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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버더레스 May 31. 2024

떠나는 것은 어렵다

생각나면 떠난다는 말을 바로 실천했던 때가 있었다.

그냥 생각이 나기에 떠났다.

 거기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짐을 싸며 느끼는 설렘,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그냥 떠나고 말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 일은 하고 있지 않지만 떠나는 것에 망설여지는 순간들이 생긴다.

괜히 빨래를 오늘 돌려야 할 것 같고 괜히 운동을 빠지면 안 될 것 같다.

하루, 이틀 미룬 여행은 켜켜이 먼지처럼 쌓여 다시 찾지 않을 때도 있다.


왜 여행은 점점 어려워지는 걸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음을 느낄 때 

'날씨는 너무 더워졌고 일은 너무 바빠서 여행은 현실적으로 힘들지...'라는 핑계만 머릿속에 가득해진다.


그래도 떠나야지

떠나지 않으면 인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깐... 

혼자 논알코올 맥주를 먹으며 그 맹맹한 맛에 적응할 때쯤 

수천년 맥주의 의미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자책감과 함께 고민하는 스스로와 경계를 고민해 본다.

이해 할 수 없는 것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일이 되고 

생각하면 떠낫던 모습에서 차차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모습이 되고 

여행은 여전히 어렵다. 



막상 낯선 환경에서는 누구보다 잘 살아남고 사람들과 친해지지만 그곳에 떨어지는 게 

두려울 나이가 온다. 

루틴 하게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술을 마시고 돈을 버는 게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휴대폰은 어디로 떠날까 고민하며 한 번도 안 가본 우리나라부터 다녀와보자 생각하고 

노트북하나 들고 언제나 돌아올 수 있는 곳으로 가서 글을 쓰겠다 생각해 본다. 

막상 말은 이렇게 하지만 또 언제 떠날지 모르는 게 인생이니깐...


북적북적한 카페 안,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섞여 제각각의 여행이 들린다.

그들에게도 나의 여행은 꽤나 재밌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그냥 제각각의 의미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 

생각보다 인생은 그리 복잡한게 아닐 수도 있다며 알코올 가득한 맥주를 냉장고에서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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