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 Craft : 노동하지 않는 디자이너의 디자인이야기
Design & Craft : 노동하지 않는 디자이너의 디자인이야기
몇해 전부터 1-2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삶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의 추구하는 라이프 트렌드가 확산되었다.
이제 집이란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이 아니라 나를 위한 휴심과 쉼터이자 나를 표현하고 개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1-2인 가구를 이루는 주요 구성원인 2-30대는 자기표현에 적극적인 세대로 주택을 직접 구매하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내 집을 내 취향에 맞게 꾸미려는 욕구가 늘어나면서 가구, 조명, 인테리어 텍스타일 등 국내외 홈퍼니싱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오늘은 주제는 실내 공간을 장식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인 카펫.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긴 하지만,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등 건조기후대나 서유럽과 북미처럼 냉랑한 기후대에서는 공간의 필수 품이었던 카펫은 양의 털, 목화, 비단 등으로 만든 직물로 바닥에 깔거나 벽에 거는 용도로 사용하는 실내 장식재이다.
역사적으로 카펫은 튀르트, 몽골 등 중앙아시아의 거주지를 주기적으로 이동해야만 했던 유목민들이 그들의 거주공간인 천막에서 냉기 혹은 열기를 막고 이동을 편리하게 하기위해 탄생한 바닥재이다. 때문에 과거 유목민들이 거주하던 터키, 이란, 모로코 등은 오늘날 카페트 생산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이렇게 유목민들의 생활 필수템이었던 카펫은 십자군 전쟁이후 유럽과 이슬람권의 교역이 늘기 시작하면서 유럽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추운 북유럽지방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는데, 단순히 보온을 위한 용도 뿐 아니라 사치품으로써도 인기가 높았다. 이후 18세기 이후 터키 문화가 유럽 귀족층에게 인기를 끌게 되면서 터키와 페르시아의 카페트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카펫은 따뜻하고 개성있는 실내공간을 연출하기 위한 매력적인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건축의 주거공간은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 높은 천장과 아치, 통나무집, 유목민의 텐트는 대부분
도심 속 네모네모한 공간으로 정착했다. 건축가들이 다양한 매스와 공간을 선보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주거공간은 네모난 벽, 천장, 바닥, 문이다. 장식문화에서 공장생산에 최적화된 디자인문화로 변화와 근대건축 이후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실내공간의 디테일도 매우 단순하고 간결해졌다. 하얗고 군더더기 없는 단순하 공간안에서 카펫이 주는 풍부한 컬러와 텍스쳐의 즐거움, 균형감 있는 기하학요소들을 사람들에게 에너지와 영감을 준다.
그렇다면, 요즈음의 카펫은 대체 누가 만들고 있을까?
CC Tapis 는 이탈리에 위치한 카펫 브랜드이다. 매 시즌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트렌디한 카펫을 선보인다. 2001년 프랑스에서 Nelcya Chamszadeh와 Fabrizio Cantoni에 의해 설립되었고 2011년 밀라노로 본사를 옮겨 현재 브랜드 아트디렉터인 Daniele Lora 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나름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컨템포러리 디자인을 잘 반영한 카펫을 만들어내는 브랜드이지만, CC-tapis의 카펫이 가치있는 더 큰 이유는 이들의 생산방식에 있다.
CC-tapis의 모든 제품은 공장에서의 대량생산이 아닌, 그들의 철학와 영감의 근원인 티베트의 전통제작 방식을 통해 탄생한다. 하나의 카펫을 만드는데 약 8주에서 24주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고 제품 하나하나 티베트 전통 장인들의 노하우와 기술로 실을 뽑는 단계부터 염색, 매듭 등 모든 과정이 티베트 전통 수공예 방식으로 이루어 진다.
이들의 위한 가장 큰 도전은 바로 대량생산이라는 달콤함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기술과 재직기계들이 발달하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완성도 높은 카펫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은 장인들의 손을 빌리는 것이었고 CC-tapis는 많은 카펫을 빠른 시간에 찍어내서 판매하는 대신 주문 제작방식을 적용했다.
결론적으로 CC-tapis의 모든 카펫은 사이즈와 색상등을 구매자 입맛에 맞게 주문제작할 수 있고 같은 디자인 일지라도 매순간 나만의 카펫을 만들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카펫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개발도상국의 인건비를 쓰려는게 아니라 첨단 기술에 가려 소외되고 잊혀져가는 전통 장인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공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즈니스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이들의 카펫은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