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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글 Dec 01. 2021

17_바디프로필 이후 후폭풍

폭풍같이 몰려오는 식욕





'그동안 몸을 만든 게 아깝지도 않은가?
왜 저렇게 빨리 몸을 빨리 망가뜨리지?'



왜 사람들이 피트니스 대회가 끝나고, 바디프로필이 끝나고 짧은 시간 안에 몸이 원래 상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참 궁금하고 의문도 갔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나도 그렇더라... 나도 탈이 났고, 나도 다시 몸이 투둥투둥해졌고, 한동안 폭발하는 식욕을 잠재우지 못한 채 지내고 있다. 그리고 바디프로필 이후에 식이장애(폭식증, 강박증)를 겪는 사람들도 많다



극단의 식이조절은, 극단의 식욕폭발을 만든다.




바디프로필은 내 돈 주고 기아체험을 하고,
촬영이 끝나면 생체실험을 하는 것과 같아


바디프로필 촬영 이후에 내 몸에 많은 변화가 있어서 너무나 놀랬다. 처음 겪는 증상들도 많았고, 좋지 않은 증상들이니 바디프로필 촬영 계획이 있다면 참고했으면 좋겠다.






1. 소화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가스가 많이 찬다.


총 3번 탈이 났다. 모두 소화능력과 관련된 탈이었다. 물론 많이도 먹었지만, 소화가 너무 느리고 소화가 느리다 보니 장에 가스가 찼다. 가스가 장뿐만 아니라 온 몸에 찬다. 그 느낌을 나는 처음 겪어봤다. 가스가 허벅다리, 종아리에 까지 돌아다니는 그 기분을... 느껴본 적 있는가? 진짜 지옥이다.

소화시키기려고 움직이는데 목 끝까지 가스가 차서 움직일 수가 없다. 고통을 참고 움직여서 트림이나 방귀가 좀 나오면 아주 조금 살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바로 남아있던 공간에 또 가스가 차고, 또 괴롭다.



정말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괴로웠다. 

나는 아프고 괴로워서 울었고, 엄마랑 동생은 내 가스 때문에 숨 막혀서 울었다.



나는 가스가 찰 때 먹는 약이 따로 있는 것도 서른 살 돼서야 처음 알았다.


약사님께서 추천해준 가스 약인데 생각보다 효과가 직빵이라 좋았다. 한동안 무서워서 이 약을 매일 가방에 두고 다녔는데 지금은 소화능력이 회복되어 괜찮다. 한 3주간....... 소화능력 때문에 괴로웠다.




그런데 왜 그리 무식하게 탈 날 때까지 먹었냐!!라고 하지 마라. 이게 배부르다고 그만 숟가락이 놔지는 게 아니었다. 절제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었다. 아파도 꾸역꾸역 집어넣게 되고. 그냥 넋을 놓고 먹게 되더라...... 정말 그런 사람 싫어했는데 내가 그러고 있더라니까.....? 안 해봤으면 말을 말 것.




2. 식탐 대마왕


원래도 식탐이 있었는데, 정말 더 식탐 대마왕이 되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겨울 식량을 모으듯 항상 먹을 거(특히 빵, 과자)를 쇼핑하고 눈에 불키듯이 구매하고, 냉장고나 냉동실에 다 쟁여놓았다. 아직까지도 다 못 먹어서 냉장고가 꽉 차있는데도 어김없이 뭘 사둬야 하지? 고민하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3. 탄수화물과 당만 생각난다.


미쳐 날뛰며 매일 만들었던 당근케이크


곧 죽어도 고기파, 과자보다 고기, 고기! 고기!!!!!!!! 였던 내가 계속 과자와 빵을 찾았고, 한번 입에 대면 끝도 없이 들어갔다. 오히려 고기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유치원생 때부터 짬뽕만 시켜먹던 내가...... 짜장면을 찾기 시작했다.



4. 부종 파티


딱히 바디프로필 식단 때, 무염을 해야지 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저염식단으로 먹고 있었다. 사실 그 식단이 전혀 괴롭지도 않았고..... 맛있게 먹었는데 저염에 익숙해진 내 몸뚱이는 바디프로필 이후 부종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심각한 사람은 살을 꾸욱 눌러도 다시 나오지 않고, 신발 사이즈가 전혀 맞지 않고, 주먹을 쥐면 도라에몽 주먹 같고 온몸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행히, 나는 그 정도는 아니고!

짠 음식(특히 염분 많은 과자)을 먹으면 허벅지 바깥쪽, 일명 뒷구리(뒤 허릿살), 그리고 삼두 쪽에 통증이 왔다. 피부 아래에 수분이 차서 오는 통증이라고 했다. 기분이 좋지 않다. 근육통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통증이었다.


(좌) 바프 끝나고 10일 뒤 / (우) 바프 끝나고 1개월 뒤



부종에서 다시 돌아오는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한 달이 걸리는 사람, 세 달이 넘게 걸리는 사람도 보았다.  물론 부종이 심하면 병원에 꼭 내원을 해야 한다. 나는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다. 클린 식단 + 충분한 물 섭취 + 유산소 병행하면 빨리 빠진다고 한다!







바디프로필 찍은 후는 정말 폭풍 같다. 그 폭풍을 잠재우기 위해 바디프로필 준비할 때 보다 더한 인내를 하게 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디프로필 촬영 전, 나는 그 폭풍을 다스릴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건 내 오만이고 자만이었다.


바디프로필, 확실히 멋지고 매력 있는 목표이다. 하지만 그 후폭풍이 생각보다 세고, 강력하고, 위험하다.

단순히 "와 사진 멋있다." 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목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디프로필 이후, 식이장애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너무 많이 보았다. 그걸 다시 돌리기 위해 바디프로필을 또 예약하고 또 찍고, 또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해 괴로워하고 결국 건강을 망치는 사람들도 보았다.


신중히, 바디프로필 이후의 목표도 잡고 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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