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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팅하는 천대리 Jun 06. 2020

왜 밀레니얼 세대들은 집 꾸미기를 좋아할까?

인테리어가 취미가 된 이유

밀레니얼 세대의 취미로 손꼽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테리어, 즉 집 꾸미기입니다.

과거에는 소위 돈 많은 사람들의 취미로 생각되었던 인테리어에 왜 밀레니얼 세대들이 푹 빠져들고 있는 것일까요?


1. 미래보다 중요한 지금


2019년 말, 1인 가구의 비중은 29.8%로 부부+자녀로 이루어진 가족 비중을 처음으로 추월하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1인 가구 전성시대가 되고 있는 셈이죠.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1인 가구도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인데요, 청년 1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 1인 가구 중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1인 가구 밀레니얼 세대 중  내  집을 가지고 있는 비율은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90% 사람들은 모두 남의 집에서 여러 형태의 세를 들어 살고 있는 것이죠.

밀레니얼 세대들은 계속해서 올라만 가는 부동산 가격에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소유 격차 또한 집 꾸미기에 대한 흥미를 북돋았습니다.

내 집 마련이 매우 어려움과 동시에 내 집 소유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내 집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렸다간 아주 긴 시간을 내 취향에 맞는 집에서 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기성세대는 그래도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굳이 셋집을 꾸미지 않았던 거죠. 하지만 달라진 부동산 현실에 밀레니얼 세대들은 '미래에 내가 소유할 집' 보다, '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에 초점을 맞추어 집을 본인의 취향대로 꾸미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2. 집, 그 이상의 의미


과거의 집은 휴식이라는 의미가 컸지만 현재는 이를 뛰어넘어 멀티 플레이어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홈카페, 홈트레이닝, 홈쿠킹 등의 트렌드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집이 카페가 되기도 하며 헬스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레스토랑이 되기도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집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고, 심리적 안정감도 느낄 수 있는 멀티공간인 것입니다.


이처럼 집은 단순히 거주공간이 아닌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 그리고 내가 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집돌이, 집순이의 인식 변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포럼 엠의 빅데이터에 따르면 '집돌이/집순이'의 연관 감성어가 과거 '심심하다'의 부정적 표현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즐기다', '행복' 등의 긍정적인 표현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집돌이/집순이에 대한 이미지는 50대 이상 남성은 '게으른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높은 반면 20~30대 세대에서는 '집에서 할 것이 많은 사람',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 '집에서 자유를 느끼는 사람'의 이미지가 높다고 합니다.

집은 나만의 '멀티플렉스'로, 집순이/집돌이는 이러한 콘텐츠를 잘 즐기는 사람으로 인식이 변화한 것입니다.


또한 스마트폰과 유통업의 발달은 밀레니얼 세대의 집 사랑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통한 콘텐츠 소비, 새벽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쇼핑, 맛집 음식 배달 등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모든 것을 집 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길어지게 만들었죠. (물론 최근 코로나 19의 영향도 있고요)


밀레니얼 세대는 이처럼 내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서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집에 투자하게 되고, 자연스레 집 꾸미기에 관심을 지니게 된 것입니다. 


3. 확실한 소확행


집 꾸미기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비용이 큰 리모델링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몇 가지 소품 등으로 집의 분위기를 다르게 변신시킬 수 있습니다. 또 언제든지 본인의 취향대로 다시 바꿀 수도 있고요.


이러한 부분이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경쟁적인 현실에 부딪히고 돌아왔을 때 내 스타일로 꾸며진 집에서 위안을 얻기도 하고,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다는 경제적 스트레스를 집을 꾸미면서 해소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집 꾸미기를 하나의 놀이처럼 소비하는 것이죠.


또한 밀레니얼 세대는 자기의 취향을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기 때문에 본인의 집 인테리어를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집을 어떻게 꾸몄느냐가 곧 나는 어떤 스타일의 사람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되었고, 인테리어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온라인 집들이/룸 투어 또한 인기 콘텐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관심을 보여주듯 인테리어 플랫폼 앱인 오늘의 집은 가입자 750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2019년 거래액은 10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처럼 집 꾸미기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확실한 만족을 줄 수 있는 놀이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집을 선택한 밀레니얼 세대들, 앞으로 1인 가구의 성장과 더불어 이를 위한 어떤 산업이 달라질지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요약

1) 내 집 마련 어차피 못하니 지금 있는 곳을 꾸미자

2)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을 꾸며 삶의 질을 높이자

3) 집은 곧 나, 집을 꾸미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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