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하는데 오래걸리는거 아닌지...
전공의 특수성에 있어 내가 몸담았던 조직의 대부분은 성비율이 한 쪽으로 치우쳐있었다. 공대를 나와서 전공을 살려 취업했으니 당연하겠지만 지나쳐온 조직에 상당수에서 혼자 여직원이었고 그나마 회사 전체를 통틀어 보아도 10%가 되지 않는 조직들이었다. 또 평균연령이 30대 후반이었던 조직이 많았다. 막내까지는 아니지만 조직에서 어른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회사는 다르다. 회사의 형태를 바꿔 취업하여 평균연령도 보다 낮고 40% 가까이 여성인 조직인 것이다. 성인이 된 이후에 이런 연령대에 이런 성비를 갖는 구조는 처음이다. 어떻게 적응해야하는지 접근방식도 다른 것 같고 또 팀별 소통이 적은 조직이라 어떻게 다른팀과 친해져야 할 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걱정인 것은 해외워크샵을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때문이다. 워크샵 전에 얼른 친해져야되는데... 조급함이 생겨버렸다.
하지만 이것도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워크샵을 가기 전에 어떻게든 되겠고 아니면 가서 어떻게든 친해지겠지 누군가와는 방을 같이 써야할 것이니 뭐..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사람들과 어떻게든 친분의 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또 다른 도전과 해야할 숙제가 생겼다. 또 한가지 감상은 여태 지방에서 근무하다가 서울에서 근무하게 되어 서울 인프라에 다시 한번 편리함을 느꼈다. 회사는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1분거리이며 주변에 식당들을 비롯해 병원, 각종 편의시설이 전부 들어서있다. 심지어 강남 한복판에서 일을 하게 되어 사실은 이전과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직장인의 나에 취한다. 분명 한 달도 되지않아 사라질 직장인부심이지만 뭐 어떤가. 있을때 누리는거지.
물론 단점도 있다. 출퇴근 시간대의 불편함은 물론이거니와 백수생활 동안 즐겼던 모든 것들을 이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겠지만 아직 백수생활이 더 익숙한지라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그것도 첫 출근 바로 직전 주에 해외 휴양지로 놀러갔다 온 타격이 크다. 맑은 하늘, 옥색 바다, 내리쬐는 햇살같은걸 보다가 이건 뭐 콘크리트 정글 한 가운데 던져진 느낌이다. 이것이 일상이고 그것이 이상이었던 것을 얼른 체감해야될 텐데...
이렇게 얼레벌레 다시 직장인이 된 일주일은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적응하고 숙지하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기간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겠지만 나는 일을 잘 하고 싶고 그에 대한 적절한 인정을 받고싶다. 그에 따른 노력을 할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시작된 회사생활이지만 이전과 다른 분위기, 다른 공간에서의 나는 또 다른 직장인이 되어있을것이다. 앞으로 하루하루 쌓여가는 에피소드들을 글로 남길 예정이다. 매일매일 새로운 일이 일어나고 내가 직장인인 상태에서는 글감이 샘솟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좋은 일이던 나쁜일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