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남의 돈 뺴먹기가 제일 어려워
전략기획이 뭘까? 회사를 옮기고 일의 스타일도 바뀌었다. 이직 후 사업전략팀으로 배치받았다. 원래 하던 일은 주어진 프로젝트에 대한 일이었다면 이번 일은 프로젝트를 만들어 주는 부서인 것 같다. 해야하는 일을 하는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만들어주는 부서라고 생각한다. 이직한지 2주차동안 사업전략팀은 무슨 일을 하는 팀일까 고민하다가 얻은 결과이다. 사업전략팀으로 배치 받은 후 시야가 넓어지고 멀리보게 되는 기분이다.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은 아니지만 향후 3,5년 후 멀리봐서는 10년 후 회사가 어떤 일을 해야할 지 초석을 닦는 부서이다.
사업전략팀에는 장단점이 있다. 어느 부서는 없겠냐만은 일단 내가 경험한 우리 팀의 장단점을 이야기해보겠다. 먼저 장점은 회사가 이 일을 지금 왜 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바빠죽겠는데 회사는 지금 급해보이지도 않은 이 일을 왜 나를 시키는가 하는 불평붚만이 있었다면 지금은 왜 이 일을 급하진 않지만 지금 해야하는지 알고있다. 두번째는 이건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회사의 사업전략팀은 본부소속이 아니라 사장님 직속 부서이다. 그래서 사장님이 회사를 무슨 생각으로 키우고 싶은지 가까이서 듣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세번째 장점은 모든 결재권한이 팀장님한테 있다는 것이다. 쉽게는 반차, 연차와 같은 휴가부터 보고서, 계획서 등 굵직한 일까지 모두 팀장님까지만 결재 받은 후 직접 사장님에게 보고가 들어간다. 이건 좋은 점일 수도 있고 나쁜 점일 수도 있지만 이 많은 직원 중 사장님이 이름을 아는 직원이 뭐 얼마나 되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장점이라고 말해보았다.
반면에 단점도 크게 존재한다. 단점 중 제일 큰 것은 사장님 직속 부서라는 점이다. 사장님의 아이디어와 사업에 대한 의지를 따라 갈 수 없다. 역시 주인과 고용인의 차이를 우습게 볼 수 없다. 본인 회사여서 더 깊이 더 많은 생각을 하겠지만 적어도 저는... 집에서 까지 회사 생각하고싶지 않아요.. 두번째는 본부소속이 아니기때문에 타 팀들과 어울리기 힘들다는 점이다. 팀은 달라도 같은 본부에 있으면 본부회의라던지 회식이라던지를 통해 얼마든지 다른 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겠지만 우리 팀은 소속 본부가 없어 타 팀과의 교류가 적거나 업무적인 이야기만 나누는 정도다.
회사에 들어온 후 지금까지는 배우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후는 나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나는 일을 빨리 하는데 실수가 잦은 직원보다 정해진 시간 내에 끝내는데 꼼꼼하게 다 챙기는 직원이 되고 싶다. 아직까지는 전자에 가깝기때문에 실수를 줄여 나의 가치를 올릴 필요가 있다. 오랜만에 무언가를 잘해보고싶은 마음이 생겼다. 노력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 날이 좋아서 그런가 봄이라 그런가 무언가 만들어내고 싶고 성취하고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