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Diamond SIGNAL 칼럼
"Clubhouse 가 도대체 뭐야?"
최근 1,2주 사이 뉴스피드에 거의 날마다 등장하는 앱이 있었습니다. 업계의 인플루언서 분들은 물론이고, 자주 가는 기획자 커뮤니티까지 "초대장 구함" "제가 좀 써봤더니.."라는 다양한 글들이 올라오더라고요. 마치 이 앱을 모르면 '아싸'가 될 것 같은 불안함에 저도 부랴부랴 설치를 해봤는데 아쉽게도 저에겐 초대장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뜻하지 않게 일본의 지인으로부터 '귀한' 초대 메시지를 받게 되었어요! 반가운 마음에 계정을 서둘러 만들고 둘러보는데, 영어 서비스만 하는 앱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일본인 이용자가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 이거 일본에서 이미 뜬 거야?" 하는 마음에 기사들을 찾아보니, Newspicks에서는 마침 기자들의 앱 사용기 + 오리지널 기획을 통해 클럽하우스를 집중 조명하고 있었고, 주요 IT매체 중심으로 분석 기사들도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심지어 클럽하우스 앱 아이콘의 모델 인터뷰까지 등장한 것을 보고 예사롭지 않은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Clubhouse> 아이콘 Bomani X 직격 인터뷰
그래서 오늘은 다양한 기사들 가운데 일본에서 왜 Clubhouse 가 주목을 받고 있는지-인기 요인은 무엇인지 분석하는 기사를 번역해보았습니다.
원문 : 일본에서도 화제! 미국발 초대 기반의 음성 SNS <Clubhouse>. 인기 원동력은 "FOMO"
[목차]
1. 부담 없이 접속이 가능한 '음성판 트위터'
2. 이미 1조 원을 돌파한 시가 총액, 유명 VC 투자도 화제
3. FOMO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음)가 인기를 가속화
4. 메루카리, eBay 에 초대권 거래 등장
코로나 영향으로 사람들과의 만남이 제한되면서 인터넷을 매개로 한 엔터테인먼트와 커뮤니케이션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이제는 비즈니스의 필수 앱이 되어버린 <Zoom> 뿐만이 아니라, 게임 유저를 위한 보이스 서비스 <Discord> , 미국의 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동영상 앱 <houseparty> 등 새로운 서비스들이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최근 일본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핫하게 떠오르는 서비스가 바로 초대형 음성 SNS 앱 <Clubhouse> 다. 주로 업계 지인들을 팔로우하고 있는 필자의 트위터 타임라인은 이미 <Clubhouse>로 도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온갖 후기들이 넘쳐난다. 기존 유저로부터 초대를 받아야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심지어 초대 가능한 유저 수도 1인당 2명으로 제한되다 보니, "Clubhouse에 초대해 주세요" "실제로 이용해보니 이렇다" 등의 반응이 넘쳐나고 있다.
Clubhouse는 간단히 설명하자면, 음성판 트위터와 같은 SNS 앱이다. 미국 이외에도 독일 등에서 많은 유저들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유력지 TechCrunch 보도에 따르면 주간 유니크 유저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유저가 'room'이라는 전용 채팅방을 만들어 친구를 초대하고 음성으로 대화를 하거나, 다른 유저가 만든 방에 입장해 방장과 지인들의 대화를 들을 수도 있다
실제로 대화방에서 말을 할 수 있는 '스피커'는 방장과 방장이 초대한 일부 유저이고, 다른 유저들은 '리스너' 자격으로 대화를 듣는 것만 가능하다. 하지만 방장에게 지목을 받으면 해당 유저도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대화에 참여하고 싶은 리스너는 '손들기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즉 특정 주제의 대화방을 만들고 해당 주제와 관련한 전문가를 참가시켜 방장이 스피커로 지정하면, 새로운 대화를 또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서비스가 '진짜 잘하는데!'라고 생각한 지점이 바로 대화방 초대와 다른 대화방에 드나드는 것을 불편하지 않게 설계했다는 것이다. 앱에 표시된 'room'을 한번 터치만 하면 바로 입장이 가능하고, 대화에 더 이상 참여하고 싶지 않을 때는 '나가기' 버튼만 한번 누르면 끝이다.
대화방에는 이름이 노출되기 때문에 여기서 누가, 어떤 대화를 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탭 한 번으로 방을 나갈 수 있다. 대화 아카이브도 남지 않아서 누군가 듣고 있더라도 "여기서만 하는 이야기"로 부담 없이 말할 수 있다. 대화방은 모든 유저가 드나들 수 있는 'Open', 팔로우 한 유저만 입장이 가능한 'Social' , 초대된 유저만 입장 가능한 'Close'의 세 가지 타입으로 만들 수 있다.
서비스 개발사는 미국의 스타트업인 Alpha Exploration Co.이다. 미국에서는 2020년 봄부터 이미 화제였다. 젊은 세대뿐만이 아니라 IT업계의 유명인부터 정치인, 셀럽들까지 적극적으로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작년 기준으로 시가 총액이 1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에도 자금 조달이 이어져 The Information 보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시가 총액은 10억 달러 (약 1조 2천억 원)에 이르렀다. 특히 저명한 벤처캐피털 전문회사인 안데르센 호로위츠가 투자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연 이것이 적절한 평가인지, 거품이 낀 것은 아닌지의 논란은 차지하더라도, 이미 일본까지 그 열기가 전해진 것만은 확실한 사실이다. 특히 지난주 (1월 말 시점)를 전후로 스타트업 관계자와 VC들이 대거 서비스에 유입되면서 열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필자도 직접 앱에 접속해봤는데, 최근 창업가와 VC들이 오픈 대화방을 개설하면서 수많은 리스너들이 몰리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참여한 대화방에서는 한 IT 대표로부터 "이제 Clubhouse 안에서 Clubhouse 얘기를 하는 것도 질렸다"는 발언이 나올 정도로 요 며칠 사이 열심히 서비스를 연구라는 유저들이 늘고 있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울리는 새로운 대화방 개설 알람 (설정으로 변경 가능), 내가 참여하고 있는 대화방에 친구를 소환해서 같이 들을 수 있는 기능, 손쉽게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환경 등 유저를 후킹 할만한 장치들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여러 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음성 대화 방식, 불특정 다수 사이에서 솔직하게 오고 가는 논쟁, 그리고 셀럽들과의 우연한 만남 등 코로나 여파로 현실 세계에서 잃어버린 커뮤니케이션의 일부를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서비스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일시적인 인기에 그칠 수도 있다는 냉정한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Clubhouse 가 유저들을 사로잡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FOMO'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FOMO란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직역하면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의미이다. 벤처 캐피털리스트이자 저자인 패트릭 맥기니스 가 제창한 표현으로 SNS 등에서 "이슈가 되는 게시글을 놓쳐서 나만 뒤쳐지는 것이 아닐까" 라며 불안해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Clubhouse는 "이 대화방에 있으면 특별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몰라. 반대로 참여하지 않으면 나만 뒤쳐지겠지"라는 FOMO를 자극하기 좋은 구조다. 초대 제도를 도입해 아무나 들어올 수 없게 만든 점도 FOMO 가 작용한다. "내가 속한 업계 이야기, 내가 팬인 어떤 아티스트가 여기서밖에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면.." 이런 생각 때문에 서비스에 빠져드는 유저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FOMO를 자극하는 서비스는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유저들이 빨리 싫증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Clubhouse는 작년 11월부터 초대 규모를 늘리면서 지금은 의도적으로 유저들이 빠져들게 만들어 인지도를 높여가는 상황이라고 한다.
다시 FOMO 이야기로 돌아가면, 아직 Clubhouse에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의 '갈급함'를 발견한 일부 유저들이 중고거래 앱 '메루 카리 (한국의 당근 마켓과 유사)'에 초대권을 거래하겠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필자가 확인한 1월 25일 기준으로 60건 이상의 초대권이 상품으로 올라와 있었다. 가격은 약 5만 원~10만 원으로 절반 이상이 판매 완료라고 표시되었다.
메루카리에서는 "정책상 거래가 불가한 '서비스-권리 등 실체가 없는 품목'으로 대응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필자가 1월 26일 오후 경 다시 확인했을 때는 이전에 올라온 게시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였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몇 차례 거래 포스팅이 올라오더니 27일 오후에는 초대권 1장을 1만 엔(약 11만 원)에 거래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eBay에서도 마찬가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화제가 되고 있는 Clubhouse는 아직 정식으로 일본어 서비스를 시작하지도 않았고, 많은 유저들이 쓰고 있는 안드로이드에는 서비스 조차 되지 않는다. 일본에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은 일부 예외적인 얼리어답터층이 중심이다. 초대 제도에 실명 이용을 권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연령 인증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문제 발생의 여지가 있다. 현재로서는 기대만큼이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상시 접속' - 즉, 언제든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음성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일본 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고,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서두에 소개했던 Discord의 라이벌 서비스라 할 수 있는「 패럴 」, Clubhouse에 가까운 「yay」나 업무 시간의 잡담을 목적으로 하는 「mocri」와 같은 서비스들이 연이어 출시되었고, 「stand.fm」와 같은 라디오 방송 서비스도 유저가 직접 참여하는 라이브 기능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 국내에서는 이미 <스푼 라디오>가 잘 알려졌고, <tone>과 같은 Voice sns 도 출시되었죠.
코로나로 현실 세계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 지금, 이와 같은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