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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락울 Oct 25. 2019

혼자 사는 여자에게 적합한 직업이란?

직업 선택의 기준

새로운 직업이 계속해서 창조되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할 데가 없습니다. 구직자가 없어 난리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일자리가 없어 난리라는 목소리가 더 크니 희한한 일입니다.


저는 동반자 없이 혼자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혼자 사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맞춰 살아가는 데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혼자 살아가는 데에도 만만치 않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집안일뿐 아니라 감정에서도요. 인간은 원래 다 외로운 거라지만 둘보단 하나가 외로움의 빈도수가 손톱만큼 더 많을 테니까요. 그렇다 보니 비혼 커뮤니티가 절실해집니다. 


비혼 커뮤니티에서 주로 하는 이야기는 단연 '경제력'입니다. 재테크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뜨겁습니다. 그런데 종종 커뮤니티에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비혼에 적합한 직업은 무엇일까요?"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혼자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요?" 


일생을 살며 직업이 4번 이상 바뀌는 시대가 온다고는 하지만 평생직장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공무원이 최고라는 소리를 듣고 자라온 우리는 두렵습니다. 정말 평생직장 없이도 잘 살 수 있을까요?


게다가 대한민국에서 비혼 여성은 설자리가 더욱 좁습니다. 비혼 자체가 국가에서 환영할 일이 아니거니와 여성은 노동시장에서 2등 시민이니까요. 최근에 방영된 kbs 스페셜 '사표 쓰지 않는 여자들' 까지 챙겨 보지 않더라도 돌아가는 분위기는 구직하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체감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이 직업으로 평생을 혼자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직업을 바꿔야 하는 거 아냐? 정년까지 보장된 직업이 아니면 비혼은 어려울 것 같아.


둘이 살면 한쪽이 돈을 벌지 않더라도 (입에 풀칠은 하겠죠) 안정적이지만 혼자 살면 돈을 벌지 않으면 입에 거미줄을 쳐야 할 테니까요. 자본 소득이 있는,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 사람을 제외한 보통의 경우 말이죠. 


하지만 비혼에 적합한 직업은 없습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해도 혼자 잘 먹고 잘 살 수 있습니다.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자본 소득을 만들어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기 전까지는 열심히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합니다. 자유의 뒤편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까요.






1. 기술을 배우십시오

2-A. 열정을 불태우십시오

2-B. 워라밸을 생각하십시오

3. 늘 플랜 B를 만들어두십시오

4. 경제적 자유를 획득할 때까지 존버하십시오


1. 기술을 배우십시오 - 기술을 배워두면 움직이는 1인 기업가가 될 수 있습니다. 어디에 소속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뛰어나면 언제든 회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거죠. 사실 기술이 뛰어나면 회사 밖으로 나오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때가 많습니다. 


2-A. 열정을 불태우십시오 - 신규 채용자들 중 사장까지 희망한다는 비율이 점점 낮아진다지요? 여장부로 태어난 이상 한 번쯤 열정을 불태워 이 회사에서 최종 보스가 되어보겠다는 꿈을 꿔보시길 바랍니다. 단, 유리천장이 없는 회사인지를 꼭 확인해보세요. 능력이 있음에도 높은 곳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여자 사수가 있다면 그곳은 버려야 합니다. 유리천장 없는 회사 참 찾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2-B. 워라밸을 생각하십시오 -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날 돌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월루하느라 시간을 버리지도 않고 일에 너무 내몰리지도 않게, 내 열정을 불태우지만 충전할 시간도 주는 직업과 직장을 선택합니다. 일상이 윤택해집니다. 


3. 늘 플랜 B를 만들어두십시오 - 1과 2를 조합합니다. 유리천장이 없는 직장을 찾고, 없다면 워라밸에 맞는 직장을 찾되, 기술을 따로 배워 언제든 플랜 B를 만들어둡니다. 회사에 목매지 않게, 회사가 날 버리기 전에 내가 버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양다리를 걸쳐둡니다. 어렵다면 플랜 B를 작게 잡아볼까요? 사직서를 던지기 전에 이직할 직장을 미리 찾습니다. 높은 확률로 나이가 먹을수록 이직은 어려워질 겁니다. 우리는 늘 만약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것이 자유에 대한 댓가입니다. 


4. 경제적 자유를 획득할 때까지 존버하십시오 - 드디어 끝판왕 등장입니다. 1,2,3은 4를 위해 존재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을 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드세요. 예금 이자, 주식 배당금, 월세, 저작권 등등 시스템을 만들어두면 일은 취미로 하게 됩니다. 혼자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수입이 적다면 지출을 통제하세요. 절약은 경제적 자유를 획득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주식처럼 리스크가 있는 재테크는 지름길이 될지 돌아가는 길이 될지 모르니 절약을 기본 모토로 삼습니다. 


 




조건도 중요하지만 내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 많은 길을 돌고 돌아 지금 선택한 직업에 정착했습니다. 기준은 심플합니다. 


오래 해도 질리지 않을 것, 내가 계획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 저녁 시간이 보장될 것.


3년 차인 지금도 재밌게 일할만큼 새롭습니다. 물론 힘들고 지치는 날도 있지만 재미있게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나름 재미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성격상 남이 지시하는 것을 그대로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가 계획하고 통제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사업들을 벌이며 성격대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회에 보탬이 되지 않는 직업이 있을까요? 적어도 내가 앞으로 살아갈 대한민국이 좀 더 나은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저녁 시간이 보장되는 것은 제게 무척 중요한 조건입니다. 한 달에 두세 번 야근을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야근 없이 윤택한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저녁시간엔 주로 운동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씁니다. 아주 행복합니다. 10시에 자도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합니다. 






혼자 사는 여성에게 적합한 직업은 없습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전문직, 안정적인 공무원 등은 더 나은 옵션일 뿐입니다. 월수입만 있다면 여성은 혼자 살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자유롭게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비혼 여성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한 후 자신에게 맞는 직장을 고르고, 월수입을 보장받은 후엔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노력하길 바랍니다. 


할머니가 되었을 때 다 같이 차를 마시고 케잌을 먹으며 실컷 수다를 떨 수 있게 되겠죠. 그 날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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