자들의 필독서가 되어야해! 라는 생각을 했다.



척수 손상으로 인한 지체장애를 겪는 인터뷰이의 보조도구


2014년 낙상사고로 척수 신경이 손상되어 전신마비 진단을 받은 인터뷰이 박위 님. 포기하지 않고 재활치료를 이어가서 현재는 혼자 힘으로 운전을 하고 유튜브 영상을 제작한다고 한다. 박위 님이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운전을 하는지 (다리와 발을 쓸 수 없어 액셀과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버튼을 이용한다), 운전을 시작하기 전과 후 과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휠체어에서 운전석으로 이동하고 휠체어를 접어서 뒷자리나 트렁크에 보관하는 일련의 과정) 대화 기록과 사진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저 접근성을 고려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보다, 이들이 일상에 꼭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독특한 방식을 보여주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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