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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럼에도 불구하고 Jul 11. 2023

운명을 믿으시나요? #02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어?

하고 소리치는 순간 모든 빛이 켜지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게 되었다. 바로 그 기숙사 회장님이었다. 

한국도 아니고 중국에서 그것도 태산을 가는 길에 잠시 들린 화장실 앞에 왜 이 사람이 있는 것인지,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너무 놀라 온 몸이 굳은 체 그 찰나의 순간 나는 빠르게 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게 뭐지?'

'저 사람이 왜 여기에 있는거지? 꿈인가? 뭐지?'


그러는 사이에 그 분도 나를 보고 알아본 것인지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안녕하세요!!!" (회장님)

"아... 아 네~! 안녕하세요 여기 어떻게 (헛웃음) 계신거에요???" (나ㅋㅋㅋ)

"저희 학교 봉사활동팀인데 이번에 여기로 오게 됐어요. 연수 온 학생들하고 같이 간다고 하던데 연수 오신건가봐요~!"

"아~~ 봉사활동 오셨구나! 저희는 몰랐어요. 저희만 가는 줄 알았는데~"

"(웃으면서) 속은 좀 괜찮으세요??"

"???"

"아까 봤어요~!!"

"아 네 제가 원래 멀미가 심해가지고... (호다닥) 그럼 이따 뵐게요~~!"


멀미로 사뿐히 쓰러진 것도 아니고 추한 모습을 봤겠다 싶으니 민망 그 자체였다. 


그렇게 또 몇시간을 버스를 타고 가서야 중국의 5대 명산 태산에 도착했다. 함께 밥도 먹고 섬에도 놀러가고 이야기를 많이 하다가 결국 우리는 커플이... 되었다고 해야 이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 같은데 실제 상황은 그렇게 드라마틱 하지 않았다.


섬을 가면 뭐하나,,, 오히려 더 의식하게 되서 이야기도 하지 않고 최대한 그분이 없는 곳으로 피해다니게 되었다. 중국에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한국에 와서도 나는 학교 휴학을 하고 편입을 준비했고 그렇게 그분과는 다시는 만날 일이 없었다. 


아 이것이 운명인가 하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3일 드라마같은 추억으로 남아 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었다. 지금의 나라면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때의 나는 지금 생각해도 이상하리만큼 사교성이 없었다. 


그런 내가 운명은 아니더라도 '임자'를 만나서 정말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TMI로 나는 MBTI가 ISFP인데 감성적이고 즉흥적인 사람의 연애를 소개하고자 <<SF유형이 연애를 만났을 때>>라는 매거진을 만들었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 연애를 통해 어떻게 성장하는지 어떻게 사고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싸우는지 ㅎㅎ 

그런 일상적인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사랑이야기에 음악을 빼놓을 수 없지! 

그날의 에피소드와 어울리는 노래도 함께 소개하려고 한다.

https://youtu.be/vOOYsBhzTKg

검정치마 - 좋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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