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덕질에 행복한 요즘입니다.
두 달 전에 극장에서 '얼굴'을 혼영으로 감상하고 배우 박정민이라는 사람에게 그야말로 입덕하게 되었습니다.
https://brunch.co.kr/@yjchoichoi/261
사랑은 교통사고와 같다고 하지요?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어느 날 갑자기요.(남편에 대한 사랑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흠흠.)
사실 정민님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단지 그의 '제대로' 된 연기를 볼 기회가 없었던 저에게는 응팔에서 덕선이 언니, 보라의 (쓰레기)전남친 역할로만 기억에 남아 있었어요.
3분 출연에 악플 3000개가 달렸다는 유명한 씬이죠.
그리고 영화 '얼굴'을 보기 전에 그의 특이한 행보가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출판사 '무제'를 이끄는 대표라는 겁니다.(어느 유튜브 영상에서 봤는데 그는 글 쓰기가 귀찮아서 책을 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하네요)
뒤늦게 그도 책을 쓴 작가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꽤 오래전에 나온 '쓸만한 인간'을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그의 매력에 더 빠지게 되었습니다.
우아, 이 남자 진짜 재미있는 사람이네?
저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유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각박하고 차가운 현실 속에 한 문장의 유머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따뜻하게 이어주거든요.
그래서 유머러스한 사람을 개인적으로 많이 좋아합니다.(물론 비방이나 저질개그는 제외입니다)
그의 유머는 책에서 튀어나와 저에게 말을 거는 듯했어요.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배우 박정민'의 필모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차후 그가 나온 영화들의 후기를 브런치북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순전히 저의 재미를 위해서요.)
그리고 얼마 전 청룡영화제에서 다시 한번 그의 매력이 전국적으로 전파를 타고
유튜브 쇼츠로도 도배가 되기 시작했어요.
가수 화사의 신곡 'good goodbye'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계기로 현장에서 깜짝 이벤트처럼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해 주었습니다.
https://youtu.be/Qe8fa4b5xNU?si=9kCVzBh-ncTG7Eyx
현장에 있던 여배우들도 한결같이 입틀막에 다들 하트가 뿅뿅 나올 거 같은 눈으로, 한 마음 한 뜻으로 정민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https://youtu.be/PNex8BmsHaU?si=FHKpqPkZM-FLw5CX
누군가는 하루 종일 박정민 영상의 무한 루프에 빠져있다고 합니다.
아... 역시 내 눈에도 예쁘면 남들 눈에도 예뻐 보이는 법입니다.
비록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은 불발됐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상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가장 큰 화제의 영상을 만든 장본인이 되어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얼굴'처럼 작지만 큰 울림을 남기는 영화가 한 개라도 상을 받아야 하지 않나 싶었어요.
거대 자본주의와 스타감독에 치우쳐 모든 상들이 한 개의 영화에 몰빵 된 게 조금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올해 안식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의 모습은 덕질을 하는 팬의 입장으로서 굉장히 기쁜 소식입니다.
심지어 곧 12월에는 <라이프 오브 파이> 뮤지컬까지 출연하는 그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우리 정민님은 언제 쉴까요?)

결론적으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참 설레는 일입니다.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요.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더 유명해져서 팬들이 많아지는 것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
저의 글쓰기 루틴이 좀 흐트러질 타이밍에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글을 써보면 어떨까 싶어 이 글을 발행합니다.
마흔 넘은 아줌마지만 아직도 심장은 살아있습니다.(남편을 보면 뛰지 않는 심장이 그를 보면 뛰네요 허허)
저에게 새로운 글쓰기 소재를 만들어준 정민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상상만으로 이미 천국에 가 있는 듯합니다.
아......어지롭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