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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팅하는 천대리 Apr 25. 2021

왜 지그재그는 윤여정을 모델로 썼을까?

지그재그 광고 분석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광고라고 하면 지그재그의 신규 캠페인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패션 앱인 만큼 20-30 여성이 앱 사용의 주 타깃인 것에 반해 기존의 레퍼토리를 깨고 모델로써 70대의 윤여정 선생님을 기용했기 때문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am6RUKEooI


해당 광고에 대한 반응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광고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지그재그, 지그재그는 왜 이런 과감한 선택을 했을까요?


1) 압도적 브랜딩의 필요성


현재 쇼핑 플랫폼 시장은 춘추 전국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배달 경쟁 (배민/배달통), 숙박 경쟁(야놀자/여기 어때), 부동산 경쟁 (직방/다방), 재능 경쟁 (클래스 101/탈잉)에 이어 MZ세대, 패션 쪽은 여성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가 있습니다.


사실 이 3개의 플랫폼은 엄밀히 말하면 다릅니다.

지그재그는 여러 쇼핑몰을 한 데 모아 보여주는 플랫폼이고 에이블리와 브랜디는 셀러가 직접 옷을 팔 수 있고, 옷을 살 수도 있는 플랫폼입니다.


자세히 뜯어보면 다른 플랫폼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모두 '옷을 살 수 있는 앱' 하나로 보입니다.

또한 앞으로 각 앱들만이 가지고 있었던 특성인 다양한 상품, 하루 배송, 풀필먼트, 셀럽 마켓 등도 경쟁 상황에 따라 다른 앱에서도 도입할 수 있습니다. 각 앱들 간의 특성이 없어지는 것이죠.


그렇기에 '대세 앱'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압도적 브랜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모두가 기능이 똑같다면, 손이 가는 앱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것이죠.


(저는 이전 야놀자와 여기 어때의 경쟁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야놀자 또한 여기 어때와의 경쟁상황에서 '초특가 야놀자' 캠페인을 성공시켜, 숙박하면 야놀자로 들어오게끔, 해당 캠페인을 통해 손이 가는 앱으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현재 MZ세대의 패션 소비 특성을 살펴보면, 세 앱의 중복설치율이 60% 이상이라고 합니다. 즉 쇼핑을 하기 위해 하나의 앱만 쓰지 않는다는 거죠. 이 앱, 저 앱 옮겨 다니며 비교하고 락인되지 않는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그재그가 선택한 묘수는 70대 모델의 선정입니다.

MZ세대의 앱에 70대 여성 모델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꽤 크게 머릿속에 각인되며 모두에게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죠.


2) 진정한 여성들의 롤모델


지그재그는 약 1년 전 한에슬을 모델로 광고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해당 광고도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현재의 광고 캠페인만큼 열광적이진 않았는데요, 이 차이는 모델과 메시지의 차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의 대표 워너비 연예인으로 불리는 한예슬, 비 현실적인 외모로 광고를 끝까지 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예슬은 왜인지 지그재그에서 쇼핑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화려한 셀럽인 만큼 명품이나 고가의 제품만을 사용할 것 같죠. 또 광고 속에서 '쇼핑은 지그재그가 맛있어'라고 외치며 '너네도 지그재그로 쇼핑해, 나 따라 해 봐'라고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1 캠페인 속 윤여정 님은 '나 따라 해 봐' 보다 '너네 마음대로 사'라는 메시지를 녹이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나 자신을 중시하고,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에 걸맞은 메시지입니다. 누군가를 따라 하기보다, 내 개성을 찾고 남들 신경 쓰지 말고 쇼핑하라고 전달하는 윤여정 님의 목소리는 어딘지 시대를 앞서간 멋진 여성의 조언처럼 느껴집니다.


서정훈 크로키 닷컴 대표는 “틀에 박힌 역할을 거부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고 있는 윤여정처럼 쇼핑 앱 모델은 2030 대가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지그재그가 갖고 있는 쇼핑에 대한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인물을 이번 시즌 뮤즈로 발탁했다”며 “지그재그와 윤여정이 전달할 패션과 인생에 대한 메시지에 많은 공감과 기대를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윤여정 님은 유튜브 채널 문명 특급에 나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환경을 바꾸는 도전을 한다'라고 말이죠.


편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음에도 독립영화라는 도전을 택한 윤여정 님의 가치관을 잘 보여주는 말이라 생각됩니다. 모두가 늦은 나이라 말하는 때에도 도전하는 윤여정 님의 모습은, MZ세대들에게 용기를 주고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합니다.


3) 메시지 전달에 탁월


지그재그의 이번 캠페인의 카피는 다음과 같습니다.


옷 입는데 남의 눈치 볼 거 뭐 있니? 

그러니까 너네들 맘대로 사세요 (마음대로 옷을 사라/마음대로 인생을 살아라)

왔다 갔다 사는 거지 (왔다 갔다 옷을 산다/ 왔다 갔다 인생을 산다)

life is zigzag (shopping is zigzag)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나 자신을 중시하고,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에 걸맞은 메시지입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윤여정 님의 이미지와도 잘 매칭 됩니다.


윤여정 님은 거침없으면서도 당당한 애티튜드가 인상적입니다.

일례로, 얼마 전 영화 미나리를 통해 받았던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시상에서 영어로 이렇게 말씀하셨죠.


This one, especially recognized by british people known as very snobbish people

해석하자면 이 상은 특히 영국 사람들, 고상한 척한다고 알려진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의미가 있습니다.

영국 시상식에서 영국 사람들을 '고상한 척'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며, 위트 있고 솔직하다며 이 또한 화제가 되었는데요.


위처럼 70대의 나이이지만 거침없고 솔직한 모습, 또 특유의 시원하고 진취적인 이미지가 광고 카피와 굉장히 잘 어우러집니다. '너네 마음대로 사'와 같은 진취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윤여정 님 만한 모델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지그재그가 왜 윤여정 님을 모델로 썼는지에 대해 분석해 보았는데요, 광고 메시지만큼 광고 모델이 주는 추가적인 이미지 전달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또 윤여정 님의 광고를 통해 지그재그는 1020 여성들 뿐만 아니라 3040의 여성들까지 유효하게  타깃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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