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umuraeyo Mar 23. 2022

플로리다 프로젝트

세상엔 참 볼 것들이 많다. 

넷플릭스나 웨이브, 왓차 같은 OTT(Over-the-top media service) 서비스가 넘쳐 나는 요즘은 사실 볼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선택 장애가 생길 지경이다. 그 많은 OTT 서비스 중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있는데, 오늘 포스팅하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나온 지 한참 되었지만,  개봉 당시(2018년)에는 사실 잘 몰랐던 영화였다. 이 영화를 알게 된 건 작년쯤에 우연히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숨어보는 명작이라고 일명 [숨보명]이라는 코너에서 어떤 배우가 소개를 보고서였다. 


영화 속 아이들의 모습은 한없이 밝아 보이지만 아이들이 처한 현실이 밝지만은 않다. 영화는 디즈니월드가 있는 플로리다 근처에 매직 캐슬이라는 모텔이 배경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라는 이름은 처음 디즈니랜드 테마파크를 계획할 때의 프로젝트 이름이라는데, 집 없는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해 주는 사업의 이름이기도 하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중의적인 뉘앙스. 꿈과 사랑의 디즈니월드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그 이면에 있는 가난한 히든 홈리스의 삶에 놓인 아이들의 현실은 암울하다.  


귀여운 6살 딸 무니와 22살 싱글맘 핼리. 

무니의 동네 친구 스쿠티와 젠시.

그리고 매직 캐슬 모텔의 주인  바비.

어린 세 친구들은 귀엽고 깜찍한 친구들이지만 이들이 하는 행동들은 보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한다. 때로는 뜨악스러울 지경이다. ^^;;

영화의 아름다운 화면에 눈이 즐겁다가, 이들의 깜찍한 행동들에 당혹스럽다가, 무니와 핼리가 처한 현실에 생각이 많아지고 먹먹해지는 그런 영화다. 


다큐 영화나 사회 고발 영화들 중에 이 사회의 부조리나 불평등을 주제로 하는 많은 영화가 많이 있다.

나도 익히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더이상 용기내기 어려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외면하는 사회의 이면들. 너무 부끄럽게도 그런 영화를 보다 보면 내내 답답하고, 나도 모르게 마음이 불편해져 선뜻 손이 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영화 후에 남을 가슴 답답함과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 피해버리고 마는 나의 옹졸함이다. 


용기 없는 내게 이 영화는 많은 생각의 짐들을 남겨준다. 그럼에도 아름답고, 때로 웃음 짓게 한다. 그래서 더 슬프고, 더 먹먹하지만 끝까지 볼 수 있게 하는 영화다. 담담하게 그들이 처한 이야기들을 6살 무니의 시선으로 따라가며 그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하는 영화. 

영화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리고 오랫동안 생각이 나서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어 남겨본다. 

그리고, 내안에 이런 불편함을 이겨내고 자꾸 들여다보는 용기를 내보는 것이다. ⓒmumuraeyo



매거진의 이전글 마담 푸르스트의 비밀정원과 그림 한 컷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