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휴가가 끝나고 개운한 마무리를 위해 받은 추나와 침치료가 역효과를 낸 걸까. 비행기에서 고개를 꺾고 자느라 담이 걸렸을 뿐이었는데 한의원 치료를 받은 뒤 목어깨가 더 뻣뻣해지고 심지어 마비되는 느낌까지 들었다. 결국 근무 시간 중 찾아간 정형외과에서 주사를 맞고 목이 겨우 돌아가게 됐다. 의사는 엑스레이 사진을 보더니 "평소에 왼쪽을 많이 보냐"라고 물었다.
내 척추는 원래 S자로 휘어있다. 어깨와 골반 교정 스트레칭을 하며 겨우 척추 위아래 균형만 맞춰놓고 있었는데, 왼쪽 몸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평소에 왼쪽 어깨와 등이 더 아프긴 했다. 그럼 분명 이유가 있긴 했을 터. 불편한 상태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트는 경우가 많았구나.
사무실에서 내가 일하는 자리는 상사 기준으로 오른쪽 끝이다. 오른쪽에서 더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는데, 1년 반 넘게 상사가 부를 때마다 목만 겨우 왼쪽으로 돌리니 사달이 난 게 아닌가 싶다. '보디랭귀지'로는 '당신을 쳐다보고 싶지 않아요'라고 외치며 굳은 근육으로 목만 돌리니 아마도 왼쪽 몸에 불필요한 주름이 새겨진 듯하다. 이제부터 몸통을 돌려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오늘도 눈알만 최대한 돌리려다가 경직된 목을 15도 틀었다.
일 자체도 국회에서 한쪽 정당을 들여다보는 건데, 목까지 왼쪽으로 틀고 있으니 축이 무너지는 게 아닐까. 혼자 있을 때라도 좀 더 오른쪽을 보고 목 스트레칭도 자주 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