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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마우스 Oct 04. 2018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학생간호사가 본 삶과 죽음의 진짜 이야기


간호학생으로 1000시간의 실습을 하면서 병원 뿐만아니라 보건소, 산업현장, 정신건강 지원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간호사의 영역을 확인하고 수 많은 사례와 환자분들을 만나왔다.

그 때마다 늘 떠날 수 없는 두 단어가 있다."삶", 그리고 "죽음."


내가 실습했던 병동의 한 수간호사 선생님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 임상에서 간호사로서 잘 버티는 사람들을 보면 나이에 비해 빨리 철이들어. 너도 아마 그럴거야."

나는 사실 간호학과 실습 이전에 한 사람의 임종을 직접 지켜본 경험이 없다.

아주 어릴적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실때도 나는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고 그렇게 학창시절이 흘러 대학에 오기까지 단 한번의 임종도 난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첫 임종을 지켜본 것은 병원의 응급실이었다.

대상자는 정형외과 전문 병원에서 CT를 촬영했고 흔하지 않은 조영제 알러지 쇼크로 CPR을 시행했지만 사망했다. 당시 응급실 실습 중이었던 나는 오랜 시간 이어진 CPR에서 의사와 간호사 선생님들을 도와 CPR에 참여하였다.(간호학과 대부분은 2학년때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여기저기서 끝임없이 울리는 알람소리...환자의 상태가 심각해지고 위급해지는 만큼 알람소리는 더 크게 울렸다. 환자에게 CPR을 시행하는 나는 내 몸하나 부서져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살리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강하게 요동치면서 환자에게 내 남은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환자는 시간이 흐를 수록 상태가 안 좋아졌고 몸은 굳어가고 얼굴과 온 몸의 색이 변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삐~하는 소리와 함께 일직선이 된 심전도...

이것이 내가 처음 경험한 임종이었다.

응급실에는 "여보! 검사만 받는다더니 이게 무슨일이야. 우리 남은 가족은 어떡하라고!"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가득했고 나는 응급실 실습 기간 내내 꿈에서 이 환자의 상황을 보며 눈물흘리며 지냈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내가 간호학생으로서 실습하면서 삶과 죽음을 경험할때 항상 고민하는 질문이다. 20대 중반을 향해하고 있는 나에게 임상에서 본 죽음은 때로는 가혹하고 때로는 환자분들의 사연 하나하나가 너무나 안타깝고 처절하여 정말 신이 있다면 이렇게 삶을 끝내게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묻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이면 태어남과 죽음이 있는 것은 불멸의 진리이며, 모든 사람들이 이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매일 매일을 살아갈때면 내일이 또 있을거라는 막연하면서도 당연한 기대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고 이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하지 못하기도 한다. 


병실에서 죽음을 맞이 하는 환자가 있는 순간, 분만실에서는 또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는 곳 병원


나는 이런 병원의 환경 속에서 이제 겨우 24년의 삶의 살고 있는 내가 내린 삶에 대한 답은

"아름다운것을 아름답게 느끼고, 소중한 사람과 한번 더 웃으며, 죽음이 다가오는 자와의 작별도 늘 마음한켠에 두고 준비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것"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치열하게 땀흘리고 노력하는 모든 의료진들,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켜보며 누구보다 마음아파하며 긴장하고 있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연인, 친구들 모두를 향한 기도를 오늘 밤 드립니다.


"삶은 무엇이고 죽음의 의미는 또 무엇일까요..?"


대자연의 진리인 삶과 죽음에 대한 답을 간호사로서 살아갈 저는 늘 마음에 품고 고민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쯤 이 글을 읽고 자신만의 답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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