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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버더레스 May 27. 2024

당신에겐 좋은 향기가 나

가끔 나는 어떤 향기를 내는 사람인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제 시간이 지나며 향기로 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생기더군요.

"저 향기는 저 사람이야!"라고 기억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그런지 집에 향수가 10개는 

넘게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20대 때 쓰던 향수를 지금 쓰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30대 초반에 쓰던 향수도 지금 쓰지 않죠. 30대 후반에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점점 생기고 그거에 맞는 향수를 또 찾기 시작하며 그걸 뿌리고 다닙니다. 

계속 저에게 어울리는 향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마치 인생처럼 말이죠. 


향수의 색은 모두 같지만 똑같은 향은 하나도 없습니다. 

상대에게 주고 싶은 이미지가 나이가 들어가며 인생처럼 변해왔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세월이 지났음을 먼지가 잔뜩 쌓여 진열대 구석에 있는 쓰지 못한 향수들에서 느끼기도 합니다. 

과거의 향수들은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는 가를 추억하게 만들더군요.

다시 쓰라고 하면 뭔가 내 옷이 아닌 것처럼 어색하죠. 


오늘은 한 향수매장에서 현재의 저에게 어울리는 향을 둘러보며 찾았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재밌는데요. 

'지금 나와 가장 어울리는 향은 뭐지?'라는 고민을 해보고 스스로 찾아보길 추천합니다. 분명 예전과는 다른 취향이 생겼을 거예요. 

이제는 너무 강하고 남성적인 향은 머리 아프고 꺼려지더군요. 

조금 유연하게 어디에나 어울리는 내추럴한 향이나 자연향기가 좋습니다. 

너무 독하거나 강하면 부러지기 쉬워서 그럴까요? 

이제 그런 향은 점점 필요 없어지는 나이가 오는 것 같습니다.

굳이 부딪히며 살고 적을 만들며 살 필요가 없는 걸 이해할 때가 왔나 봅니다.  


그녀는 제가 향수를 뿌리지 않고 나갔을 때도 

당신은 언제나 저에게 포근하고 좋은 향기가 난다고 말했었죠.

앞으로 어떤 향을 내는 사람이 될 까는 재밌는 고민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향수에서 느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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