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면 득, 못 쓰면 독이 되는 과거
작가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인물의 과거 이야기를 꼭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은 어떤 내용을 넣고 어떤 내용을 짧게 요약하거나 뺄지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등장인물에게는 소설 밖에서의 삶과 이야기가 있지만, 그 삶과 이야기를 반드시 명확하게 전달할 필요는 없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는 자신의 부를 모두 동원해 데이지의 마음을 얻으려고 애쓴다. 소설의 다른 모든 극적인 장면만큼이나 세세한 플래시백*에서, 피츠제럴드는 개츠비가 ‘과거가 없는 무일푼의 남자’인 신세로 처음 데이지를 만났을 때 얼마나 자기 자신을 초라하게 느꼈는지를 길게 설명한다. 이 플래시백은 두 사람이 더 젊었을 때 함께 보낸 열정적인 시간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플래시백(flashback): 영화나 텔레비전 따위에서 장면의 순간적인 변화를 연속으로 보여 주는 기법. 긴장의 고조, 감정의 격렬함을 나타내는 데 효과적이며, 과거 회상 장면을 나타내는 데도 쓰인다.
개츠비의 과거 이야기는 왜 개츠비가 본 이야기에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거기에서 더 나아가 결국 개츠비를 죽음으로 몰고 간 데이지에 대한 무모한 집착에 독자가 수긍할 수 있는 맥락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위대한 개츠비》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빈털터리가 부자가 된다’는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이다. 개츠비의 플래시백은 이 주제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부가 개츠비의 자아관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외에도 개츠비가 데이지를 자신이 쟁취한 보상으로 여긴다는 점을 보여준다.
제1차 세계대전 중 개츠비가 겪은 고통스러운 경험은 현재의 개츠비라는 인물을 형성하는 데 아주 큰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피츠제럴드는 그 경험에 초점을 맞춘 플래시백은 집어넣지 않는다. 그 경험이 본 이야기에서 개츠비가 하는 선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으며, 따라서 갈등을 빚는 개츠비의 결함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플래시백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등장인물이 목표, 스스로 중요한 이해관계라고 믿는 것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등장인물이 자신과 세계에 관해 믿는 거짓의 출처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도와준다. 소설가 메리 로비네트 코왈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효과적인 플래시백은
현재 이야기의 이해관계를 둘러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독자가 알아야 하는 정보를 제공해 이야기에 추진력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