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다음 페이지로 가야 할 길목에서

문득 떠오른 동갑 남자 애

by 셀린
고 ㅇㅇㅇ의 부고를 알립니다.


카톡 대화를 거의 안 하는 요즈음. 오늘 오랜만에 카톡에서 위 메세지가 떴다. 오래 전 친구 삭제를 했던, 아는 남자애 이름으로 온 저 메세지. 아직 톡을 누르지 않았지만 그 아이의 이름으로 부고가 떠 있었다. 아, 너무 놀랐다.


ㅇㅇㅇ의 가족이 보내는 부고 소식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놀라 보낸 내 톡에 답은 안 왔다. 가족은 정신이 없을 것이다) 잠시 스친 그 애는 2년 전 야구 소모임에서 만난 동갑 남자애다.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한다고 축제 분위기던 해, 오랜만에 아는 애와 잠실 구경기장에서 LG의 경기를 보고 'LG 트윈스' 소모임에 들었다. 학원 강사 일을 안 하고 과외 하나 하던 때, 취미 생활 겸 든 활동이었다.

그 애는 멀끔한 얼굴에 또렷한 눈, 작지 않은 키, 외모는 괜찮았다. 1박 2일 강원도 아니면 경기도의 어느 곳, 처음 모임 엠티에 온 나를 배려하는 말을 하는 등 맘은 착하지만 어딘지 말을 자꾸 실수하고 똑똑하지는 않은 듯 해 모임원들에도 믿음직한 이미지는 아니었다. 1박 2일, 강원도 어느 곳에서 소모임 사람들과 보낸 그 시간이 떠올랐다. 나와 비슷한 나이대였고 모임 안에서 만나 결혼한 모임장-연상연하 부부-도 있었다. 커플(여자친구가 모임에 먼저 들고 남자친구를 데려 오기도 했다)도 많았다. 그 모임은 그 후 두 번 정도 더 나갔다. 아무래도 야구의 룰을 계속 모르고 좋아하는 야구 스타도 없어 또 그 모임 속에서의 관계도 편하지 않아 그만 두었고 그 애는 그저 그렇게 잊혀졌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무슨 일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세 번 본 그 애의 이 소식이 놀랍고 말하기 힘들다. 연애, 결혼을 하고 싶어하고(나도 그랬다) 우리 또래에선 여자들은 남자에게 많은 것을 모아두었을 거라 기대한다는 둥 자꾸 그렇지 않은 자기의 얘길 쉽게 하는 그 애가 안쓰럽기도 했다. ㅇㅇ아, 넌 좀 그런 말 하지 마, 라며 난 그 때 그런 그 애에게 면박도 줬다, 아마 두 번째 만남에서부터. 솔직히 말하면 그건 그 모임 안에서 나도 나름대로 '말'을 하기 위한 '말'이었다.


놀랍고 아프지만 정말 부디 편안한 곳으로 가길 바라며

내 글이 지금 왜 이렇게 힘이 없는지, 그건 지금 새벽이라 그렇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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