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술을 마신다
말이 없는 사람은
말이 없어서
술을 마시는 편이다
나는 말이 없을 때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느라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실 때 어쩌다 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술을 마셔야 말을 하는 타입은 아니다 술을 마셔야 말을 하는 사람에게 술과 말은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나로 말하자면 말이 없을 때 술을 마시는 것은 일종의 우연이다 말이 없을 때 앞에 술이 놓여 있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말이 없을 때 차가 놓여 있으면 차를 마실테고 담배가 놓여 있으면 담배를 피울테고 시집이 놓여 있으면 시를 읽을테고 그러다가 슬프고 아름다운 문장을 만나면 눈물을 흘릴테니 말이다 그러니까 말이 없어서 술을 마신다고 하기보다는 말이 없는데 술을 마신다고 해야겠다 말이 없음과 술을 마심 사이에 어떤 관계를 만든다면 내가 또 슬퍼질 수 있으니 이 정도에서 마무리 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
나는 말이 없고 술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