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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럼에도 불구하고 Feb 15. 2022

운명을 믿으시나요? #1

사이비 아님

운명적인 사랑

운명적인 만남


아래 노래를 들으면서 읽어주세요

https://youtu.be/V26gN3UaSIA

바닐라어쿠스틱 - 너와 나의 시간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면 드라마에서 친구가 나가기로 정해져 있던 약속을 마침 나가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어 주인공이 대신 나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다른 주인공을 만나게 되고 첫인상은 좋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우연이 겹쳐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그런 상황.


바로 읊을 수 있을 만큼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너무나도 뻔하게 그리고 자주 보게 되는 이야기이다. 


딱 한번 '혹시'하고 믿을 뻔했던 경우가 있었다. 

너무나 '드라마'틱 해서 지금까지도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되는 경험이었다.


Episode 1

친구의 추천으로 방송부 동아리를 하게 되었는데 아나운서팀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기계를 만져보고 편집 프로그램도 배우고 싶어서 엔지니어팀에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들어가자마자 마침 큰 행사가 있었는데 기숙사 축제였다. 기본적인 조작방법을 배우고 무거운 바디를 가진 방송용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무대 촬영을 위해 나갔다.


대략 이런 느낌


'아 내가 생각한 건 동아리실에서 편집하는 선배st 느낌이었는데 이게 무슨 고생이야'라고 생각하며 뙤약볕 아래 한껏 찡그리고 있는데 저기 멀리 키가 한 185는 되어 보이는 훈남이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음~ 훈훈하다' 생각하고 있는데 나를 보면서 내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아 뭐지뭐지뭐지???' 


"안녕하세요. 이번에 기숙사 축제 행사를 맡고 있는 기숙사회 회장 000 입니다. 저희 촬영 오신 거죠? 오늘 영상 잘 부탁드릴게요~"


학교를 다닌 지 1년이 지났는데 기숙사 회장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ㅎㅎ '아유 제가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얼어서 그냥 "네, 알겠습니다"하고 인사를 했다. 엄친아 느낌의 기숙사 회장님을 만나고 아까 났던 짜증이 다 없어졌으니 정말 열심히 촬영을 하고 돌아왔다. 


Episode 2

그렇게 훈훈한 기억을 뒤로하고 어느 날 오후, 편집 프로그램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아나운서 한 명하고 동아리실에서 다음 날 방송을 편집하고 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두리번두리번 누군가를 찾는 느낌인데 아나운서 친구가 이미 나가서 대응을 하고 있어서 나는 뒤에서 '누구지?'하고 쳐다만 보고 있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

(대답도 안 하고 보초서는 미어캣처럼 계속 두리번 댄다)


키가 커서 정말 이런 느낌ㅋㅋㅋ


"누구 찾아오셨어요?"

"......"


그리고 내 쪽을 보더니 "아 안녕하세요!!" 반갑게 인사하며 편집실로 들어왔다.


아! 그 기숙사 회장님이다.  기억이 어렴풋해서 정확히 왜 왔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그날 찍은 영상을 받고 싶어서 왔던 것 같다. 그렇게 다시 돌아갔는데 아나운서 친구는 입이 삐쭉거린다.


"저 사람은 내가 말을 거는데 너만 쳐다보고 왜 대답을 안 하냐?"

"그러게"

라고 말은 했지만 왠지 모르게 얼굴이 미소가 지어졌다. 


Episode 3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 2학년 1학기가 끝이 났다. 

한 학기 동안 동아리도 열심히 하고 학과 공부도 충실히 하고 나니 어느새 우수학생으로 뽑혀 학교 지원으로 한 달 동안 중국에 가게 되었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중국 칭다오(青島)로 떠났다. 각 학과에서 뽑힌 우수학생으로 구성된 우리들은 칭다오 중심부에서 차로 대략 1시간 떨어진 학교에서 생활하게 됐는데 조금 시골스러운 분위기에 주위에 놀만한 곳이라고는 아무 곳도 없어서 우리끼리 재미지게 지내는 수밖에 없었다. 


한 2주쯤? 지났을 때 교수님께서 근처 산에 놀러 가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알려주셨다. 한국에서 근처 산이란? 아무리 멀어도 차로 1시간? 정도니까 나는 정말 가벼운 느낌으로 길을 나섰는데 비포장 도로로 무려... 8시간이나 차를 타야 갈 수 있는 거리였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그 태산을 가는 여정이었는데 건강한 체질이 아니어서 항상 멀미를 하는 나에게는 정말 고역이 아닐 수가 없었다. 결국 속에서 난리가 났고 대형 버스 4대가 나로 인해 멈춰 서게 되었다. 피해를 주는 행동을 제일 싫어하는 나에게는 나 하나때문에 가지도 못하고 모두 멈춰 서서 기다리는 그 상황이 더 참기 힘든 순간이었다. 겨우 속을 달래서 다시 출발했다. 절반 정도 가서야 휴식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화장실을 갔다가 나오는데 바로 그 순간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평생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대략 이런 느낌?

모든 빛이 암전 되고 바로 앞에 서 있는 그 사람과 나만 남게 되었다. 애써서 누구인지 기억하려고 노력했지만 현실감각이 없어져서 지금 내 눈앞에 서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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