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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서 May 21. 2023

버스킹을 보며 깨달은 유료 경험의 힘

무료 혜택 프로모션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

어제 야탑역에서 버스킹 하는걸 지나가면서 보게 됐다. 가까이서 보기엔 뭔가 부끄러워(?) 친구들과 멀찌감치 서서 봤다. 그러다보니 구경하는 분들의 리액션도 잘 보였는데, 돈을 지불한 분들은 돈을 기타 바구니에 냄과 동시에 리액션이 훨씬 커지고 더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들고, 호응을 해주며 단순히 지켜보는 사람이 아니라, 공연의 일부가 되고 있었다. 돈을 지불한 그룹들과 지불하지 않고 조용히 서서 보고 있는 다른 그룹들이 비교가 돼서 더 재밌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나니, 무언가를 즐기고 나면(혹은 가치를 얻고 나면) 그 즐김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지만 마음 편히 더 즐길 수 있게 되는게 아닌가 싶었다. 음악을 즐기는 것에 대한 관람료를 낸 사람들은 더 적극적으로 즐기게 되고, 내지 않은 사람들은 묘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아마 죄책감을 인지하진 못했을 수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묘한 불편함을 느꼈을 것 같다. 특히나 아무도 내지 않고 자신과 동일한 입장으로 보기만 하는 상황이었으면 몰라도, 다른 사람들이 내며 더 호응하는 모습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더 위축됐을 것이다. 


돈을 지불하면 버스커들은 감사하다며 인사를 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더 적극적으로 즐기게 되고, 이런 호응에 힘입어 더 열정적으로 노래를 하게 되는 선순환 속에서 지불한 이들은 지불하지 않은 이들에 비해 더 강렬한 경험을 하게 됐다. 사실 버스커들을 응원하는 마음에 낸 돈이 그들의 추억에 대한 값도 된 것이다. 돈을 냄으로써 추억을 더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는게 참 신기한 일이다. 



무료 경험보다 유료 경험이 더 강렬한 추억으로 남는다



이걸 브랜드에도 적용시킨다면 어떨까? 


무료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할거라 생각하지만, 브랜드에서 제공한 것들을 무료로 얻은 사람보다, 소액이더라도 무언가를 지불한 사람들이 훨씬 더 강력한 인상을 갖게 되고, 그 경험이 그들을 만족까지 시켰다면 무료로 즐긴 이들에 비해 브랜드와 더 강한 결속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잠깐 보고 스쳐지나가는 '체리피커'보다 돈을 지불한 사람들에게 더 집중하고 신경써야 하는 이유는 매출 목적 뿐만이 아니라, 더 결속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을만한 팬덤을 모으는 길이기 때문이다. 


결국, 3의 만족도를 줄 수 있는 혜택을 무료로 주는 것보다, 5만큼의 혜택을 3만 받고 주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브랜드들에서 콜라보 굿즈들을 만들어낸다. 콜라보 굿즈로 스티커를 무료로 주는게 언뜻 보면 소비자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싶지만, 오히려 유료로 판매하는 것이 더 사람들이 애정을 느끼게끔 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무료로 얻은것은 쉽게 잊혀진다. 무료이기에 분명 같은 값어치의 제품이더라도 '덜'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내가 지불해야지만 더 소중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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