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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디짱 Oct 16. 2023

일본 안 간다고 했을텐데

아기와 함께하는 후쿠오카 1

코로나에 걸려 방구석에 누워만 있을때 뒤늦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정주행했다. 코로나가 아파서 눈물 콧물이 나는건지, 김은숙 작가의 말빨에 통감하여 눈물 콧물이 나는건지, 주옥같은 배우들의 연기에 눈물 콧물이 나는건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결심했다. 이제 일본 여행은 가지 않겠다고.


사실 나는 대학교 1학년부터 일본을 다녔다. 가까웠고, 만만했다. 인턴때 가까이 지낸 일본인 직원의 영향도 컸다. 나는 그녀를 후쿠오카 엄마라 부르며 따랐고, 그녀도 나를 부산 딸내미라 부르며 잘해줬다. 그녀가 후쿠오카로 돌아가고 난 뒤에 나는 일본어 학원을 등록했다. 그 이후로는 더 일본을 자주 다녔다. 취직한 후에는 출장도 왕왕 있었다.


남편은 혼자 도쿄에 간다고 했다. 가라고 했다. 먹으러 쇼핑하러 가는 곳에 아기를 대동할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빠꾸턴을 하더니 같이 가자고 했다. 막상 혼자 가려니 일본어도 못하는데 자신이 없다나 뭐라나. 가족이 함께해야 한다는 말로 포장은 했다.


"도쿄는 안 가. 가까운 후쿠오카면 몰라도. 그리고 나 미스터 션샤인 보고 일본 안 가는거 몰라?"


가까운 후쿠오카면 몰라도 라는 전제를 달아서였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비오는 후쿠오카 공항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 나였다. 그리고 아기였다. 그리고 짐을 이고 지고 멘 남편이었다.


공항 도착까지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사진이 이거 한 장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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