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성장하는 나를 위하여
브런치에 평소와 다른 유입이 보였다. 큰 숫자는 아니었지만 SNS 유입이 50 전후로 며칠이 이어졌다.
찾아보니 브런치 글을 모아놓는 어느 카카오 뷰 보드에 나의 글이 실린 것을 볼 수 있었다. 작지만 분명한 뿌듯함이 내 안에서 느껴졌다.
두어 달 동안 브런치 새 글 발행이 멈춰 있었다. 브런치 1일 1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고 하나 둘 글을 발행했다. 브런치 구독자가 다시 700명이 넘은 것도 나만의 성취이자 기쁨이다.
생각해보면 글을 쓰고 기록하는 일은 내게 여러 가지 선물을 주었다. 혼자 노트에 끄적이는 글쓰기도 좋지만 플랫폼에 발행 버튼을 누를 때 느껴지는 작은 성취감이 첫 번째였다. 두 번째로는 생각을 많이 해야 해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다른 세세한 것들에 대해 미처 신경을 다 쓸 수 없기도 했다.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내 일상이 잔바람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편안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이다.
세 번째는 글을 쓰면서 찾게 되는 객관적인 시선이다. 타이핑으로 문장을 꺼내고 눈으로 마주하면서 나라는 사람을 제삼자가 되어 다시 바라본다. 글 속에서 때로는 그간 꽁꽁 숨겨져 있던 나의 결핍과 충족되지 않았던 욕구를 마주하기도 했다. 두려움과 같은 연약한 나의 마음들을 마주할 때면 마음이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약한 내면을 마주하고 알아차리고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은 역시 가장 큰 선물인 것 같다.
모순이 가득하고
양 끝단의 완전히 다른 것을 바라는
복잡하고 복잡한 나의 내면을 바라본다.
단순하고 생각이 곧게 뻗어가는 편인 나에게도 여전히 나도 모를 많은 모습들과 감정들이 존재한다. 현실 속 세계에서 별 것 아닌, 그저 보통의 마흔 살인 나의 모습이 단정한 글 속에서 생각하는 사람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글을 쓴다는 행위를 통해 특별한 것 없는 내가,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 허영심도 함께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나의 잣대로 나를 재려 했던 시도를 멈추기로 한 것도 내가 받은 큰 선물이다.
나에 대한 마음은 커지고
타인에 대한 시선은 조금씩 관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