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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글 Dec 02. 2021

18_바디프로필 이후의 삶

바디프로필 찍고 싶은 사람들에게

바디프로필 찍은  5개월이 지날즈음, 바디프로필을 후회한다는 글과 유튜브 영상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멋진 결과물 이면에 신체와 정신을 갉아먹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5개월이 지난  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금도 바디프로필 때의

몸매를 유지하는가?


NO

그때 몸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 병원에 빨리 가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매우 낮은 체지방은 건강에 좋지 않다. 체지방을 다시 정상 수준까지는 올리고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트니스 선수들도 시즌과 비시즌이 다른데, 일반인이 건강하지 않은 낮은 체지방률을 꼭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바디프로필 당일과 그 후,

얼마나 쪘는가?



나는 바디프로필 촬영 날보다 11kg 정도 증량했다.

바디프로필 준비 전보다 훨씬 많이 몸무게가 오른 셈


(좌) 바디프로필 하루 전 인바디 / (우) 5개월 이후 인바디


눈으로도 확연히 보이는 변화




몸무게 48.5kg → 59.1kg (10.6kg 증가)

골격근 23.5kg → 24.5kg (1kg 증가)

체지방 5.2kg → 14.4kg (9.2kg 증가)




어쩌다 그렇게 쪘는가



많이 먹었다!
(찐 거에 이유는 없지)



촬영 끝난 당일날 폭식하고 토하고…… 겨우 정신 차려 평일에는 유지어터 식단으로 돌아갔다. 못 먹었던 그릭요거트도 먹어보고, 라떼도 먹어보고, 계란 후라이도 먹어보고, 머드스콘도 먹어보고 평일에는 식사 만족도를 많이 끌어내면서 최대한 클린하게 먹었으나 문제는 주말이었다.



바디프로필끝나고 크리스마스, 연말, 연초……

클린 식단일 때는 입 터짐이 한 번도 없었지만 한 번 입에 자극적인 게 들어가면 정말 끊임없이 입에 밀어 넣었다. 내가 왜 이러지? 싶다가도 꾸역꾸역 밀어 넣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주말에 그렇게 더티하게 꾸역꾸역 먹었으면 주말 밤에는 죄책감보다는 클린 식단이 매우 땡겼다 '아 살찌겠다' 걱정 때문보다는 입이 너무 짜고 달고, 속이 부대끼니까 자연스럽게 클린식이 땡겼다. (사실 난 클린 식단도 엄청 맛있게 먹는다. 양이 적어서 문제지)


결국 평일 클린 식단에 간식을 추가했다. 평일에 못 먹는 보상심리가 주말에 폭식으로 작용하는 건가 싶어서 평일에 간식을 먹고, 올라오는 식욕을 참는 훈련을 하기로 했다


'이게 훈련까지 해야 하는 일인가?' 싶지만 내가 이렇게 식욕을 못 참을 줄은 몰라서 매우 당황하고 고민 고민하다 선택한 방법이었다.

어...... 지금 생각해보니까 식단은 식단대로 먹고 간식은 간식대로 먹으니 살이 안 찔 수가 없자냐...? 간식 포함 5끼를 먹었으니


그래도 식욕을 다스리는 데는 꽤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늘 고기, 고기, 고기, 고기, 고기만 외치던 내가 주말만 되면 빵, 빵, 빵, 빵, 쿠키, 쿠키, 쿠키 이러고 있었는데

3-4개월 정도 지나니, 그제야 조금씩 원래의 입맛이 돌아왔다. 요즘 다시 고기 러버로 돌아왔다.

지금은 평일에는 클린 식단, 주말에는 편하게 먹는다.


바디프로필에 대한 부작용을 미리 알고 자세한 계획도 세웠었던 나 조차도 걷잡을 수가 없던 식욕이었다.







원래 목표하던 대로

운동은 계속 이어갔는지?



운동은 꾸준히 했다!
(그나마 다행인가)


2달 동안 운동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공복 유산소와 끝나고 웨이트 1시간(코로나로 헬스장 9시까지 운영했었음) 꾸준히 했고, 조금이라도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최소  4 이상 운동하며 꾸준히 하고 있다. 살찌니까 운동해야지!!!!!!! 이런 느낌은 아니다. 바디프로필 이후 운동 강박에 대한 부작용도 부분도 많은데 나는 '살찌니까 운동해야지,  빼야지' 이런 생각보다는 ' 먹으니까 운동 수행력  쩐다!!!'이거였다.  좋아지고, 자세 좋아지고 집중력 또한 좋아졌다. 예전에는 힘들면 바로 내려놓고, 중량을 낮췄는데, 지금은  올리더라도 들어 올릴 때까지 버티는 근성 생겼고 중량도 쭉쭉 올라갔다. 꿀재미!! 그리고 상대적으로 너무 빈약했던 상체운동에 집중했다.


PT 선생님도  올라간 수행력에 감탄하며 박수쳐주고, 신나서 가르쳐주셨다.

현재는 적절한 휴식과 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 잘 먹고, 운동하며 중량을 올리니 몸이 점점 커졌다. 다른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와서 감탄할 정도로


“이게 무슨 일이에요? 몸도 전체적으로 너무 좋아지고 튀어나온 뱃살이 좀 많아서 그렇지 완벽한 벌크업이네요?


튀어나온 뱃살은 가끔 잡혀서 놀림거리가 되었다.






지금에 만족하는가?



만족하고 있고,
후회는 없다.


본래 내 계획은 바디프로필 끝나고 4-5kg 정도 증량하고 유지하는 것이었다. 목표와 많이 벗어났지.....(또륵)


사람은 시각에 지배당하는 동물이다.

바디프로필 당시, 나는 내 몸이 너무 말라 보이고 연약해 보여서 싫었다. 내 몸을 예쁘게 잘 키워봐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복근은커녕 흘러내리는 뱃살을 보며 '아 그때가 더 나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튀어나온 뱃살에 종종 우울감을 느끼고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고, 관리를 잘한 다른 사람들을 보며 나는 왜 이렇게 관리를 못했나 후회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한 적도 분명히 있었다.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지금은 건강하게 내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꾸준히 운동하고 있으니까 만족하고 후회는 없다. 내 바디프로필의 목표는 즐겁게 운동할 수 있게 하는 동기부여였고, 그 목표를 위해 달려가고 있다.





2차 바디프로필 계획?


바디프로필은
한번 더 찍을 예정!

그 힘든걸 또 왜 하냐 라고 물어본다면

'... 처음 찍은 바디 프로필이 맘에 안 들어서...?


첫 바디프로필은 운동 구력도 얼마 안 되었었고 말리기에 집중했어서 그런지 말라깽이의 느낌이 강했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좀 더 커진 프레임으로 다시 찍어보고 싶다. 원래 올해 10월에 찍을 예정이었으나……너무 잦은 다이어트는 내 몸을 상하게 하는 것 같아서(주변에서도 극구 만류함) 2022년 초중순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 계속 늘어지고 튀어나오는 뱃살을 보면서 '2차 바디프로필을 빨리 찍을까? 빨리 예약해버릴까? 그래야 이 못난이 뱃살을 빼려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바디프로필을 찍고, 폭식으로 다시 찌고, 내 습관을 스스로 관리하지 못해서 다시 바디 프로필을 예약하고 또 빼고... 끝나면 또 찌고..... 이건.... 스스로를 갉아먹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목표가 아니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기는 싫었다.


잊지 말자

난 즐겁게 꾸준하게 운동하기 위해서

바디프로필을 찍은 것뿐이다.




주변에서

바디프로필을 찍는다면



바디프로필을 찍고 나서 '나도 찍어보려는데 정보공유 좀!!'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좋은 경험임에는 틀림없지만 나는 내가 겪은 일들과 부작용에 대해서 상세하게 얘기해주는 편이다

음, 사실 찍겠다는 사람 누가 말리나! 본인의 결정인데


개인적으로 바디프로필은

평소 운동을 꾸준히 즐겨하는 사람에게는 추천


바디프로필만큼 결과가 뚜렷하고 자존감이 올라가는 목표가 없다.

또한, 바디프로필이 끝난다고 해서 운동과 식단을 놓아버리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 추천한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사람이거나 오로지 다이어트 목적이면 비추천

물론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면서 운동의 재미를 알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은 극소수라고 생각한다. 바디프로필 이후에 모든 것을 놓아버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식이장애, 운동 강박 등등.. 더 크게 부작용이 올 수 있으니 비추천!


끝으로 보이는 것에 너무 현혹되지는 말자

바디프로필에 나와있는 선명한 근육들, 박혀있는 식스팩 이것만이 건강함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조화로운 건강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천천히 꾸준하게 즐겁게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챙기다 보면 언젠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썼던건 바디프로필 촬영 후 5개월, 글을 업로드 한 지금은 1년쯤 되었다.

여전히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운동하고 있다 :)

다들 건강하게 즐겁게 운동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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