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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연 작가 Jun 16. 2022

제가 쓴 글을 도저히 못 보겠습니다

황준연 작가의 책 쓰기 코칭 #77

책 쓰기 코칭을 하다 보면 자신의 글을 부끄러워하는 분들이 많다.

가끔 내가 쓴 글을 보고 감동할 때도 많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실망할 때가 훨씬 많다.

 

“글 정말 못 썼네.”

 

어제 쓴 편지, 또 어제 쓴 일기만 봐도 실망하고 오그라드는 것이 사람이다.

물론 감상에 젖어서 썼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쓰면서 내 글이 부끄러운 이유는 내가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루 1시간 독서습관>을 썼을 때의 이야기다.

초고를 모두 마치고 1달 정도의 휴식기를 보냈다.

매일 쓰던 글을 보지 않으니 참 이상했다.

그 기간에 다른 양서들을 읽었다.

그리고 1달 후 퇴고를 하려다 깜짝 놀랐다.

 

오타투성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맥이 맞지 않는 부분이 가득했다.

심지어 사례를 잘못 인용하기도 했다.

매일 볼 때는 안 보이던 부분이 1달 정도 시간이 지나자 눈에 보였다

 

글을 보는 내 눈이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만약 고칠 부분이 없다면 그것이 더 큰 문제다.

 내가 성장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많은 예비 작가 역시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

글을 힘들게 쓰고 나서,

하루만 지나고 다시 보면 어색한 부분이 눈에 가득 보인다.

자신감을 넘어 자존감이 떨어진다.

 내가 글을 써도 되는지,

작가를 할 수는 있는지 의심하다.

그때마다 나는 말한다.

 

“작가님도 이제 보이시는군요?

어제보다 글 보는 눈이 더 높아지셨습니다.

지금 쓰는 글은 초고입니다. 그냥 쓰세요.

어차피 나중에 다 고칠 겁니다. 초고 그대로 책이 나오는 경우는 절대 없습니다.”

 

독서하는 이유 그리고 책을 쓰는 이유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나의 부족한 부분이 보이는 것인 당연하다.

아니 필수적이다.

말한 대로 그렇게 안 보이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퇴고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영화에서 두 사람이 대화하는 장면이 생각난다.

한 사람이 주인공에게

‘삶의 모든 부분에서 고쳐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면서 단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 말이 맞는다면 제가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될 확률도 높다는 거죠?”

 

과거의 여러분이 썼던 글이 못나 보인다면,

그것은 여러분이 성장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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