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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닥타닥 Apr 24. 2024

나는 누구인가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정체성,  어떤 존재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 


나라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은 어떻게 정의될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인 특징의 발현, 그리고 여지껏 경험한 일이 내재화된 것의 외재적 표현.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들과의 상호작용이 빚어내는 모습. 


어렸을 적부터 사람은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은 끊이지 않았고, 

내가 존재하는 세상과 시간, 공간이 생경하게 느껴졌던 일이 많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난 후 타인과는 조금 달라진 삶의 환경에 놓이게 되었던 때.

공중부양하는 것과 같은, 이상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느낌.

그렇지만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성실한 삶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학교에서는 꽤나 우등생 소리를 듣고 자랐지만 마음 한 켠은 항상 불안하고 공허함을 느꼈다. 

아빠를 생물학적 정신적으로 빼닮은 나란 존재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부재로 더욱 동력을 잃어버렸다.


치열했던 수험생 시절을 지나 스무 살이 되었고

엄마의 가정을 떠나 서울 살이를 홀로 시작했다. 

봄의 한 가운데의 화려한 꽃 같을 것 같았던 청춘의 시작은

무한한 가능성의 시간이라 포장된 이면의 막막함으로 아팠고 쓰렸다. 


넘어지고 또 일어서며 어찌어찌 들어간 회사에서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은 피할 수 없었고.

그렇게 꽤나 방황을 하며 10년간의 회사원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2024년의 나. 내년이면 마흔이 되는, 초등학생의 엄마, 경력단절여성. 

40쯤 되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

어느 정도 길이 정해지고 , 뚜렷해질거라 생각했던 시간인데 말이다. 


여전히 나는 방황중이고, 꽤나 센  pre-사십춘기를 온몸으로 맞고 있다. 

감정의 폭풍이 휘몰아치는 요즘. 또 다시 묻는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어떨 때 행복한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 어떤 물음에도 쉽게 답할 수 없다.

흐릿해진 자아를 가진 사람이 되어버린 탓일까.


어떤 취향을 갖고 있나요?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좋아하는 색깔은 무엇인가요?


하나 같이 다 어려운 질문들이다.

무엇이 이렇게 나를 희미한 인간이 되게 한걸까

고민의 꼬리를 물게되는 요즘.


조금 더 뚜렷한 인간이 되어보자.

무기력하게 놓았던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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