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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지원 Aug 24. 2022

결혼 : my better half

혼자서도 바로   있을  하고 싶었던, 하지만 내게는 너무도  미래와도 같았던 그걸, 제가 합니다. 결혼이란 걸요. (전혀 다른 삶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가정환경이라는  집집마다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삶을 살아온 그와 제가 이제 같은 곳을 향해 함께 걸어가기로 했어요.


언제 결혼을 결심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남들처럼 귓가에 종소리가 들린다든지, "아! 이 남자다" 같은 운명적인 확신은 없었어요. 다만 우리가 만난 세월이 도합 8년이니 함께한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서로의 삶에 조금씩 물들어 갔던 게 아닐까 싶어요. 실내 온도가 제게 딱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에게는 조금 덥다는 걸 이제는 느낄 수 있고, 표정만 봐도 그의 에너지 게이지가 보인다고나 할까요. 제 배고픔 수치(?)나... 불편해하는 작은 요소들까지 단번에 알아채는 걸 보면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이제야 말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스물한 살, 우리가 처음 연애를 시작하던 그 해에 저는 이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었어요. 결혼을 하게 된다면 표현은 조금 서툴러도 진중하고, 성실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과 하고 싶었거든요. 이 사람이 딱 그랬고, 지금도 변함없어요. 자기 일을 사랑하고, 제 모든 선택을 응원해주는 멋진 사람이에요. 제가 가지지 않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고요.       


생각해보니 우리는 지금껏 인생의 변곡점을 늘 함께해왔어요. 고등학교 3년을 같이 지내면서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졸업장을 받았고, 대학 입학의 기쁨을 함께 누렸고, 그의 군 입 · 제대를 지켜보고, 국제전화로 받은 합격 통보 이후 저녁 만찬도 함께했어요. 중요한 순간마다 우리는 늘 함께였는데, 앞으로 언젠가 찾아올 생명의 탄생 혹은 상실. 기쁘고 슬픈 순간을 여지없이 함께하게 되겠지요.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란 무모한 용기가 어딘가에서 샘솟는 걸 보니 역시 하나보단 둘인가 봐요.     


어떤 사람은 작은 묘목을 받아서 큰 나무로 성장시키고, 반대로 잘 자란 나무를 받아서 시들게 만드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만남이란 시작일 뿐, 중요한 건 이후의 날들일 거예요. 때로는 서로의 믿을 구석이 되었다가 어느 날엔 영혼의 안식처가 되었다가. 아끼며 사랑하며, 잘 키워나가 보려고요. 우리의 세상을.


2023년 1월 7일. Our Big Day. 인생 2막의 출발점이 곧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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