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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굳센바위 May 22. 2024

종량제 봉투, 사라질 때가 됐다.

1995년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쓰레기종량제가 출범하였다.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도입되었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이 좋지 못하다. 


첫 째, 쓰레기 배출량이 줄지 않고 있다. 

사실 종량제 시행 이후 의미 있는 쓰레기 배출량 저감은 이뤄진 적이 없다. 종량제 봉투가 양이 아니고 부피를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다 보니 쓰레기양이 줄지 않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현재 쓰레기 양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둘째, 종량제 봉투 자체가 오염원이다.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자는 세계적인 흐름에 전면적으로 반대되는 제도가 되었다. 종량제 봉투의 환경성을 개선한다는 이야기를 한두 번 들은 것이 아니다. 재활용 소재 사용, 생분해 소재 사용 등 이런저런 주장을 아무리 해도 없는 것만 못하다. 종량제 봉투 안에 대부분 서너 개의 비닐봉투가 있다. 이것들만 사용해도 쓰레기를 모아서 버리기에 충분하다. 

2021년 한국일보 기사를 간단히 요약해 보았다. 

"썩지 않는 종량제 봉투, 대안은 있나요" 송진호 인턴기자, 김현동 기자. 

2019년 약 9억 9,200만 장이 팔려 80% 이상이 매립 및 소각됨. 

1Kg 종량제 봉투 만드는 데 3Kg의 온실가스 배출됨.

생분해성 봉투는 비용과 내구성 문제로 중단됨. 비용이 3~5배 더 들며, 재질이 약해서 쉽게 찢어짐. 


셋째, 재활용 시스템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품질이 나쁜 재활용은 환경에 오히려 해롭다. 제대로 재활용이 안되기도 하고, 되더라도 품질이 나빠서 환경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별 이익이 없다. 

종량제 봉투 비용을 줄이려고, 그리고 재활용을 통해 환경 실천을 하고자, 최대한 재활용 분리수거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물질이 묻은 종이와 각 종 플라스틱이 재활용을 위해 분리 배출된다. 이것들은 재활용 소재의 품질을 떨어뜨린다. 깨끗하게 처리해서 배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경우 세척 시 사용하는 물의 소비를 간과하기 어렵다. 


쓰레기는 줄이지 못하면서 오히려 환경에 피해를 끼치고 실제 사용에서 불편과 오류를 야기하는 종량제 봉투, 이제는 없애야 한다. 솔직히 적절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문제점만 나열하는 것이 싫지만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개선의 출발점이라 생각하고 쓴다. 


더하여, 필자가 생각하는 폐기물 배출 관련 3가지 원칙을 적어본다. 

1. 배출량 줄이기 - 가장 중요하다. 쓰레기를 줄이려면 줄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오염자 책임 원칙을 적용하여 제품 개발 단계에서 쓰레기가 고려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는 쓰레기에 대한 책임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있다. 소비자는 아무리 애를 써도 쓰레기를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하기 어렵다.

2. 재활용보다 재사용 늘이기 - 재활용과 재사용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병은 재사용으로 표시하고 수거용기도 개선하여야 한다. 재사용이 어려운 공병은 분리하는 것이 적절하다. 현재 대부분 마대자루에 마구잡이로 수거한다. 

3. 재활용의 고급화 추진하기 - 재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 중 고급품은 다른 폐기물과 구분하여 수집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는 투명 플라스틱을 고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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