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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한 베짱이 Mar 09. 2024

디지털 전환은 조직의 습관을 바꾸는 일

우리 회사는 불가능. 이번 생엔 글렀어.

황재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조직의 습관을 바꾸는 일>, 좋은 습관 연구소

위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우리회사의 최대 화두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다. 3년에 걸쳐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강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었다. 외부 컨설팅도 받았다. 현업에 이것 저것 많은 것을 요구한다. 사내벤처도 실시했다. 임직원의 반응은 어떤가? 떨떠름하다. 소는 누가 키우냐는 소리가 많이 나온다. 업무나 조직문화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일단 내가 체감하는 건 없다. 왜 일까?


1.

2018년, 2019년 전사 사업계획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mation, 이 책에서는 DX라고 하니 앞으로는 DX라 하겠다.)이 주요 KPI에 들어있었다. 회장의 사업계획 발표나 중점추진사항에도 빠짐없이 들어있었다. 상황인식이나 내용이 거의 바뀌지 않고 2020년 사업계획에도 DX가들어갔다. 2018년에도 2019년에도 요동치지 않던 회사가 왜 2020년에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2020년에 갑자기 DX는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2.

(p21) "지금의 DX는 단순히 기술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 전반의 혁신, 나아가 비즈니스 모델 전환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기술 변화에서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 그 이유는 기술의 성숙도가 이전과 달리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즉, 공염불처럼 외치던 DX가 아니라 현실성 있는 사업 전환이라는 신뢰가 시장에 쌓여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이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디지털로의 전환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었다. 세상은 변했지만 우리는 전혀 변하지 못했다.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3.

이 책은 DX가 조직에 왜 필요하며,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조직은 어떻게 꾸리고 운영해야하는지,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디테일하고 현실적이다. DX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의 직원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어렵지 않다. DX라고 해서 이 기술이 어떻고, 저 기술이 어떻고 이야기하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은 그렇지 않다. DX를 실행의 관점에서 쪼개서 사례와 함께 알려준다. DX 조직에 속하지 않은 회사원에게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단번에 회사의 상황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무엇이 잘 되고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알수 있다. 


4.

우리 회사는 현업에 문제를 찾아내라 요구하고 과제를 선정해서 제출하라고 한다. DX 전담 부서에서는 뭘 하는 거지? 과제 취합? 아니면 내가 모르는 굉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나? 저자는 DX는 SI(시스템 통합)프로젝트와 다르다고 말한다. DX는 한쪽의 요구를 다른 한 쪽이 수행하는 SI와는 달리 전담팀과 협업을 통해 문제를 찾아내고 왜 문제를 해결해야하는지, 해결하면 무엇이 좋은지를 긴밀히 협의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진의 지지가 필수다.


5.

작고 빠르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도해야 한다. 짧은 시간 안에 적용해 볼 수 있고, 바로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반의 생산성 도구 도입부터 하라고 말한다. DX의 핵심은 일하는 방식이 바뀌는 것이고, 이를 위해 도구가 바뀌어야한다. 우린 예전 시스템을 모두 그대로 쓴다. 대시보드도 협업 툴도 없다.


6.

생산성 툴을 도입하는 데 최대 걸림돌은 임원과 조직장이다. 엑셀도 제대로 열지 못하는 임원이 생산성 도구를 사용할리 만무하다. 프린트한 보고서를 빨간펜으로 수정하는 것이 제격인 그 들이 구글워크플레이스나 팀즈, 슬랙, 미로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슬랙 메시지와 미로를 요약하고 프린트해서 가져다주어야 할 거다.


7.

이 밖에도 DX 인재확보와 조직 운영 방법, 대시보드 활용, 프로세스 가시화, 퍼블릭 클라우드 등 DX 운영과 관리까지 다루고 있다. 무릎을 치는 공감 포인트와 고개가 끄덕여 지는 깨달음이 많았다.


8.

DX 조직의 습과을 바꾸는 일은 결국 조직장을 향해 서있는 발을 고객을 향해 바꾸는 일이다. 조직장을 설득하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진정한 DX를 원한다면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 지상최대의 과제가 되어야한다. 조직장의 성향과 취향을 맞추려 애쓰는 순간 DX는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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